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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아시안컵 손흥민 인터뷰 고찰

좋은 말 하지 않을 거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

"전 세계 스포츠 스타 중 손흥민은 가장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라는 말씀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여러 번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회에서도 손흥민 선수의 기량은 여러 면에서 돋보였고 경기 전후 커뮤니케이션 내용에서도 여전히 독보적 면모를 보여줬는데요. 이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공개된 손흥민 선수의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4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4년 02월 03일, 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 8강전 승리 직후 손흥민 선수 인터뷰


책임 질 때, 양보할 때를 아는 리더 커뮤니케이션


일단은 PK 상황에서는 사실 제가 첫 번째 키커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그 상황에서 제가 조금 피지컬적으로도 힘들기도 했고 또 황희찬 선수가 정말 자신 있는 모습으로 차고 싶다라고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찬 선수도 이제는 이 팀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또 그걸 황희찬 선수가 그 어려운 상황에서 스텝업 해서 멋있는 골을 넣었다는 거 엄청나게 팀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누가 찾느냐 어떤 선수가 차느냐보다 결국에는 골을 넣느냐가 중요한 건데 이런 상황 속에서 찬 선수가 멋지게 골을 성공시켜서 팀한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이 커뮤니케이션은 리더 역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이타적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는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황희찬 선수가 자신 있게 차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황희찬 본인도 이야기했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자신은 피지컬적으로 힘들었다는 안 해도 될 이야기를 보태면서 황희찬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는 것에 당위성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이후 황희찬 선수에 대한 팀 내 역할과 위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질문은 자신의 당시 생각을 물었지만 답변은 상대에 대한 칭찬의 비중이 월등합니다. 생각하기 싫지만 만에 하나 황희찬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면 손흥민 선수의 이타적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볼 때 본인 책임이라 이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 하기

연장을 이렇게 두 번으로 연속으로 뛴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생각한 것보다 엄청 힘들기보다는 이 상황을 제가 볼 때는 정신력으로 이겨야 되는 게 이 토너먼트 또 묘미라고 생각하고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또 나라를 위해서 뛰는 몸인데 힘들다는 건 어디까지나 가장 큰 핑계인 것 같고요. 이제는 정말 토너먼트에서 4개 팀만 남아서 한 팀이 하나의 우승컵을 가지고 싸우기 때문에 이제는 어떠한 핑계 어떠한 힘듦 어떠한 아픔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뛰어갈 예정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본능적으로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압니다. "나라를 위해서 뛰는 몸인데 힘들다는 건 어디까지나 핑계다", “어떠한 핑계 어떠한 힘듦 어떠한 아픔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뛰어갈 예정이다" 이건 축구 국가대표 주장의 본분을 정확히 알고 국민들이 정말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If you don't have anything nice to say, don't say anyting at all" - "좋은 말 하지 않을 거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꼭 기억하세요.



자기 성찰과 반면교사

복수라기보다는 이거는 어떻게 보면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2015년 때 마음이 너무 아팠고 그런 좋은 기회를 놓쳐서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도 그런 경기들이 그런 경기들 또 그런 경험들로 인해서 제가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꼭 그것 때문에만은 이기고 싶었다라기보다는 결국에는 저희의 목표 또 저희 팀이 생각하는 골이 있기 때문에 이것만 생각하고 경기를 임했던 것 같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달변을 추구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으려 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을 알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화려한 언변보다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하는 가장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배어있습니다. 그 손흥민 선수가 딱 한 번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2022년 7월 초,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던 손흥민 선수는 7월 4일 홍대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손커밍데이' 행사 팬미팅에서 팬미팅 사회자가 '국가대표와 클럽에서 치른 많은 경기 중 최고의 경기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하자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꼽으며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손흥민 선수는 독일에서 경험했던 심한 인종차별을 이야기하면서 "독일 사람들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로 복수해 줄 수 있었다"라는 답변을 합니다. 해당 답변은 독일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독일 내에서도 보도되었고 일부 독일 국민들의 반감이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의 인종차별 경험을 이야기했던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독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복수'로 이해할 수 있는 말은 아주 불필요한 사족이었습니다.


이번 호주전 결과가 이전 아시안컵 결승에 패배했던 것에 대한 복수냐?를 묻는 메시지는 손흥민 선수가 이런 경험에 비추어 특정 경기 결과에 대한 '복수'라는 개념을 배제하는 반면교사를 하지 않았나 추정합니다. 반면교사와 자기 성찰은 자신을 멈춰있지 않고 변화 발전시키는 기본입니다.



소외된 그룹 챙기기

그리고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어떻게 보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또 결국에는 이런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해서 오늘만큼은 벤치에서 같이 경기 못한 선수들 또 리저브에 같이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한테 조금 더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손흥민 선수 인터뷰의 백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최근 10년 동안 기업 사과문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는 커뮤니케이션 사례가 있습니다. 삼성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의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 관련 2015년 삼성서울병원 대국민 사과문인데 이 사과문 말미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우리 의료진들은 한 달 넘게 밤낮없이 치료와 간호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이 문장 때문에 해당 사과문이 완성도 높게 마무리 됐다고 평가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이목이 본인에게 집중되었을 때 미디어를 활용해 내부 소외된 그룹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직의 구심점을 확보하고 본인의 리더십을 보다 더 천명할 수 있게 됩니다. 손흥민 선수 또한 이 메시지를 통해 팀을 더 단합하게 하고 리더십을 더 확보했습니다. 본인이 성품과 인성이 좋다는 평가는 덤이죠.


※ 유사 주제로 이전에 정리한 아래 글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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