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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만4_ 신베이(예류 & 핑시1)

정말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고, 가서 자볼 것

4일 차_ 타이베이 외곽 도시, 신베이시(지우펀→예류→핑시)

사진의 음식이 꽤 먹고 싶었다... 지단 and 치즈 쩐삥? 아무튼 대만은 이런 토스트 부침개? 같은 것도 맛있어 보였다.


오전에 씻고 부족한 잠을 좀 더 자고 체력을 보충한 뒤, 11시 정도에 체크아웃했다.

한국에서 보면 오피스텔 같은 곳을 여행자용 숙소로 꾸민 곳. 가오슝 출신 사모님이 주인인, 그분의 소식이 문득 궁금해졌다. 대만편 글을 다 쓰면, 공유해 드려야겠다. 덕분에 한국에서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했다. 대만, 지우펀 등 질문에 대해 다 친절하게 라인 메신저로 답해주신 사모님이었다. 정이 가서 다시 이 숙소로 어제 왔던 것.


어제, 오겠다던 그 레스토랑에 찾아왔다.

지우펀 추천 식당

여기 음식은 호불호가 있지만 식당 내 배경의 운치는 정말 멋졌

대만 식당의 볶음밥이란?!


구글맵 평을 뒤져서, 무난한 달걀 볶음밥을 주문했고 조금 맵게 해 달라니 입맛에 딱 맞았다. 대만의 중화요리집은 집집마다 호불호가 너무 다르다. 그래서 꼭 구글맵 등 후기를 참고할 필요가 있고, 본인이 먹을 음식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이 있다면 피하길 추천. 한국의 중식당과는 좀 다르고 1메뉴 1인분이 최소 1.5~2인분 이상이며, 엄청 싱겁거나 엄청 매운 음식들 위주. 위의 달걀 볶음밥은 그나마 잘 찾아낸 한국인인 나에게 무난한 메뉴였다.

저 길로 들어가면 지우펀의 '지산제(Old Street)'. 주변 버스 정류장


한국 일제강점기의 35년보다도 길었던, 대만의 일제강점기 50여 년(하지만 당시 중국 본토를 크게 적으로 두고 중-일 합의하에 일제가 점령한 배경이라선지 대만은 현재까지도 일본에 우호적이고 발전적이라 우리와는 좀 다름) 의 역사가 서려 있는 탄광촌 지우펀. 하지만 그 후손들은 그 보답을 받아선지 영화 <비정성시>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 격인 황금사자상,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대만의 이 지우펀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대히트를 쳤다. 이후 여긴 대만을 상징하는 화면으로도 장식됐으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 그때의 한이 서린 조상들이 나에게는 이제 멋진 곳이 된 지우펀에서 충분히 쉬다 가라고 한 거 같다. 나에겐 이곳의 풍경이 너무나 예쁘게 보였고, 시사하는 바가 큰 곳이었기에 4박 5일의 여정 중 이틀 밤이나 날 머물게 했던 것인지...


그다음 난, 어디로 향했을까?

철도가 있는 루이팡역으로 다시 와서

예류지질공원으 가는 길(지룽역 행)


특이한 지질공원이 있는, 지우펀에서 우측 상단에 있는 지역인 예류(Yeliu)로 향했다. 가는 길에 기차, 버스를 갈아타곤 했다


구글맵으로 검색해서 초행길을 가는데, 기차와 버스 시간이 통 정확하지 않고 제때 차가 오지도 않았다. 대만 현지인들이 쓰는 대중교통 앱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여행자인 우리는 그걸 쓰지 못하니, 여행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한다. 경험상 호텔 직원이나 관광지의 인포 담당자분들이 알려주는 게 가장 정확했으며, 역무원이나 버스기사 등은 영어를 잘 못 썼고 정확히 알려주지도 않았다. 대만에선 대중교통으로 목적지를 갈 때 무작정 구글맵을 쓰기보다, '크게 열차로 어디까지 가서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갈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대만 내에서 이동하는 게 좋다. 내가 5일간 대만을 여행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예류를 갈 때 그랬고, 핑시에서 타이베이를 통해 타오위안 공항으로 갈 때 깨달은 사실.


열차를 타고

지룽시(Keelung) 역으로 가서, 다시 버스로 예류로 가는 노선이 많았다


처음부터 루이팡역→지룽역(에서 버스로)→예류 정류장(에서 공원까지 도보 20분)으로 오면 2시간 안에 왔을 것을, 구글맵만 믿고 가다가 버스에서 환승하면 된다는 둥 바보 루트를 알려주는 구글맵을 원망한 나였다. 그래도, 그런 원망의 시간마저 버스나 열차를 기다릴 때 대만의 내용을 읽거나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이따금 고맙게 느끼곤 했다. 2시간 반이 넘어왔으니, 그 30분 정도의 시간으로 이따금 대만의 곳곳을 더 볼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예류 지질공원 매표소


라인페이 광고. 정말 현지에 잘 구축해 놓았다. 해진이 아저씨 리스펙...!


예류공원의 유명한 두 기암괴석(공주, 레퍼드)

예류 지질공원

예류지질공원 (Yehliu Geopark)
타이베이 북부 해안에 위치한 예류는 해수욕장과 온천,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관광 도시다. 특히 희귀한 모양의 바위들이 해안에 모여 있는 예류지질공원은 예류 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이곳의 바위들은 세계 지질학계에서 중요한 해양 생태계 자원으로 평가받는 한편, 푸른 바다와 침식된 산호 조각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 준다. 타이베이에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해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 있다.

작은 곶에 조성된 예류지질공원은 침식과 풍화 작용을 거쳐 자연적으로 형성된 기암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입구를 통과하면 바위들이 늘어선 바닷가가 나온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이한 바위들을 바라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사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아래가 움푹 파인 버섯 모양 바위가 가장 흔하다.

예류지질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공원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선상암 군락이다. 바위 하나하나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버섯이 큰 머리로 하늘을 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상암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고대 이집트의 왕비 네페르티티의 두상을 닮아 이름 붙여진 '여왕 바위'다. 바위를 자세히 보면 높게 틀어 올린 머리와 가녀린 목선, 코와 입 자리가 선명하게 느껴져 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촛대 바위'는 예류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해식 경관이다. 해식 과정을 통해 남겨진 촛대 위의 촛불 모양 암석층이 인상적이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구멍이 가득한 '벌집 바위', 네모반듯한 논두렁 모양으로 놓인 '바둑판 바위', 울퉁불퉁한 모습을 한 '생강 바위'등 특이한 모양으로 인해 고유한 이름이 붙여진 바위들이 즐비하다.

곶의 끝자락에는 바다를 마주 보고 쉬어 갈 수 있는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다. 예류지질공원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는 매표소 옆에 위치한 재래시장에도 들러 보자. 다양한 양념을 한 건어물 간식이 인기 있다. 예류지질공원 옆에는 돌고래 쇼와 해양 생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예류하이양스제가 있다. 수중 공연의 인기가 높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예류지질공원 [Yehliu Geopark]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1시간 반 이상 여유 있게 둘러볼 곳을, 30분 만에 훑어보고 왔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훑어보고 오길 잘했다. 혼자 갔다고 안 슬프다... 안 갔다면, 사진도 못 남기고 이런 지식도 못 채웠을 테니!

예류 주변의 프랜차이즈 명물 '바다소금커피'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짭조름한 맛이 일품...

38도씨 프랜차이즈의 '바다소금커피'38도씨 프랜차이즈의 '바다소금커피'


이제 다음 목적지인 핑시와, 타이베이로 돌아갈지 좀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한국 여행자의 80% 이상은 타이베이 주변서 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여행은 내가 결정하는 것. 이내 난, 결국 기차가 부분적으로 다니는 핑시셴(Pingxi District Line)으로 가서 자기로 결정했다.  거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 앞뒤로 운행하는 기차역 10곳 정도가 소박한 마을이자, 열차가 가옥 가까이 지나다니며 특히 천등 날리기로 유명한 스펀 및 핑시 등이 있다. 아쉽게 비가 오는 주였고 천등이 많이 날아가는 것을 담진 못했지만, 사방의 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힐링하기 좋은 마을이었다.


가고 싶었던 핑시로 가서 자기로 했고 쉬면서 최단 루트를 검색해 보았다. 그런데...

버스를 타서 환승해서 가면 되겠거니 했지만,

도중에 환승하는 곳에서는 또 다음 버스가 꼬였고...

결국, 다시 탄 버스에서 바두(Badu)역으로 가서 루이팡역으로 가는 게 가장 빠른 것을 알고 그렇게 가게 된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이곳에서...

다시 간 루이팡역이 얼마나 반가웠던지!(루이팡역에서 핑시선을 타고 핑시 마을로 가는 건 정확한 하나의 열차 루트)

나 혼자 탄 대만 핑시선 열차.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촬영지로 가는 중...


한자 때문인지 일본의 열차역 분위기와 참 비슷했다.


핑시셴(평계선) [ 平溪線 , Pingxi railway ]
기차로 떠나는 탄광마을
요약: 7개의 탄광 마을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기차 여행을 떠나기 좋다.

가는 법
핑시셴 기차여행은 뤠이팡에서 시작된다. 이지카드 혹은 핑시셴 1일권을 이용하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탄광마을 기차 여행 준비
핑시셴 기차여행의 시작은 뤠이팡(瑞芳, Ruifang)!
핑시셴 1일권(Pinxi Line One Day Pass) VS 이지 카드(Easy Card)

핑시셴(平溪線)은 본래 1921년 7월, 산댜오링(三貂嶺)부터 징통(菁桐)까지 12.9km 구간의 7개 탄광 마을을 잇는 석탄 운송용 철도로 개통되었다. 1980년대 후반 탄광 산업이 쇠퇴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1992년 타이완 정부에 의해 현재와 같은 관광열차로 다시 태어나면서 마을은 활력을 되찾았다.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뤠이팡(瑞芳)은 허우통(猴硐)과 더불어 타이완 동부를 잇는 동부간셴(東部幹線)의 요지이면서 동시에 타이베이(台北)와 지롱(基隆), 진과스(金瓜石), 지우펀(九份) 등을 잇는 교통의 허브의 역할을 하는 핑시셴 기차여행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 여행객의 증가로 인해 2014년 7월에는 빠두(八堵)에서 징통까지 12개 역으로 핑시셴을 연장 운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고양이 마을 허우통, <꽃보다 할배>로 유명해진 스펀(十分), 원조 천등마을 핑시(平溪) 그리고 마지막 정차역 징통까지 4개 탄광 마을이 가장 유명하다. 핑시셴을 운행하는 객차는 지하철과 같은 구조라 지정된 좌석이 없고 빈자리에 앉는 자유석 방식이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탄광 마을과 청초하고 고즈넉한 풍경들은 기차여행의 낭만을 마음껏 누리게 해 준다. 물론 주말이나 휴일에는 핑시셴 객차가 여행자들로 가득하다.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넘쳐나는 주말을 피할 수 없다면 되도록 이른 아침 핑시셴 기차에 몸을 실어보자.
[네이버 지식백과] 핑시셴(평계선) [平溪線, Pingxi railway] - 기차로 떠나는 탄광마을 (타이완 타이베이 여행, 이지 시티 타이베이, 박웅)

드디어 도착한 핑시의, 올드타운 길목

깔끔했던 B&B 숙소 입구. 이 근처엔 호텔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도 시트콤을 찍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에 업데이트 예정...

들어간 방의 내부는 기대보다 훌륭했다.

사실 이날은 카타르월드컵, 한국 VS 우루과이 전이 있던 날!

숙소에 도착한 이때 월드컵 한국 vs 우루과이 경기가 있을 때라, 가져갔던 HDMI를 스마트폰과 룸의 대형 TV에 연결해 아주 박진감 넘치게 축구를 봤다. 이국적인 곳에서 이국적인 월드컵을 즐긴 것으로 기억에 남을 듯. 이 경기를 보려고 타국에서 빨리 숙소 문을 열고, 방송되는 곳을 찾아 노력했던 고생 또한. ㅋㅋㅋ

그날의 우리 흥민이 짤 ㅋㅋ

4박 중 타이베이 중심가 주변에서 최소 2박, 3박 정도 잘까 예상했었는데 역시 혼자 여행할 때는 이렇게 하는 게 묘미는 묘미인가 보다. 부모님이나 여자친구를 데려왔더라면, 이런 다소 불편한 여행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4일 차에도 비는 꽤 왔지만, 사람들로 인해 불편함은 하나도 없었던 그날. 싱가포르에서 처럼 사람들이 개념 있고 합리적인 느낌. 거리에서 길을 물어보면 그래도 성의껏 잘 알려주려 하던 대만인들. 서양의 합리성을 제대로 적용한 나라. 그렇게 대만인들과 스치듯 부대꼈던, 열정 여행의 피곤함으로 가득 찼던 하루의 밤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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