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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과 친구들 Oct 09. 2024

꺽이던 돌던 말던 네 길이 있어.

다른 길이 없어. 난 가고 있을께. 너도 와.

Daniel,


어느 일정한 나이에 접어들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게 돼. 


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그랬을 거야. 어쩌면 태초의 인간인 아담도 그랬을지 몰라. 사실, 그랬을 거라 생각해. 우리가 알고 있는 그는 인생 전체가 몇 줄에 불과하잖아.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 하지만 가만히 기다리지 않았지. 지금 돌아보면 내 결정들은 미화되어 보이겠지만, 당시의 기억은 이미 흐릿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꿈이라는 게 기폭제가 되어 나를 움직였어.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을 거야.


네가 알다시피, 마흔에 뉴욕으로 이사 오면서 마치 20대처럼 모든 걸 새로 시작했어. 그냥 싹 다. 한국에서의 운전면허증을 뉴저지에서 교체할까 했었지만, 지갑을 잃어버린 이후에는 모든 걸 다시 처음부터 해야겠다고 결심했지. 그냥 신의 뜻으로 돌렸어.


이제 다시 우리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첫 번째 인생 라운드는 부모나 학교가 준비해주지만, 두 번째 라운드는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아. 두 번째 라운드는 정말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일지도 모르지만, 누가 네 옆에 없어서 어쩌면 몇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해서. 


그 과정에서 더 큰 좌절과 충격을 겪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묻고 싶어. 왜 우리는 이 중요한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걸까?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잖아. 두 번째 인생의 시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처럼 보여. 이 시점엔 오히려 철저한 계획과 과감한 도전이 필요해.


Daniel, 너도 남의 퍼즐 맞추는 일에 지쳤다고 했잖아. 그런데 너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거잖아? 솔직히 말해서,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가장 멋진 기회가 열리는 순간이야. 20대, 30대의 도전과는 다른 차원의 도전이잖아.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제대로 활용할 때야. 세상이 빠르게 변해도, 너는 결코 새로운 시작을 하기엔 늦은 나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더 크게 생각해봐. 진짜로.

이 말 중요해. 더 크게 생각해. 돌던 꺾던 중요한 건 그거야.


나이 들수록 시야가 좁아지기 쉽지만, 오히려 더 넓게 봐야 해. 안정적인 것에 안주할 필요 없어. 불확실한 미래가 더 크고,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어. 그게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야. 세상은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 기회를 만드는 사람에게 주지. 네가 알잖아.


그리고 솔직히, 이런 말들이 듣기 싫을 수도 있는 거 알아. 세상 좋은 말들로 "용기내 봐, 할수있어 괜찮아"라고 하면 사실 별 감흥 없잖아. 하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는 좀 다를 거야. 왜냐면 나는 지금 포기하지 않고 정말로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고  Old is New Young 마인드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으니까. 네 입장에서 보면 내가 하는 건 아주 익스트림하게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거야. 


사실, 좋은 교보재 아니겠니? 그러니까 헛투로 듣지 말고, 진짜로 새겨들어 봐.


중년의 위기는 사실 어마어마한 기회일지도 몰라. 다른 사람들은 이 시기에 주저앉을 때, 우리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점을 잇고, 선을 그어가며 너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잖아. 물론 현실이 쉽지는 않아. 실패할 수도 있고, 좌절할 수도 있어. 하지만 너 자신을 낮추지 마. 이제는 젊었을 때처럼 빠르게 달릴 필요는 없어. 대신 긴 호흡으로, 더 길게 보며 나아가길 바래.


Daniel, 진짜 중요한 건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꿔보는 거야. 


그만큼 생각하기 싫을 만큼 네 인생은 길 거야. 고개 흔들지 말고 받아들여. 사실, 너는 지금 나에게 썼던 편지를 90살에 또 다시 쓸지도 몰라.

여하튼 그래서 지금은 한창 젊을 지금은 더 큰 꿈을 길게 꾸어야 해.


더 큰 도전과 더 높은 목표를 잡아. 그냥 안전하게 가고 싶은 네 말이 너를 더 우울하게 만들 거야. 그러니 이왕이면 스케일을 키워서 생각해봐. 어떻게 하면 세상에 더 큰 흔적을 남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너만의 무언가를 완성할 수 있을지 말이야.


나는 지금 내 길을 걷고 있어. 30년 계획의 10년을 지나왔고, 100년 인생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어. 

나도 나를 의심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을 믿고 가느냐였어. 


너도 마찬가지야.


지금 네가 맞이한 이 순간을 가볍게 넘기지 마. 

두려워하지 말고, 더 크게 뛰어들어봐. 네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그 순간의 용기야. 

그러니까, 두려움을 떨치고 나가 봐. 


나는 가고 있을게. 

다른 길이 없어. 

아마 너도 그렇게 될 거야.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되어가고 있을지도.


Love Never Fails,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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