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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r 21. 2021

[구토] 장폴 사르트르와 고양이 낫띵, Nothing

아니,, 잠시만 고양이 이름이 왜 낫띵인가요?

"어떠한 필연적 존재도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 우연성은 지워버릴 수 있는 허상이나 외관이 아니라 절대다. 그러므로 완전한 무상인 것이다. 모든 것이 무상이다." 
- ‘구토’ 중에서



   어떤 상황에 사람은 허무하다는 감정을 느낄까?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내가 해온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때 가장 허무했고 그래서  무엇이든 결과로 남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반드시 결과가 있는 노력만이 의미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친언니와 함께 그리스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이 내 대학교 생활의 가장 큰 의미로 남아있다. 결과는 약간의 시차 적응과 무리한 자금 손실이었지만 나는 여행 한달이라는 선택을 후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 모든게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어떡할까?


  사람은 누구나 죽는 유한한 존재이다. 아무리 열심히 계획을 짜고 원하는 것을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거쳐야하는 수 많은 변수와 그로 인한 후회감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원하는 것은 시간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진심으로 내가 무엇을 진정 바라는 것일까. 적어도 자유 의지가 있다면 허무감은 느끼지 않을 것이다. 무엇인가가 헛되다는 것에는 결국 그 과정 안에 본인의 가치나 판단 등 본인의 주관이 없다는 생각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내린 결정은 적어도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인간은 자유로우며 인간이 어떠한 것이 될 것인가는 앞으로 그들이 자유로이 결정할 것이다."
 
 - 장 폴 사르트르


  많은 철학적인 문학 작가들에게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는 뜨거운 감자였다! 이는 곧 유명한 문학 작품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인간의 실존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해서 고민했던 가장 유명한 사람은 바로 ‘장폴 사르트르’(Jean Paul Charles)였다. 그는 190년대 프랑스 작가인데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의 정치에도 거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의 첫 문학 작품이 바로 '구토'였고 이외에도 '존재와 무',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등등 철학 저서를 썼다.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는 다재다능한 작가였다! 확실히 그의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그의 사상이 드러났다.


  그는 인간 자유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조금 고집스럽다고 해야할까. 노벨 문학상을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했던 작가였던 장 폴 사르트.


  이와 대조되는 일화도 있었는데 이로 인해서 오히려 그의 성격을 잘 알 수 있었다. 장폴 사르트르는 신문 창간에도 기여했다. 이때는 신문 발행을 광고하기 위해서 다른 회사에게 맡길 수는 없다면서 본인이 직접 길거리에 나가서 그 신문을 팔기도 했다. 자신의 기준이 확실하게 있었으며 자신의 주관을 지키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는 사람이 바로 장폴 사르트르란 사람이었다.


장폴 사르트르와 그의 옆구리에서 너무 예쁘게 안겨있는 고양이, 낫띵


  그래서 였을까? 장 폴 사르트르는 고양이를 길렀다고 한다. 왜 하필 고양이였을까 생각해보았다. 고양이는 간식을 주더라도 주인에게 손을 주지 않고 울어보라고 해서 야옹거리지 않는다. 고양이는 자유로운 존재다. 장 폴 사르트르가 자신의 고양이 이름을 “낫띵(Nothing)” 이라고 지어준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아무것도 아님. 고양이 이름을 기똥차게 잘 지었다. 역시 대문호는 고양이 이름도 다르구나 싶었다.


  주관이 뚜렷하고 무슨 상황이든 자신만의 주관을 지킬 수 아는 것.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대부분 사람들은 알 것만 같다. 매순간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스로 선택을 하기 위해서 단호한 거절도 해야 한다. 타협하는 것은 쉽다. 그렇지만 본인의 주관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에는 많은 노력과 의지와 힘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사고가 있는 존재. 매일 밥을 주고 따뜻한 집을 주어도 본인이 원하면 훌쩍 집 밖에 나가버리는 고양이. 자신의 주관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작가 장폴 사르트르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 운동을 열렬히 실천했다고 한다. 또한 노동력과 용기에 감동받아서 프랑스 공산당을 지지하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수 많은 동료 작가가 그를 떠나버렸지만 그는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도리에 어긋나는 모든 것들을 거절할 줄 알았으며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확실하게 믿었다.


그처럼 자신의 자유가 전부인 삶을 살았던 존재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고양이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어땠을까?! 낫띵, 불어가 아닌 외국어인 영어로 지었던 이유도 알고 싶었다. 만일 타임머신이 있어서 그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그에게 왜 고양이 이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서 고양이, 낫띵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




<instagram @hellorea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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