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못된 빌런이 나타났다?!
[ "좋아, 그렇다면 지옥에 가겠어."]
- 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에서
누구나 항상 올바른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악동 중의 악동이었다. 한번쯤 학교에서 받은 벌침 스티커 때문에 선생님에게 매를 맞고 빨갛게 달아오른 손바닥으로 돌아와 엄마가 정말 말그대로 엉엉 울던 기억이 난다. 고의든 자의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인데. 돌이켜보면 벌점을 받아서 훈육을 하던 선생님과 속상해서 우는 엄마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갔다. 내가 애초에 잘했으면 되는데.. 나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악동이었다. 하지 못할 일이라면 더더 궁금해 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서도 나는 한번도 규율을 안 지킨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 그래하고 그 사람을 신기해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고전 소설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란 작품이 있다. 제멋대로 굴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 악동인 ‘헉’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멋진 소설이다. 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매질을 참을 수 없어서 모험을 떠나고 그때 같이 자유를 찾아 도망치는 흑인 노예 ‘짐’까지..! 두 인물을 따라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너무나 재치있으면서도 감동적인 장면이 정말 많다.
당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아이들이 읽기에는 너무나 폭력적이다. 아버지가 술주정뱅이에 온갖 구타를 하는 인물이니까 자세한 설명은 안하겠다. 또한 비도덕적이기까지 했다. 핀과 짐은 규칙을 무시하는 악동들이었다. 결국 그 당시 소설은 금지되던 금서로 지정되었단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내용을 최초로 담은 시도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핀과 짐을 통해서 청소년기의 핵심을 관통하는 고전 문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클베리의 모험을 집필한 마크 트웨인은 미국의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고불리는 소설가이다. 천재 작가라고도 불리는데 실제로 생김새도 흰색 백발에 수염까지 있어서 왜인지 모르게 아인슈타인 같았다. 본명은 굉장히 긴데 마크 트웨인이 필명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이유 중 하나였다.
눈에 띄는 점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마크 트웨인은 광적인 고양이 애호가였다고 한다. 얼마나 고양이를 좋아했는지 한번에 무려 19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그가 살면서 길렀던 고양이의 모든 숫자는 무려 33마리라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정도로 많은 고양이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또한 그 많은 고양이를 감당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정말 이 작가 고양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나 보다. 본인이 쓴 소설의 인물 이름을 그대로 고양이에게 붙일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고양이에게도 재미있는 사연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키우는 고양이 중 한마리는 밤비노라는 검정 고양이였다. 그러다가 이 밤비노가 어느날 갑자기 가출을 한 것이었다.마크 트웨인은 꽤 많은 양의 보상금을 걸어 <밤비노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지를 돌렸다고 한다. 그의 추측에 따르면 밤비노가 창문으로 나가서 사라진 것 같다고.
보상금을 건 고양이 실종 전단지를 한번 이상으로 발행한 만큼 그는 밤비노를 찾는 일에 열정적이었다. 천만 다행으로 며칠 지나지 않아서 검은 고양이, 밤비노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 재미있는 점이 있었다. 마크 트웨인을 좋아하는 팬들이 그의 고양이를 찾아주려고 밤새도록 동네 고양이이를 찾기 시작했단다. 역시나 덕심은 무슨 일을 하든지 최고의 동기 부여가 되는가 보다.ㅎㅎ
팬들은 길거리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는 모두 데리고 와서 마크 트웨인에게 데려와서 밤비노라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마크 트웨인은 본인이 밤비노를 찾았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내야할 정도였단다.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난 검은 고양이 실종 사건이었다. 다만 마크 트웨인 입장에서는 밤비노는 얼마나 개구진 녀석이었을지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악동은 악동끼리 잘 이해하는 법.
시원 시원하게 걱정 없이 도전하면서 살아가는 것만큼 유쾌한 일도 없겠지. 나는 아직도 어린 아이들에게 가끔은 하나의 장난스러운 일탈을 시도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길 바란다!
<instagram @helloreade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