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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Feb 11. 2022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방법

모든 조직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것도 능력 있는 사람을. 능력 있는 사람이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조직의 리더라면 아니 조직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조직에서 새롭게 채용한 사람이나 기존에 일하고 있는 조직원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없다. 그저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가 존재하며 목표를 달성하면 이러한 보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정도가 전부이다(그 마저도 잘 없는 곳들도 꽤나 많다). 물론 팀이나 부서와 같은 조직 내의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조직원들의 능력을 발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케바케다. 


흔히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채용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잘 바뀌지 않기에 채용 이후에 조직이 원하는 대로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채용한 사람을 조직에 안착시키는 데 발생하는 유무형의 비용 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인사에서는 채용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채용한 인재가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에 조직은 관심이 있을까? 인재이기 때문에 조직에서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인재는 자신의 능력을 성과로 드러낼 수 있을까? 능력자들을 조직에 데려오기만 해도 일이 잘 되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이미 숱한 실패 사례를 뉴스와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다. 업계에서 잘하는 사람이라 모셔 왔는데 성과는커녕 조직 분위기만 망치고 간 경우는 너무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공을 들여 누군가를 채용했을 때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것은 사실 조직의 핵심적인 미션이다. 조직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이유로 각종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 등과 같은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것을 운용한다고 채용된 사람이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 보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채용한 사람들의 능력 발휘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조직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필자가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능력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법) 채용이 명확한 목적하에 이루어졌다면, 채용된 사람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면 어떻게 그 일을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된다. 그를 위해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안전함'의 제공이다. 누구나 조직에 새롭게 합류하게 되면 적응기를 가진다. 조직마다 형성되어 있는 조직문화에 녹아들어야 조직에서 생활하는 것에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 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새로운 조직에 적응할 때 눈치를 보게 되며 이곳에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무의식 중에 확인한다. 사실 능력 발휘는 조직에서 생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확인되어야 가능하다. 



조직에 적응하기도 어려운데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따라서 새로 조직에 합류한 사람에게 안전함을 제공하는 것이 능력 발휘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형식적인 교육 프로그램보다는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적당한 관심과 노력이 필수적이다. 사람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조직문화의 핵심은 결국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한두 번의 떠들썩한 신입 직원 환영회 같은 행사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조직 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이 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외향적인 소수의 사람들이 사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시스템적으로 문화적으로 유무형의 제도로 구축해 운영해야 할 부분이다. 의외로 많은 조직에서 '안전함'을 제공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많이 간과되기에 조직에 새롭게 합류하는 많은 인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는 '가이드'의 제공이다. 사실 어떤 상사나 사수를 만나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의 직장 생활이 엄청나게 바뀐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는 상사가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어떤 이들은 마음대로 하게 놔두는 것이 능력 발휘에 필요한 '가이드' 방법이지만, 어떤 이들은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능력 발휘에 필요한 '가이드' 방법이다. 채용한 사람의 역할과 지위, 경력, 성향 등에 따라 적정한 가이드의 방식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새롭게 채용한 사람이 CEO라면 직접적인 가이드 대신 목표와 지표 달성이라는 결과가 가이드로 작동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새롭게 채용한 사람에게는 상급자가 존재한다. 사실 대부분의 조직 그리고 많은 리더들은 새롭게 조직에 합류하게 된 사람의 성향을 확인하고 그에 적합한 방식의 피드백을 제공하려 한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한다고 믿고 있다. 물론 애초에 그런 것을 고민하지 않은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는 리더도 사람이라 쉽게 바뀌지 않기에 피드백을 사람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리더 자신은 새롭게 채용된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방식의 적합한 피드백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구현되기는 어렵다. 차라리 리더 자신이 어떠한 성향임을 조직에 새롭게 합류한 사람에게 밝히고 서로 간의 소통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사에 사소한 벗어남을 용납하지 못하는 리더라면 새로 조직에 합류한 사람에게 디테일한 피드백을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마구 제시할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성향이 마음대로 하게 놔두어야 능력 발휘가 되는 스타일이라면 둘 사이는 말 그대로 비극이 된다. 각자는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면 결국 능력 발휘는커녕 조직 분위기만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상황에 적응할 수는 있다. 조직에 새롭게 합류한 사람이 어느 정도 조직에서 안정감을 얻었다면, 리더와 새롭게 채용된 사람이 피드백 방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성향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서로에게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듣기만 해도 리더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맞다. 리더는 어려운 자리다. 하지만 리더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리이다. 그래서 조직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 사람이고 그중에 리더의 몫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하는 일 중에 과연 그런 것이 얼마나 존재할까? 정성껏 누군가를 채용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당신이 그리고 누군가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은 어떠한가? 

그저 개인에게 오롯이 능력 발휘의 책임을 묻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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