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팬케이크와 치킨이 나왔으면...
엄마, 나 내일 바잉런치야~
올라가는 입꼬리가 숨겨지지 않는다. 1월에 처음 학교에서 점심을 사 먹어본 아이는 몇 번의 시도를 해보더니 팬케이크와 치킨이 나오는 날은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는다. 그 아침이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프리스쿨 다닐 때부터 도시락을 쌌기 때문에 킨더도 당연히 도시락을 챙겨 보낼 생각을 하고 유료 급식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다. 견과류가 들어가면 안돼서 이것저것 도시락 구성을 바꿔보다가 요즘은 꼬마김밥 몇 개, 빵이나 크래커, 과일들로 간단하게 보낸다. 점심시간이 15분뿐이라서 다 먹지 못하고 가져오는 게 부지기수라 꽉꽉 채울 필요가 없다. 그래도 집에 신선한 과일과 빵, 아보카도가 떨어지지 않게 자주 확인해야 한다.
12월에 아이가 먼저 점심을 사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먹는 걸 보니 맛있어 보인다며. 학기 초에 받은 안내문을 뒤져서 아이 계정에 돈을 충전하고(충전할 때마다 수수료 약 3달러), 아이가 자기 계정 번호를 외울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사 먹겠다고 했다가도 아침에 마음을 바꾸기 일쑤라 1월 중순에야 시도해 보게 됐다. 그날은 피자였는데 너무 맛이 없었다며 피자 나오는 날은 사 먹지 않겠단다.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보더니 맛있다며 앞으로 그게 나오는 날은 사 먹겠단다. 와플과 팬케이크도 시도했는데 팬케이크만 아이의 입맛을 통과했다. 그 밖에 타코나 햄, 나초 등은 원래 안 먹으므로 아이가 실제로 급식을 먹을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서너 번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일주일에 하루만 자유를 얻어도 그렇게 콧노래가 납디다. 한국 가면 아침마다 콧노래가 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