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와 조각투자 과세

새로운 자본시장 시대의 서막

by 꽃돼지 후니

금투세는 폐지됐지만, 조각투자엔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이 현실은 투자 환경에서의 모순을 보여준다. 한쪽에선 과세를 없애 투자 심리를 살리려 하고, 다른 한쪽에선 새로운 투자 방식에 세금을 부과해 진입 장벽을 만든다. 특히 MZ세대 중심의 조각투자는 자산 형성의 새로운 대안이지만, 배당소득세가 적용되면 실질 수익이 줄고 시장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 혁신을 유도한다면서도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괴리는 크다.


금투세 폐지, 단순한 ‘세금 철폐’가 아니다

2024년 11월, 4년 가까운 논의 끝에 마침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되었다. 발표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급등했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랜만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이 반응은 단순히 ‘세금 안 낸다’는 차원을 넘어, 그간 자본시장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이라는 먹구름이 걷힌 데 대한 반사작용이었다.


금투세는 연간 금융소득이 5,000만 원을 초과하는 투자자에게 20~25%를 과세하는 제도로, 특히 주식 수익에 대한 이중과세 논란과 거래 위축을 낳아왔다. 국내 상장주식에 대해 거래세까지 내면서 별도 과세까지 겹치는 구조는, ‘세금 내려고 주식 하느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이번 결정은, “투자자 보호”라는 현실 논리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보다 우선시된 사례다. 철학보다 시장 감각, 원칙보다 생존이 우선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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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와 배당소득세: 소유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한편, 조각투자 시장에 대한 과세 기준도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고가 미술품·명품·부동산·저작권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수백~수천 명의 투자자가 디지털로 ‘쪼개어’ 소유하는 조각투자는 더 이상 ‘이색투자’가 아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했고, 제도권 금융사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었다(2025년 7월 1일부터 조각투자 상품(미술품, 저작권, 부동산, 한우 등)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 이는 배당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를 합한 금액으로, 현행 펀드 과세와 동일하게 적용).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조각투자에 배당소득세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과세 체계를 다듬고 있다. 예컨대, 뮤직카우에서 음원 저작권에 투자하고 얻는 수익은 이제 ‘배당’으로 분류되어 세금이 매겨진다. 이는 조각투자가 단순한 투자 행위가 아니라, 실질적인 자산 소유와 배당 참여의 주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금투세 폐지와는 반대의 흐름처럼 보이지만, 실은 ‘과세 체계의 재편’이라는 점에서 한 축을 이룬다. 소수 고액 자산가가 아니라 다수 일반 투자자들을 고려한 세제 구조로, 세부담은 낮추고 자산 다양성은 넓히는 방향이다.


가상자산과 자본시장 경계의 붕괴

금투세 폐지와 함께 또 하나의 변화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 논의다. 원래 2025년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에 대해 연 250만 원 초과 시 20%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2027년까지 유예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흐르고 있다.


유예 이유는 명확하다. 과세 인프라 부족, 거래 추적 시스템 미비, 그리고 아직도 제도권 금융에서 ‘가상자산’이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할지에 대한 합의 부족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BC카드 등 기존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연계 결제 시스템에 속속 진입하고 있으며,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STO(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해 거래소와 협업 중이다. 이 흐름은 단순히 ‘금융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자산의 개념 자체가 코드로 재정의되는 시대가 왔음을 뜻한다.


금투세는 폐지되었지만, 책임은 남는다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세금이 사라졌으니 뭘 살까?”가 아니라, “이 시장에서 내가 어떤 전략을 가질 것인가?”로. 단기 매매에 몰두하기보다는, IR·거버넌스·재무 전략의 투명성, 그리고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따지는 장기 투자 관점이 절실해졌다.


정부 역시 후속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거래세 단계적 인하

공매도 제도 개선

토큰화 자산에 대한 자본시장법상 보호 장치

조각투자 및 STO 플랫폼 규제 정비


등이 수반되지 않으면, 금투세 폐지는 시장 내 투기성 매매만 자극할 수도 있다.


세제 개편은 출발점일 뿐이다

2024년 11월의 금투세 폐지는 결과적으로 “세금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구조 전환을 알리는 신호였다. 투자 수단은 점점 디지털화되고, 자산의 개념은 소유에서 ‘참여’로, 종이에서 ‘코드’로 넘어가고 있다. 조각투자에 배당소득세를 적용한 것은, 결국 이제 우리 모두가 디지털 자산의 소유자이자 납세자가 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타이밍을 맞췄고, 시장은 반응했다. 그러나 이 흐름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는 결국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정책이 얼마나 조화롭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자본시장은 오늘도 변화한다. 중요한 건, 그 흐름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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