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고비와 붕괴 : 잃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

스토리텔링 9단계 구성 실전

by 황다은

"Nothing can be gained without losing something, even heaven demands death."

-Unkown-


잃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천국도 죽음을 요구한다니...! 2막 ‘갈등’(이라고 쓰고 ‘갈망’이라고 읽다)에서 3막 '해결'(이라고 쓰고 '해갈’이라고 읽다)로 넘어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실재한다면 그 문에 써 있을 법한 문구이다. 이보다 더 적확하게 스토리텔링 두 번 째 구성점(plot point)을 설명할 수 있을까. 1막에서 2막으로 넘어가는 첫 번째 구성점에서는 ‘사건’이 일상을 뒤흔든다면 여기 두 번째 구성점에서는 삶이 삶을 뿌리째 뒤흔든다. 전자의 삶은 이제껏 달려온 삶이라면, 후자의 삶은 다가올 삶이다. 과거가 쌓여 현재 삶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미래가 밀려와서 현재의 삶을 결정하기도 한다. 두 번째 구성점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미래가 내 삶에 주먹을 날린다. 그 미래를 만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현재와 마주한다. 만나러 가면 될텐데 뭐가 문제일까. 잃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잃고 싶지 않거나, 잃을 수도 있다는 것마저 몰랐던 것을 잃어서 고비와 붕괴를 맞이한다. 잃는 대가로 무엇을 얻을 지도 모르는 단계라서 최악의 상황(low poin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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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도 바닥이 있다면 이 지점이다. 삶이라는 링 위에서 KO를 당하는 순간이다. 한마디로 ‘나락(奈落)’이다. 하지만 이대로 끝이 아니다. 스토리텔링에서 두 번 째 구성점은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로 도약하기 위한 지렛대이다. 바닥이라면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 된다. KO를 당했어도 아직 일어날 기회가 있다. 나락도 ‘락(樂)’이라고 하지 않던가. 여기서 잃는 것은 잃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잃는 게 아니라 얻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관점에서는 망한 시점에 멈추면 주인공이 아니다. 다 잃은 시점에서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느냐가 그 인물과 주제를 증명한다. 최악의 순간에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어떤 미래를 만나러 가고 싶은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어릴 적부터 배워온 가치관, 가족과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감, 전통과 의무라는 이름으로 짊어진 짐들. 한때는 소중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내 발목을 잡는 족쇄로 변해버린다. 하지만 해방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맑던 하늘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듯, 익숙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흔들린다. 더 이상 ‘의무감’이라는 말로 숨을 곳이 없다. 그제야 문득 차라리 여기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런데 그 ‘여기’가 어디인지 아는가? 바로 당신이 한때 사랑하고 의지했던 모든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위버멘쉬>


무너짐으로써 일어나고, 잃음으로써 얻는다. 거짓이라는 가면을 버리고 진짜 얼굴을 되찾는다.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로 살겠다는 선언’과 함께 범인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범인과 초인의 간극은 크지 않다. 그저 이전과는 달라졌을 뿐이다. 선택과 행동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을 뿐이다. ‘하늘의 명을 깨닫는(지천명知天命)’ 나이 오십을 백세 시대로 환산하면 70-75세이다. 인생 서사에서 두 번 째 구성점이 위치하는 자리가 아직 한참 남았다.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도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아직 범인에 머물러 있다고 자책하지 말자. 이 나이 먹고도 여전히 방황 중이라고 자학하지 말자. 이제 와서 새로운 시작이 가당키나 하냐고 부정하지 말자. 당신이 한때 사랑하고 의지했던 모든 것을 잃어도 2막을 건너 3막으로 갈 수 있다. 바닥(로우 포인트)을 치고 올라와 정점(클라이막스)을 찍을 것이다. 다 잃어도 걱정할 것 없다. 당신이 사랑했던 것 중에 진짜는 결국 다시 돌아온다. 부디, 먼저 절망하지 말자.


“‘막다른 길’이라고 쓰고 ‘막 다른 길’이라고 읽어 본다. 막이 달라지는 지점을 스토리텔링 용어로 구성점(Plot Point)이라고 한다. 1막의 끝에서 첫 번째 구성점을 딛고 2막으로 진입한다. 2막의 끝에서 두 번째 구성점을 지나 3막에 도착한다. 인생 2막에도 막이 달라지는 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막다른 길이라고 주저앉지 말고, 막이 달라지는 구성점으로 삼아 인생 서사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 황다은, <삶이 주먹을 날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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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서사 구성 7단계]

7. 로 포인트/ 2막의 끝/ P.P② (고비와 붕괴)


스토리의 핵심 목표 달성 여부에서 가늠해 볼 때, 가능성이 없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주인공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는 길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암흑 구간이다. 모든 일이 안 좋게 흘러간다. 이번 생은 망한 거 같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이대로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 인생 서사에서 가장 무너졌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2막을 그려볼 때, 새로운 도전에서 위태로운 지점을 미리 진단해 볼까요.

-미리 최악의 상황을 그려보고 대비를 세워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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