<캡틴마블>은 아무렇지 않게 쓰던데요?
# 부록 2. <캡틴마블>에 등장한 3D 홀로그램 입체영상
2019년 4월에 개봉한 <어벤저스: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는 지난 <인피니티워>와 함께 '쌍천만관객'을 끌어모으며 단연 화제가 되었다. 아마도 영화 역사에 길게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 (아는 사람은 알고 있는 것처럼)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마침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다. 마블의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아쉬움과 안타까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1세대라면 캡틴마블이나 스파이더맨은 그 뒤를 잇는 2세대쯤 될 것인가? 역대급 빌런이라 불리는 타노스(조슈 브롤린)를 동급 파워로 상대했던 여성 히어로 '캡틴마블'의 존재감은 실로 남달랐다.
영화 <룸>을 통해 88회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브리 라슨이 ‘캡틴 마블(Captain Marvel)’을 연기하게 되면서 일부 논란이 있거나 비난의 목소리가 있기도 했다. 영화 바깥에서 일어난 일들은 차치하고 캡틴 마블만 바라보며 언급하자면 어벤저스의 히어로가 가진 능력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파워를 발휘한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캡틴마블(브리 라슨) 출처 : medium.com캡틴 마블의 능력
공군 파일럿이었던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는 전투기 사고로 인해 알 수 없는 에너지에 그대로 노출된다. 지구 상에서는 볼 수 없는 파워가 인간이었던 캐럴에게 오롯이 전해지며 통제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영화의 플롯상, 캐럴은 지구에서 있었던 기억을 잃어버린 채 크리(Kree)라 불리는 외계행성에서 크리족 전사로 살아간다. 다시금 지구에 불시착해 쉴드(S.H.I.E.L.D)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와 마주하게 된다. 닉 퓨리의 두 눈이 멀쩡했고 쉴드의 국장이 아니라 요원의 신분이며 지금은 사라져 버린 ‘블록버스터 비디오 대여점’이라던지 이 곳에 아주 살짝 노출했던 ‘트루라이즈’를 보면 알 수 있듯 1994년 이후가 배경이다. 쉽게 말해 ‘어벤저스’나 ‘아이언맨’보다 앞선 시대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여전사’이자 통제 불가한 무시무시한 파워를 지닌 캡틴 마블은 ‘마블 유니버스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강력한 캐릭터’라는 언급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대기권 밖 즉 우주에서도 특별한 슈트 없이도 호흡과 비행이 가능하고 깊은 상처에도 치유가 가능하니 슈퍼맨과 울버린을 능가한다. 더구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블라스트’는 마치 드래곤볼의 ‘에네르기파’와도 유사한데 말 그대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
캡틴마블(브리라슨) 출처 : aicyellowjacket.com캡틴 마블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홀로그램(Hologram) 그리고 실감미디어
캡틴마블은 크리족의 슈트를 입고 지구에 불시착한다. 일행이었던 월터 로슨(주드로)과 떨어지게 되면서 그와 통신할 수 있는 기기를 찾다가 공중전화를 발견한다. 공중전화에 수도 없이 연결된 선을 뽑아내 그녀가 입고 있던 슈트에 장착된 기기와 연결하고 이를 통해 일행들과 다시 커뮤니케이션한다. 기본적으로 크리족의 슈트이니 크리행성에서 사용될법한 외계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홀로그램 영상이 뜨면서 그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마블을 포함해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SF 영화들을 보면 이러한 홀로그램이나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아이언맨>을 봐도 토니 스타크의 집무실은 인공지능 자비스와 연결되어 수많은 3차원 입체 영상들이 증강 또는 가상현실로 등장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처럼 홀로그램과 같은 3차원 입체 영상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렇다면 홀로그램은 어떤 원리인가?
홀로그램 입체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 영화 <캡틴마블> 중에서. 출처 : ausfilm.com.au<어벤져스>와 같은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홀로그램 영상들은 꽤 미래 지향적이고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 현실화가 가능할 법한 느낌으로 세밀하게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컴퓨터 그래픽은 VFX(Visual Effect)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한땀한땀 만들어내는 특수효과인데 마치 실제와 같이 매우 정교하다.
디스플레이를 통한 영상 통화가 2D 화면이었다면 홀로그램은 입체적인 영상 정보를 구현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2개 이상의 레이저가 뿜어져 나오게 되면 서로 광선이 만나는 구간들이 여럿 존재하는데 여기에서 일어나는 레이저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다. 빛이나 소리에서 기인하는 파장이 있는데 이를 측정하는 기준이 바로 진동이다. 빛은 기본적으로 직진하는 성질을 지녔다. 이와 더불어 반사와 투과, 굴절, 간섭과 같이 다양하게 표현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진동 폭의 강약과 둘 이상의 광파를 동시에 받아 간섭효과를 일으키고 이것이 입체적인 정보를 만든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종종 등장하는 입체영상들. 출처 : awn.com과거의 사진 기술은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구성해 피사체를 보여주었다. 흑백사진은 말 그대로 물체의 밝고 어두운 부분들을 2차원 평면에 기록했는데 빛을 통해 피사체를 3차원으로 재생산하는 사진기법을 곧 ‘홀로그래피(Holography)'라고 한다. 홀로그램 역시 홀로그래피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신용카드에 붙어있는 위조방지 마크로 반사형 홀로그램을 활용한 것이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3D 입체 홀로그램은 사실 실감미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초단계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실제에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려면 고해상도의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을 쏘고 이를 거대한 투명막에 투사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를 플로팅 방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영화에서 등장한 것처럼 앞뒤, 좌우로도 왜곡 하나 없이 ’진짜‘ 실체를 보는듯한 느낌이 있어야 하나 아직은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사와 같은 입체 영상을 구현하려면 광학기술이나 데이터 송수신량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2017년 12월 KT는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K-Live X VR Park'를 개관했다. 이 곳에서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그리고 홀로그램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실제로 가수들의 공연이나 뮤지컬 등의 문화 콘텐츠를 홀로그램으로 현실화하기도 했다. 시각적인 피로감을 없애고 공간의 제약 없이도 진짜 엔터테이너를 만나는 기분이 들도록 실감미디어의 기초 단계를 쌓은 셈이다. 사실 캡틴 마블의 손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입체 영상이 구현되려면 너무나 많은 투자와 지원 그리고 R&D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릴법한 연구분야다. 더구나 영화에서처럼 작은 기기에서 이를 현실화하려면 ’이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문마저 든다.
유클리데온의 '홀로그램 테이블' 출처 : spar3d.com하지만 홀로그램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소형 장치가 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미국의 과학기술 사이트인 ’singularityhub‘에서도 호주국립대학교나 우리나라 카이스트에서도 이러한 소형 장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호주의 유클리데온(Euclideon) 역시 세계 최초로 다중 사용자 홀로그램 테이블이라는 이름의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미 육군(U.S Army)을 위해 1만 3천 개 이상의 3D 홀로그램 지도를 제공해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수 있을지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단다.
삼성전자의 경우 홀로그램 재생 장치와 재생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역시 R&D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로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꿈꾸고 있던 판타지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고 먼 미래에나 구현될 줄 알았던 신기술이 금방이라도 만나볼 수 있을듯한 느낌마저 든다. 딱딱한 디스플레이가 흑백에서 컬러로 변하고 총천연색의 QLED로 진화하였으며 브라운관에서 평면으로 그리고 다시 커브드 디스플레이에서 급기야 휘어지고 접히는 플렉시블 AMOLED로 진화했다. 이처럼 기술과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캡틴마블의 어마어마한 파워는 영화 속에서나 즐길 수 있는 상상 속의 힘이지만 그들이 사용했던 홀로그램 재생 장치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 마찬가지로 필자가 SK하이닉스에 기고했던 내용입니다. <캡틴마블>에 등장했던 3D 홀로그램 입체 영상은 아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 같이 보는 영화
-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 https://www.imdb.com/title/tt2395427/?ref_=nv_sr_2?ref_=nv_sr_2
- <캡틴마블> : https://www.imdb.com/title/tt4154664/?ref_=nv_sr_1?ref_=nv_sr_1
<참고>
- https://brunch.co.kr/@louis1st/241
- <Animal Logic Gets Graphic for 'Anengers : Age of Ultron'>(2015.5.27) : www.awn.com
- 실감미디어(커뮤니케이션북스), 정희경, 오창희(2014.4.15)
- K-live X : www.klive.co.kr
- <실감미디어 복합체험공간 ‘상암 K-live X' 그랜드 오픈> : KT 보도자료(2017.12.22)
- <Holograms Aren't The Stuff of Science Fiction Anymore>(2017.2.14) : singularityhub.com
- <The world's first multi-user hologram table is here, on sale in 2018>(2017.8.15) : newatl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