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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만9_ 타이베이 근교 가족여행(4)

같이 여행하며 맞춰드릴 가족이 있는 사실 또한 감사할 일

[희랑의 세계여행 에세이#81] <아시아> 대만; 타이완 9_ 가족여행 2일 차(4편)
지우펀→진과스→예류 지질공원→ 스펀 천등 날리기, 흔들다리
2일 차 일정

여행하는 동안 내린 비는 더위를 시원하게 적셔줄 만큼만 와서 역시나 날씨 운을 체감!

호텔식 뷔페

보통 여행에 웃어른을 모시고 갈 땐, 경험상 최소 2.5성급 이상 호텔의 음식이 그래도 나쁘지 않게 나왔기에 이 점도 참고해 예약했었다. 해당 호텔에서 역으로 생각해 보면, 전 세계에서 외국인이 오기에 냄새와 맛이 역하지 않게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에 그럴 듯. 일단 우리 한국 어르신들은 한식에 익숙하다. 여기에 개인마다 식성이 다르지만, 2.5성급 이상 호텔은 해외 현지에서 순수 그 나라 음식으로만 조리되기보단 미국(American) 혹은 유럽(Continental) 식으로 보다 냄새가 역하지 않고 보다 위생적으로 조리되어 나와선지 취식에 별문제가 없었다.

고소한 연유와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투숙해선지 김치도 나왔던 호텔의 배려심

식사 후 9시 전에 일행 모두 집결하여, 드디어 2일 차 일정 시작!



그날은 예류 지질공원, 지우펀 & 진과스(두 곳이 근교, 30분 거리), 스펀 총 4곳을 관광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이드님이 날씨 등을 보고 가능한 예측 하면서 여행지가 좋은 상황일 때를 판단해 일정을 짜주시면 여행객들이 여행하기 수월하게 되고 이는 만족으로도 이어진다는 것. 목적지에 출발 전 및 다음 목적지에 도착 전에 첫째로 여행 상품에 기재된 내용은 다 포함해서 여행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 날씨를 보고 예측해 어느 순서와 언제 이동해야 할지 등을 잘 판단해야 하는 게 필요한데 다행히 우리 가이드님은 이런 점들에서 노련하신 분이었다.

타이베이 시내로 들어갈 때 눈길을 사로잡던 랜드마크 호텔, 중산구에 있는 원산대반점(圓山大飯店) The Grand Hotel TAIPEI
원산대반점(圓山大飯店) The Grand Hotel TAIPEI
화려한 외양은 숙박객이 아닌 관광객도 환영이다. 대만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은 호감보다는 반감에 더 가깝지만, 열린 마음을 가진 그들은 한류 바람에도 너그러웠다. 한국의 가수와 한국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배우들은 타이베이에 와서 그 인기를 몸으로 체감하곤 했다.

대만의 랜드마크로, 외국의 귀빈들이 선호하는 그랜드호텔인 원산대반점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일제점령기에 일본신사가 있던 곳이다. 1949년 중국 국민당의 장개석이 대만으로 오면서 이곳에 머물렀는데, 당시 비상시에 대피할 곳을 마련하기 위해 파놓았던 지하의 굴은 현재에도 남아 있다고 한다. 이곳은 1952년에 장개석 총통의 부인 송미령이 영빈관으로 세웠다. 송미령이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국가에 헌납한 이 건물은 지금은 국가소유의 호텔이 되었다. 자금성을 본떠 지은 이 건물은 호화롭기 그지없다. 이곳은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가 되면서 그 웅장한 면모가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원산대반점은 한국과의 인연이 없지 않다. 영화홍보차 대만에 왔던 배용준이 묵었던 방은 12층 총통방인데, 무려 280평 규모의 이 방은 배용준의 팬이었던 당시 원산대반점 회장 부인이 선뜻 제공했다고. 욘사마를 보기 위해 몰려온 일본팬들로 숙박비가 만만치않은 호텔 전체가 만원이었다고 하니, 그의 인기를 짐작해볼 수 있겠다. 가수 비 또한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하여 한류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호텔은 전망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매년 타이베이101 빌딩에서 하는 신년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명당자리로 꼽혀, 신년마다 불꽃놀이를 보러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끌시끌 열린도시, 타이베이 (한 장의 그림 지도, 박사) 2010.09

멋진 외관으로나, 속에 담긴 역사적으로나 의미가 깊었던 랜드마크. 이 호텔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윗 글은 13년 전인 2010년 9월에 쓰여선지, 대만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한류 열풍으로 반등하고 있을 때였던 거 같다. 아래 링크에서 <대만에서 한국 대중문화> 등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 대만에서의 한국의 인기는 한류 열풍을 타고 상승하는 면이 있다.

 아무튼 다음에 타이베이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곳에서 숙박해 볼 계획도 생겼을 정도로 참 멋졌던 곳.


송산공항을 거쳐가면서 보였던 타이베이에서 가장 높은 또 하나의 랜드마크인 101타워(TAIPEI 101)

오전에 날씨를 보면서는 먼저 가려던 예류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여 지우펀 & 진과스 쪽으로 먼저 갔다. 위의 지도를 보면 예류로 먼저 가는 게 이동상 효율적으로 보이나, 날씨 또한 잘 참고해야 하는 점도 큰 것. 결과적으로 모든 여행지에서 날씨가 괜찮았으므로 가이드님의 판단과 선택이 옳았다.


지우펀으로 들어가는 산속의 도로. 높은 산속에 위치한 것을 알 수 있다

산속으로 올라가는 도로에서 종착지가 진과스이고, 그 아래쪽에 지우펀이 있어서 지우펀에 먼저 들어갔다. 지우펀은 개별 여행 때 자세히 적은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 듯.

같은 장소로 부모님과 여행을 왔는데, 저번에 혼자 여행 왔을 때랑 느낌이 참 달랐다. 특히 이곳이 배경이 된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내가 인생영화로도 꼽는 명화라고 생각해서, 부모님께 시청을 권해드리기도 했었는데 그게 와닿는 재미도 있으셨을 터. 여기서 30여 분 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웬만한 내용을 다 아는 엄마는 더 둘러보기보다는 가이드님과 쉬면서 필요한 설명을 듣는다고 하셨고, 모험심 많으신 아버지는 근처를 더 둘러보길 원하셔서 내가 안내해 드렸다. 난 전에 방문한 경험으로 사진이 잘 나오는 몇 스폿으로 아버지를 안내했고, 아버지는 즐겁게 사진을 찍곤 하셨다. 이렇게 부모님과 여행할 땐 어머니와 아버지 각 취향에 따라 맞춰드리면 싸울 일이 거의 없다. 억지로 어머니를 데려갈, 아버지를 쉬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

지우펀 지산제(Old Street) 상점인 <아란 차오즈궈>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했던 대만식 떡

간식으로 먹기 좋은 대만식 쫀득한 떡을 파는 상점. 혼자 여행 때 이 떡을 먹은 내용이 있는데, 지나가다 상점을 발견했다. 작은 떡 하나가 20위안(800원 정도)이고 쑥 등으로 빚은 떡 안에 고기, 팥 등을 넣어서 판다. 저번에 대만 친구에게 받아서 먹어본 거는 고기완자 맛으로 괜찮았는데 비릴 수도 있어 호불호가 있다고 하니, 구글맵에서 후기들을 보고 괜찮으면 한 번 맛보셔도 좋을 듯. 팥과 녹두는 달아서 무난하다는 평이 있다.

A-Lan Salty Grass Mochi · No. 90, Jishan St, Ruifang District, New Taipei City, Taiwan 224

이후 약속시간에 맞춰 도로 쪽 버스정류장에 집결, 차에 탑승 후 위쪽 진과스 정류장으로 15분쯤 올라갔다.

혼자 여행했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진과스의 <금광박물관[金瓜石]>. 대만의 일제강점기 시절, 황금이 발견된 마을로 징용된 대만인들의 역사가 서려있는 것을 박물관으로 기념화한 곳.

<광부 도시락>의 식사로 상업화하여 판매하는 상점들이 주변에 몇 곳 있었다

한국 방송인 <꽃보다 할배; 대만 편>에서 이 광부 도시락이 나와 더 유명해졌다고. 이렇게 큰 덩어리의 고기를 밥, 그리고 채소 등을 넣어 도시락으로 줬는데 꽤 든든한 식사였다. 여행상품에 포함돼서도 괜찮았고, 값이 만 원 이하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알차게 잘 먹었고 부모님 또한 잘 드셔서 좋았다. 김치도 나온 것을 보니 역시 단체 관광객의 힘이 꽤 컸고,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가기에 김치를 또 준비했겠거니 싶었다.

일본과 같은 한자 문화권이기도 하고 건립 당시 일제 식민지 영향을 받아선지 멈춰 선 이 역을 봐도 일본이 떠올랐다


이후 예류 지질공원으로 가는 길에 본 예류 주변 풍경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예류 지질공원; Yehliu GeoPark>에서 압도적으로 유명한 건 16번의 <여왕 바위>
이 여왕 바위를 찍으려고 다들 경쟁

30여 분 정도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난 이따금 부모님의 사진을 찍어드리느라 바빴다. 어머닌 너무 안 찍으려 하시고, 아빤 막 찍으려 하셨는데 이런 반대의 성향을 가지신 부모님을 케어할 수 있는 것 또한 보람이라면 보람이었다. 두 분의 기분에 맞춰 해달라는 대로 해드리면 되는 성격을 가진 나였기에. 이런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었는데, 그런 점에 비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찍 둘러보고 나온 후 공원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망고 셰이크 & 밀크셰이크 & 커피로 당 채우기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도교 문화권인 대만답게 산 도로 곳곳에서 영령을 기리는 것으로 보이는 사찰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이후 1시간쯤 걸려 스펀(Shifen)으로 이동하니, 차창 밖으로 천등이 여럿 날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난 전에 이 근방 마을인 핑시(Ping xi)로 갔었다.

천등을 날릴 때 등에 적는, 의미하는 색깔과 내용들(번역본) - 대만인들의 풍습 방식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천등에 소원을 적어 날려보내는 상품이 인기

이곳에 도착하면 보통 4인 1조로, 한 빨간 천등에 4면으로 소원을 적게 한다. 그리곤 조마다 담당 직원이 나와 사진과 영상을, "하나 둘 셋" 등의 한국어까지 외쳐주며 정성스레 찍어준다. 서비스가 꽤 훌륭하다. 엄마는 그 짧은 시간에 우리 가족 및 개개인의 바람을 다 적으셨고 아빠와 나 또한 빈 공간에 우리의 바람도 적었다. 특히 아빠가 적으신 건 '로또 대박!'. 로또 복권은 사지도 않으시는 아빠의 유머에 엄마와 난 또 빵 터져 웃으면서 그렇게 희망차게 천등을 날려 보냈다. 이 스펀 여행은 특히 엄마가 만족해하셨다.

스펀 천등날리기
스펀 흔들다리에서 찍은 스펀마을 풍경
이후 방문한 과자 쇼핑센터
대만 명물인 파인애플 케이크인 펑리수 및 판매 상점 정보 <이지 시티 타이베이>


불고기 특식 한식의 위엄.jpg

어르신들이 있는 여행에서는 하루 최소 1끼 이상의 한식이 필요하다. 한식은 어떤 메뉴도 대체로 탄수화물의 밥과, 고기류의 단백질 및 지방, 채소류의 무기질 및 비타민이 골고루 구성되고 조리 상의 방식 또한 끓이거나 볶는 등으로 위생적이기에 맛과 영양 및 위생적이기에 전 세계 어디에서 먹어도 한국인 또한 외국인에게까지 인기를 뻗어가고 있다고 난 생각한다. 물론 이때도 부모님은 식사를 잘하셨다. 이러면 아들은 안심이다.


좌 - 음식점 근처의 시내 풍경. 우 - 타오위안 시내 풍경
대만 주거지에 대한 단상

앞에서 짧게 언급했지만, 사면이 바다인 지형의 특성상 태풍과 지진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잦은 대만 타이베이에는 고층 건물이 대단지로 모여있지는 않아 보였다. 대단지 아파트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위의 왼쪽 사진에 레지던스 건물로 보이는 높이 정도가 높은 편이었고, 보통은 위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낮은 건물이 대부분이었다. 이 대만의 지형 및 환경에 따라선 지 대만의 인구밀도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이렇게 건물을 짓고 사는 것이 이들에게는 최선의 방도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녁 9시가 넘어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귀가한 후, 부모님껜 먼저 씻고 쉬시라고 하고 난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음식과 지인들 선물을 사러 다시 바로 나갔다.


대만 까르푸 쇼핑 목록 추천 <네이버블로그 - 여행하는 그림쟁이 나봉순>
PX 마트가 대만에서 규모로 상 정도
프랑스발 까르푸가 24시간 영업인데 규모는 중상 정도

당시 저녁 9시가 넘었었고, 구글맵으로 주변의 대형마트를 찾아보니 몇 곳 나왔는데 그중 10시쯤 닫는 먼 곳의 PX 마트부터 가서 직원의 추천을 받아 몇 품목을 샀다. 이후 돌아오는 길에 호텔 근처에 있는 까르푸에 들러 품목을 둘러보고 음료 및 아버지께 드릴 시원한 맥주와 쥐포 등 나머지 몇 제품을 샀다. 그리고 돌아와선 부모님과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보내는 시간. 대화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중요한거다. 그날 역시 여행 이틀 차의 찐 행복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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