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는 월급을 줍니다.
맨 처음 지금 유학 중인 학교를 방문할 때 비행기 티켓은 왕복 150만 원 (대한항공 기준). 지금은 340만 원이 훌쩍, 아무리 저렴한 항공사를 타도 250만 원.
뭐 그래도 한국이야 어쩌다 한 번 가지만, 매달 감당해야 하는 물가를 생각하면 눈물이 주룩. 코비드 때였던 2020년 930 달러로 시작하던 방 하나 딸린 집이 지금은 1500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때 영끌해서 집을 샀어야... (껄껄 박사)...
2006년 학부 때 잠시 처음 미국 생활을 할 때는, 팁도... 5%부터 시작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18%가 기본 값이 되어 버린 현재.
한국에 얼마 전 Five guys 햄버거가 들어갔는데 이것저것 하면 2만 원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사실 여기도 마찬가지다.
풍성하게 먹겠다고 베이컨에 치즈 얹어먹으면 $12, 음료는 $4 프라이는 제일 작은 게 $ 4.7. 한국이 더 싸다... 계산할 때 카운터에서 적어도 팁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안 보이지 않는가? (아니, 분명 셀프서비스인데...?)
요는, 버거 하나 먹어도 $20이 넘어가고, 학교 카페테리아도 적어도 한 끼에 $12 썩은 내야 한다. 한 끼씩 매일 사 먹으면... 식비만... 해도 $600이 넘어가는 것. 그렇다고 1일 1식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러면 어떻게 사느냐?
요리를 직접 해야 한다. 그렇다. 나는 요리를 한다.
물론,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시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그나마 좀 베리에이션을 두고 사는데, 요리를 못하거나 하기 싫어한다면, 유학 생활이 좀 퍽퍽할 수 있다. 매일 샌드위치만 먹을 수는 없고.
다행인 건, 식료품점의 물가는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올라가거나 높아지진 않았다. 두부 한 모에 2불 정도면 살 수 있고 샐러드 큰 봉지 하나에도 3불이면 산다. 그래서 음식을 해 먹는 게 가장 절약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다행인 건, 트레이더조나 그로서리에 한국 제품들이 좀 있다.
김밥, 떡볶이, 잡채, 파전, 삼겹살 등등... 김밥이나 잡채는 저렴하기도 하고, 전자레인지에 바로 돌려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라 점심 도시락 대신 종종 먹는다.
한국에서도 혼자 산다면 항상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데, 유학생활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한국생활이 그립고 부러운 건 밥 하기 싫을 때 적당히 분식집이나 주변 식당에 가서 한 끼 때우면 되는데, 미국 유학생활은 참 그러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큰 곳은 그런 불편한 부분이 적지만, 팁이나 물가를 고려할 때 그렇게 매일 가서 먹을 수 있는 형편은 되기 어렵다는 것.
유학을 처음 결정할 때의 허들은 항상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 것이며, 생활비는 어느 정도 감당해 낼 수 있을 지다. 물론, 학교에 따라 과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재정지원이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박사지원 도중에는 잘 알지 못하는 숨어 있는(?) 장학금과 지원받을 수 있는 루트가 생각보다 많다. 물론 풍족하게 살기는 어렵다. 빠듯하게 나가는 생활비 때문에 사고 싶은 걸 마음껏 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음식을 줄이는 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고민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디서든 마찬가지일 듯하다. 삶의 과정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성취와 재정적 안정을 이루지 않았다면, 언제나 고민하는 문제가 아닐지.
물가가 오르면서 밖에서 음식을 사 먹을 때 살짝 줄여본 습관이 있다. '음료 안 마시기.' 음료 한 번 주문하면 밥 값의 1/3 이 들어가니 말이다. 이런 소소한 실천도 나름 재밌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면서 진짜 내가 필요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기회가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