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의 질문들 12
전라도 그 식전라도 그 식당, 그 반찬당, 그
오늘은 짜장면이 무척 먹고 싶었다.
나는 짜장면을 참 좋아한다.
매번 가는 곳 말고 새로운 곳을 찾아보고 싶었다.
폭풍 검색을 통해
유니짜장 잘하는 집을 찾았다.
약 30분 거리에 있는 식당이다.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처럼 입맛을 다시며 달려갔다.
그런데 하필 휴일이란다.
중국집은 주로 화요일에 많이 쉰다.
그걸 확인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전에 한 번 가봤던 중국집이 생각났고
그곳으로 방향을 돌려 갔으나
아뿔싸, 이 집마저도 문을 닫았다. 화요일엔 정말 많이 쉬는구나.
다시 주변 식당을 찾았다.
그러다 제육볶음, 김치찌개 집이 눈에 띄어 찾아 들어갔으나
메뉴판에는 2인분부터라고 쓰여 있었다.
1인분은 안된다 한다.
안 되는 날은 어쩔 수 없지 머.
오늘은 포기하자.
체념하고 옆 식당에 그냥 들어갔다.
생태탕, 대구탕 전문이었다.
생태탕을 시켰으나, 대구탕을 먹어보라고 했다.
오늘은 왠지 내 의지와 관계가 없는 날이려니 하고,
대구탕을 주문했다.
그리고 메뉴판을 봤는데, 거기도 2인부터라고 쓰여 있었다.
설마, 혼자 왔는데 2인분을 주지는 않겠지.
내심 불안했다.
잠시 후 반찬이 먼저 나왔다.
웬걸, 한눈에 기본 이상을 한다는 느낌이 바로 왔다.
서비스로 생선회를 먼저 주네?
막회에 약간 간을 했는데 맛이 제법 괜찮았다.
반찬의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중 내 맛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가지볶음"이었다.
아마 지금까지 먹어본 가지볶음 중에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탕은 무난했으나, 가지볶음에 꽂혔다.
두 번의 리필을 했다.
(사실 그 집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 다시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허름하지만 전라도 본연의 맛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는 식당.
그래! 바로 이곳이다.
오늘 이 가지볶음을 통해 <전라도 그 식당, 그 반찬>을 소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음식, 식당 소개는 너무 많기 때문에 아마 식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맛이 사실 너무 많이 있다.
식당을 소개하는 것보다는
진정한 전라도의 맛, 반찬을 맛볼 수 있는 곳 위주로 소개해 보면 어떨까?
(꼭 식당이 아니더라도 그 손맛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만든 음식을 소개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유명해지면 변질되기 마련이다.
예전에 전라도 맛집을 소개하는 책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식당들, 지금은 거의 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순간 맛은 잃는다.
오래도록 한 곳의 자리를 지키면서,
멋부리지 않고 소박한 그런 집들의 반찬들을 만나면 행복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