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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에서 발생되지 않아야 하는 사고 후 내상 극복

by 꽃돼지 후니

갑작스러운 사고, 그날의 기억



산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공동체가 보여준 위대한 연대



한 생명을 살리려는 간절함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유족에게도 전달됐으리라 믿고 싶다. 우리가 다 하지 못해 죄송했지만, 절대 외면하지 않았다는 그 진심 하나만큼은 남아있기를 바란다.


내상과 회복 사이, 리더의 무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사고는 '혹시'가 아니라 '언제든'이라는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체계적인 안전 매뉴얼 수립이다. 평이한 코스라 하더라도 의무적인 건강 상태 확인, 응급 상황 대비 교육, CPR 훈련 등은 정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응급구조 시스템과의 연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방식—예를 들면 GPS 기반 위치 전송, 헬기 기동 절차 간소화 요청, 병원과의 사전 협약 등—을 마련해야 한다. 리더 개인의 책임으로만 둘 일이 아니다. 산악회 전체가 함께 대응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우리를 멈추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산을 오를 수 있어야 하고, 다시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사고를 잊지 않되, 그로 인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산은 여전히 아름답고, 자연은 여전히 우리를 부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속에서 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더 조심하고, 더 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 리더로서, 동료로서, 친구로서 나는 다시 걸어야 한다. 책임은 무겁지만, 그만큼 이 공동체가 나를 붙잡아 줄 것이라 믿는다.


이 사고를 통해 우리는 슬픔 속에서 연대를 보았고, 아픔 속에서 책임을 배웠으며, 무엇보다 생명의 무게를 마음 깊이 새기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내상을 극복하는 첫걸음이자, 우리가 다시 산을 마주할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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