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4배로 키우는 사람, 절반으로 덜어주는 사람

by 알깨는 아줌마

나는 애 셋을 낳는 동안 한 번도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어. 다 낳고 상황 종료 된 후에 전화를 했지. “엄마 나 아기 낳았어!” 뭐 이랬던 거지. 엄마도 좋아했어. 노심초사해야 하는 시간이 삭제되어 버렸으니까.


언젠가는 티브이에서 다 큰 어른 여자가 자기 딸을 돌보다가 친정엄마가 집에 들어오니까 울면서 자기 너무 힘들다고 엄마를 끌어안고 얘기하는 거야. 무척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는 그래 본 적이 없었던 것 같거든.


아, 셋째 임신했었을 땐 문제가 있어서 27주부터 병원에 입원을 해있었거든. 누워만 있어야 했고 그 사이사이 태아 폐에서 물도 빼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어. 엄마한테 이러저러해서 힘들다 얘기하려 하면 엄마가 자기는 너 애들(나의 첫째, 둘째)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거야. 그래서 꺼내려던 말을 다시 집어넣어야 했어.

엄마가 왜 그런 건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엄마에게 서운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야. 엄마는 그 걱정이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이야.

내가 엄마에게 걱정, 불안을 주면 그게 눈덩이처럼 불어나. 보통 1 정도 크기의 걱정을 말로 꺼낸다는 건 최소한 말한 뒤 걱정이 좀 덜어지고 나눠져서 0.8은 되길 바라는 마음인 거잖아. 근데 나의 엄마한테 1의 걱정을 말하잖아? 그러면 그 걱정 불안의 크기가 4가 되는 거야. 그래서 그 불어난 걱정이 다시 나에게 돌아와서 1 이상이 되어버려. 걱정, 불안을 빨아들였다가 더 크게 방출해 버리니까 내 입장에선 “차라리 말 안 하는 게 낫겠다”가 돼버리는 거지.


그런데 이건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문제는 나는 딸들에게 그런 엄마가 되고 싶진 않다는 거야. 나는 딸들의 1의 걱정을 받으면 최소 0.5 정도는 감당해 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 두려움을 줄여주고, 대신 힘을 얹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한테 말하면 마음이 가벼워져.”라고 든든하게 느꼈으면 좋겠어.


그래서 궁금해. 엄마나 아빠에게 자신의 걱정과 불안을 얘기하고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응원받는 자식들에게 물어보고 싶어.

엄마, 아빠가 어떤 사람이셔?

keyword
월, 화,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