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논 AE-1 / 캐논 F-1
사랑은 때로는 말로 표현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 속에 숨어 있습니다. 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그런 사랑의 모습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두 주인공 마코토와 시즈루가 서로를 향한 감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며 만들어가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들린 두 대의 캐논 카메라—마코토의 캐논 F-1과 시즈루의 캐논 AE-1—는 그들의 감정과 관계를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됩니다.
영화는 대학 신입생 마코토와 시즈루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마코토는 피부병으로 인해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고, 시즈루는 비염 때문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소녀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결핍을 이해하며 가까워지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우정을 쌓아갑니다.
그러나 마코토는 시즈루를 단순한 친구로만 여기며 학교의 인기 여학생 미유키를 짝사랑합니다. 반면 시즈루는 마코토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며, 언젠가 성숙한 여자가 되어 그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꿈을 품습니다. 그녀는 생일 선물로 자신의 사진 공모전 작품을 위해 마코토와 키스를 요청하고, 그날 밤 짧은 메모만 남긴 채 사라집니다. 이후 마코토는 그녀가 떠난 이유와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고, 뉴욕에서 열린 그녀의 사진전을 통해 시즈루의 사랑과 희생을 깨닫습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일본 영화 <연애사진>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연애사진>은 멜로드라마와 추리, 액션 요소가 혼합된 복합 장르 영화였지만,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순수한 멜로드라마로 각색되었습니다.
원작인 <연애사진>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서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다소 복잡한 플롯과 액션 요소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두 주인공 간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며 더 단순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시즈루라는 캐릭터가 가진 순수함과 희생적인 사랑이 강조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두 영화 모두 사진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에서는 사진이 단순히 기억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시즈루가 남긴 사진들은 그녀의 사랑과 희생을 드러내며, 마코토에게도 뒤늦게나마 그녀의 진심을 깨닫게 만듭니다.
마코토가 사용하는 캐논 F-1은 그의 성격과 사진에 대한 진지함을 상징합니다. 이 카메라는 1971년에 출시된 캐논의 플래그십 모델로, 전문 사진작가들을 위해 설계된 고급 기종입니다. 견고한 금속 바디와 정밀한 수동 조작 방식은 사용자가 사진 한 장 한 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코토는 캠퍼스 뒷숲에서 시즈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녀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시즈루의 내면에 깃든 깊은 사랑을 알아채지 못한 채 표면적인 순간들만 기록합니다.
반면 시즈루가 사용하는 캐논 AE-1은 그녀의 순수함과 열정을 상징합니다. 1976년에 출시된 이 카메라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해 자동 노출 기능을 제공하며,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모델이었습니다.
시즈루에게 캐논 AE-1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도구였습니다. 그녀는 이 카메라로 마코토와 함께한 순간들을 기록하며 자신의 사랑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특히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 찍은 키스 사진은 그녀의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난 장면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예술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녀에게 사진은 단순히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고 전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두 대의 캐논 카메라는 주인공들의 감정과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마코토 캐논 F-1으로 찍은 사진들은 시즈루와 함께 보낸 일상의 흔적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시즈루의 진심을 깨닫지 못한 채 피상적인 순간들만 포착합니다.
반면 시즈루의 캐논 AE-1은 그녀의 순수함과 열망을 상징합니다. 특히 뉴욕에서 열린 사진전에서 공개된 그녀의 작품들은 관객에게 그녀의 사랑과 희생을 강렬하게 전달하며, 마코토에게도 뒤늦게나마 그녀의 진심을 깨닫게 만듭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억과 감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두 주인공이 찍은 사진들은 그들의 관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됩니다. 특히 시즈루가 남긴 사진들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매개체를 넘어, 그녀가 남긴 사랑의 흔적이자 예술적 유산으로 남습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두 대의 캐논 카메라를 통해 인간 관계와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 속 사진들이 그러했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도 중요한 순간들이 필름 위에 새겨져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