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9단계 구성 실전
스토리텔링 구성 안에서 주인공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타이밍은 원하는 것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순간이다. 그만큼 큰 낙차가 발생한다. 크게 떨어진 만큼 주인공이 마지막 도전을 할 때 크게 날아오른다. 물리적인 높이가 아니라 가장 극적인 높이로 2막의 대미를 완성하고 3막으로 건너간다.
서사 안에서 깊은 밑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나기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순간을 클라이맥스라고 부른다. 내 인생의 정점은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반짝이는 것을 얻는 순간도 아니다. 더 잃을 것도 없이 전부를 걸고 쟁취한 순간이라 클라이맥스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서사 안에서 주제를 증명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함으로써 구현된다.
구성의 8단계(최후의 도전, 절정)을 통과하면 2막(갈등)에서 3막(해결)으로 건너가고 변화와 성장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일상이라는 제자리로 돌아와도 예전과 똑같은 자리가 아니다. 주인공은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주인공은 이 이야기를 통과하기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 이전과 다른 자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락도 락이 될 때, 추락은 나답게 완성하는 착지가 된다.)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전(before)과 이후(after)를 배치한다. ‘이전’은 1막이고, ‘이후’는 3막이다. 2막을 통과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기 위해 보통은 1막에서 세팅해 놓은 설정을 3막에서 다시 설정한다. 같은 설정이지만 주인공은 다른 반응과 행동을 보인다. 변화했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사건’을 1막에서 겪고 난 뒤 2막 내내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했던 제자리에 도착하지만 3막은 새로운 자리를 보여준다. 주인공이 스토리를 통해 증명해 낸 주제(삶의 의미)가 깃든 자리이다. 자신만이 경험할 수 있고 탐구할 수 있고 구원할 수 있는 삶이다. 주인공은 비로소 자신의 삶에 도착한다.
삶에서 마주치는 각각의 상황이 한 인간에게는 도전이며, 그것이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한다. 때문에 실제로는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바뀔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물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짐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로지 책임감을 갖는 것을 통해서만 삶에 응답할 수 있다. 따라서 로고테라피에서는 책임감을 인간 존재의 본질로 본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P.163-164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은 극한의 시련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끝내 찾아낸 사람들의 선택과 용기를 기록하고 있는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는 ‘로고테라피’를 소개한다.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 곧 삶의 의지로 이어진다고 한다.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는 것도 로고테라피와 맞닿아 있다. 사건이라는 시련을 통과하면서 주인공은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용기내어 삶을 더 사랑하는 쪽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주인공의 책임이고, 변화하고 성장함으로써 삶이라는 스토리에 책임을 다한다.
영화와 책도 공동 육아처럼 마을 이웃들과 함께 돌보며 만들어 갔다. 마을 방과후 부모들 안에서 ‘출판위원회’를 꾸려 선생님들의 글을 모으고, 자발적으로 결성된 극장 개봉 지원단 ‘나마교’와 함께 영화 자체 배급까지 진행했다. ‘돌봄’의 시간이 단절과 공백이 아니라 당당히 성취와 경력으로 남는 ‘작업’이 되어 있었다. 가능한 최선을 다해 거리두기를 하고 싶었던 ‘엄마’라는 정체성이 공동 육아와 공동체 안에서 마을의 ‘아마(아빠+엄마)’로 확장되고, 보이지 않던 돌봄 노동을 사회적으로 호명하는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돌봄이라는 긴 여정을 혼자 감당했다면 도착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웃들과 곁을 나누고 다양한 삶을 만날 수 있는 마을 공동체는 평생 학교와 같다. 아이들은 부모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마을 안에서 자유롭게 자라고 어른들은 부족한 대로 충분히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다.
-황다은, <돌봄과 작업2> 경력단절이 아니라 심화 과정이 된 시간-
출산과 육아는 경력단절이라는 시련을 줬지만, 그 안에서 주인공답게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함으로써 결혼과 양육서사를 내가 직접 써내려가고 싶었다. 사회가 정해 놓은 가족각본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스토리를 찾아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그 안에서 아이들도 자라고 어른들도 자라며 공동체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배웠다. 사적인 돌봄이 공적인 돌봄의 발견으로 이어지며, 책과 다큐멘터리로 기록했다. 출산과 육아는 경력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경력을 심화하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돌봄과 작업이 각자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대척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에게 스미며 새로운 창작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내내 우리 곁에 있었지만 이름이 없었던 모든 돌봄을 사회적으로 호명하고 싶다는 책임감을 품게 되었다. 삶의 의미도 창작의 동력도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삶 안에서, 일상 곁에서 늘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삶은 우릴 때려눕히고 우린 다시 일어나는 거야. 그게 전부야.
-제임스 설터, <20분>
삶이 주먹을 날릴 때, ‘시련’이라는 이름의 질문이 우리에게 날아온 것이다. 최근에 어떤 연예인이 말했다고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카운트다운을 센다고. 난 지금 1부터 10 중에 어디쯤 있을까 가늠해 본다고 한다. 스스로 카운트다운을 셀 수 있는 용기! 주먹이 날아오는 것은 내 선택이 될 수 없지만 카운트다운을 세는 동안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스스로 카운트다운을 늘릴 수도 있다. 공식 경기는 끝나도 내 삶의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분명한 건 다시 일어나는 순간이 우리 인생의 클라이맥스이고 우리는 이전과 다른 우리가 되어 있을 거란 사실이다. 믿어도 좋다. 변화와 성장은 늘 진행형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삶이 주먹을 날릴 때 어떤 태도를 취할지. 어떤 선택과 행동으로 내 삶을 경험하고 증명할지. 이왕이면 삶을 더 사랑하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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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서사 구성 9단계]
스토리텔링 9단계 구성 실전_9. 일상으로 돌아가기 (변화와 성장)
우리의 주인공이 여한없이 모든 도전을 다했다. 그런 의미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승리했다. 승리했고 성장했고 변화했다. 삶은 계속 되지만 주인공의 삶은 이전과 다르다. 고군분투해서 우여곡절을 통과하며 도착한 곳이 다시 제자리라고 해도 같은 자리가 아니다. 성장한 주인공은 이전의 존재가 아니라 다시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도전한 결과 어떤 변화가 찾아왔나요.
-인생 2막에 새롭게 도전하는 일의 결말을 그려보세요.
-주인공답게 선택하고 행동하고, 최후의 도전 끝에 어떻게 성장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