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왜 공정공시가 더 중요한가?

미래가 불확실한 AI 시대일수록 기업의 공정공시가 중요하다

by 꽃돼지 후니

AI 시대는 우리가 알고 있던 질서와 예측을 허물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며, 산업 구조는 매일 새롭게 정의되고, 소비자의 행동 양식은 AI 알고리즘의 추천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이런 시대에 IR(Investor Relations) 활동은 더 이상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소통'이어야 하며, 그 중심에 공정공시(Fair Disclosure)가 있다.


공정공시란 무엇인가?

공정공시는 기업이 중요 정보를 특정 투자자나 기관에만 제공하지 않고, 시장 전체에 동등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고, 모든 투자자에게 공정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신뢰 기반을 만들어준다. 특히 일반 공시가 주로 '발생된 사실'을 다룬다면, 공정공시는 '예상되는 사실' 혹은 '미래 지향적 전망'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IR 실무자에게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공정공시가 기업을 보호하는 이유

많은 경영진과 IR담당자들은 '공시는 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공시는 투자자와 기업 양측 모두를 보호하는 제도다. 기업은 공정공시를 통해 정보 전달의 책임을 공적으로 수행했음을 입증할 수 있고, 이후 정보 왜곡이나 오해에 따른 법적 분쟁에서 방어 논리를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회사가 AI 신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이를 일부 기관 투자자 미팅에서 먼저 밝힌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정보 비대칭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경우 해당 정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사후에 주가 변동이나 소송 등의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공정공시를 통해 해당 내용을 명확히 공개하면 기업은 정당한 정보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다했음을 주장할 수 있다.


AI 시대, 왜 공정공시가 더 중요한가?

AI 시대의 특징은 '예측 불가능성'과 '속도'다. 예측 모델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지만, 동시에 변수는 더 많아지고 있다. 한 산업의 전망이 하루 아침에 뒤바뀌고, 신기술의 출현으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무력화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투자자들은 불안해지고, 그 불안은 기업의 주가와 신뢰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럴수록 기업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준비 정도를 시장과 공유해야 한다. 예컨대, AI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해당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어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향후 어떤 전략을 통해 성장할 것인지"를 공정공시를 통해 밝힌다면,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줄이고 기업의 미래 가치를 신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사례: 공정공시를 통한 시장 신뢰 확보

미국의 엔비디아(Nvidia)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23년 중순, 엔비디아는 자사의 H100 GPU가 생성형 AI 학습에 필수적이라는 점과, 향후 공급망 및 생산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정공시 형식으로 밝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발표는 단순한 실적 가이던스가 아니라, AI 시대 핵심 기술에 대한 비전과 자신감을 시장과 공유한 것으로 해석됐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미래에 대해 더 높은 신뢰를 보였고, 주가는 단기 변동을 뛰어넘는 장기 상승 흐름을 형성했다.


국내 사례로는 카카오페이가 들 수 있다. 2022년 카카오페이는 향후 AI 기반 보험 분석 서비스 확대 계획을 공정공시를 통해 밝히면서, 단순한 핀테크를 넘어서 'AI 인슈어테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시사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루머와 해석을 방지하고, 명확한 전략 방향을 시장에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IR담당자에게 공정공시는 어떤 의미인가?

IR담당자의 일은 기업의 전략을 '시장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 전략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도 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사 역시 실적보다 미래 기술에 더 쏠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공정공시는 기업의 시그널을 명확히 보내는 '공식 언어'다.


특히 미래 비전, AI 전략, ESG 이슈, 기술 트렌드 등 시장의 해석 여지가 많은 영역에서는 IR담당자가 오해나 루머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공정공시는 단순한 규제 준수가 아니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을 신뢰로 바꾸는 열쇠

AI 시대는 그 자체로 불확실성의 집합체다. 예측도 어렵고, 전략도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는 과거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를 만들어내는 제도적 열쇠가 바로 공정공시다.


공정공시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전략이다. 기업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청사진을 시장과 나누는 일. 그것이 지금 IR담당자들이 공정공시를 통해 실현해야 할 진정한 역할이다. 이제는 시장에 끌려가는 IR이 아니라, 시장을 이끄는 IR로 나아가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공정공시'다.

keyword
화, 수, 금 연재
이전 13화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