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자발적 IR

by 꽃돼지 후니

IR의 진화: '설명'에서 '공감'으로

과거의 IR(Investor Relations)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창구였다. 정기적인 실적 발표, 증권사 주최의 오프라인 로드쇼, 딱딱한 기업설명회가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IR팀의 업무는 경영진이 준비한 내용을 정제해 투자자에게 알리는 ‘수동적 설명자’에 가까웠다. 투자자의 궁금증은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통해 간접 해소되었고, 개인투자자는 언론 기사나 증권사 리서치 외에는 기업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AI 시대는 IR 활동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IR은 이제 '데이터를 전파하는 기능'이 아니라 '스토리를 설득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으며,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의 무게 중심이 ‘정보 전달’에서 ‘공감과 신뢰’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AI 기반 도구의 발전은 이 변화의 촉매다.

AI 자발적 IR.png 전통적 자발적 IR과 AI시대 자발적 IR

정보 전달의 방식: 정기에서 실시간으로

과거에는 IR 정보가 분기마다 한 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달되었다. 발표 자료도 실적 수치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투자자들이 궁금한 점은 ‘다음 회의’를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정보 제공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IR 활동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한 스타트업은 자사 홈페이지에 챗GPT API를 연결한 AI IR 챗봇을 통해 투자자 문의에 24시간 대응하고 있다. 투자자가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어떻게 변화했나?”라고 묻는다면, AI가 실적 발표 자료와 데이터를 분석해 바로 응답한다.

이는 IR 담당자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는 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가 된다.


투자자 미팅의 변화: 오프라인에서 하이브리드로

과거에는 IR 미팅이나 NDR(Non-Deal Roadshow)이 대면으로 이뤄졌고, 회의 내용은 IR 담당자가 수기로 요약했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기록이 어려웠고,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었다.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화상 미팅 플랫폼과 연계된 AI 미팅 요약 솔루션이 보편화되면서, 기업과 투자자 간의 모든 대화는 자동 기록되고 핵심 이슈는 요약본으로 공유된다. 또 AI 분석 도구가 미팅 참석자의 직무·과거 관심사·질문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발표 자료까지 제안해준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 스타트업 A사는 글로벌 투자자 대상 로드쇼에서 투자자의 지역·포트폴리오·관심 기술군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 발표 자료를 사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모두 AI가 만든 투자자 맞춤형 IR 전략의 결과였다.


개인투자자 대응: 제한적 설명에서 상시 소통으로

전통적 IR 활동은 기관투자자 중심이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은 기업 홈페이지나 공시자료에 한정되었고, 이마저도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AI 시대의 자발적 IR은 개인투자자를 주체로 끌어올리는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 B사는 개인투자자를 위해 AI 기반 IR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방문자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관련 뉴스·실적 리뷰 영상·Q&A 콘텐츠를 자동 제공한다. 이렇게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고, 투자자의 만족도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는 함께 상승하고 있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의 연동으로 기업 IR자료가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에 활용되기도 한다. 이는 IR자료가 단순한 기업 설명이 아닌 ‘투자 결정의 인풋’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IR 전략: 기술 중심에서 스토리 중심으로

전통 IR은 ‘우리는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실적이 이 정도다’ 식의 보고 중심이 많았다. 하지만 AI 시대의 IR은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이 왜 시장에서 의미가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데이터를 통해 어떤 확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이야기로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SaaS 기업 C사는 단순히 매출 성장률을 발표하는 대신, “당사의 고객은 AI 기반 고객 분석 도구를 통해 이탈률을 20% 감소시켰다”는 사례 중심의 내러티브를 강조한다. 여기에 AI로 수집한 고객 만족 데이터와 시장 비교 데이터가 추가되면, 투자자는 기업의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발적 IR의 진화는 ‘기술’이 아닌 ‘관점’의 변화

AI 시대의 자발적 IR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로 생긴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IR은 설명이 아닌 신뢰의 축적’이라는 관점의 변화다. AI는 빠른 정보 전달, 맞춤형 대응, 실시간 반응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사람을 설득하는 언어’가 있다.


AI가 아무리 데이터를 정리해줘도,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스토리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전달하는 것은 결국 IR 담당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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