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이혼녀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음. 왜지? 너무 구시대적 발상인데. 도통 이해할 수가 없네. 그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내 얼굴에 주먹질을 해 이혼 소장을 받고 집에서 쫓겨난 주제에, 마치 대단한 약점이라도 잡은 양 사람들에게 나랑 소송 중이라는 이야기를 퍼트리고 다녔다. 그래서 이유를 물으면 그 이상은 비밀이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한다. 본인의 엄마가 이혼녀 꼬리표가 두려워 입대 전까지 자기를 아빠한테 침대에 처박힐 정도로 두드려 맞도록 방치했기 때문인건가?
전화를 한두 번 받은 게 아니다. 그 이야기를 소상히 전해들은 나는, 연락 주신 분들께 올바르게 알려주었다. 응, 이건 성격 차이가 아니라 그가 100% 유책이며, 그가 나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했고, 6개월 넘게 생활비도 주지 않으며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개 쓰레기인데다, 혼자 내조하며 해외 연수까지 보내준 동안, 고추를 주체할 수 없어 바람까지 난 지저분한 놈이고, 입만 열면 접신한 듯 거짓말만 뱉어내는 갱생 불가의 금수이기 때문에 내가 애들이랑 잘 살기 위해 <재판 이혼> 을 한다고.
그런 통화를 몇 번이나 했을까. 응, 나는 뭔가 와닿았다. 아... 얘, 이혼 소장 받은 거. 되게쪽팔리구나? 본인 입으로 말은 못 하고, 겹지인들에게 선수치듯 내가 문제가 있는 것 처럼 얘기하는 걸로 다 됐다,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얍삽하기 그지없고만.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추악한 내면이 드러나는 것이다. 나는 그걸 해야만 하는구나. 그래. 만약 1:1로 나눈 모든 대화를 명예훼손으로 걸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모든 판사/변호사/검사님들은 평생 퇴근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웃긴 건, 바람을 피운 게 수치인 줄은 안다. 근데, 방향이 잘못됐다. 수치니까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발악한다. 근데 어쩌지? 이미 드러난 게 너무 많아. 수습이 안 돼.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에서 베스트는 용서를 비는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용서를 빌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였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애초에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애들을 내팽개치면서까지 불륜을 저지르고 아내 얼굴에 주먹을 갈긴 것이다. 그러고 기회가 수 차례 있었음에도 용서를 빌기는 커녕 나를 때린 적도 없다고 하는 인간이고, 추악한 진실을 덮기 위해 더한 거짓말만을 늘어놓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니 그 사람들에게도 나에게 쭉 그랬던 것 처럼 접신한 듯 거짓말 하기 바빴다. 그러면서 입만 동동 살아, 진실은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당당하면 답변서 재판 하루 전 오후에 내지 말고, 또 판사님이 요청하신 거 기일에 좀 맞춰 내. 소명할 예정이라며. 기일 지났는데 아무 것도 안 내더라? 되지도 않는 유명세 이용해서 언플 그만하고. 너 판사님한테 계속 찍히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