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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송 Sep 06. 2024

변호사요? 잘 골랐다고 생각해요.

가정폭력, 바람.. 지독하게 뻔뻔한 유책과의 소송일지 (11)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그 중에 나쁜 사람도 좋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쁜 사람이 누구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으며, 좋은 사람 또한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일 수 있다. 그러나 도덕적인 기준에서 몇 가지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분명히 존재한다. 변호사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변호사님을 선임하기 전에 총 5군데의 변호사 사무실과 상담을 거쳤다. 2곳은 무료 변호를 해주는 곳이었고, 2곳은 유료 수임료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1곳은 선임 안 할, 변호사 지인.



무료 변호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그러나 아이의 양육권을 다투어야 하고 재산분할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유료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소송을 시작하면 조정이든, 협의든, 전쟁이든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 걸린다. 어차피 피말리는 싸움이 될 것이니 바라는 결과에 도움이 될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친한 친구는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끼면 안 되는 돈이, 변호사 비용이래. 더 글로리에 나와" 그렇구나. 얼마가 적정선인지 모르니 변호사인 후배 남편에게 직접 물었다. 아, 그 정도 합니다. OK.



나는 우리 스승님의 5년 짜리 소송을 곁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 질겼다. 모든 것이. 3심 까지 갔나. 그 와중에 많은 사람이 떠나갔지만, 또 돌아온 것도 봤다. 그리고 우리 스승님은 늘 변호사 사무장 뒤를 쫓아 다녔다. 사무장은 옷은 번드르르하게 입고 말은 아주 잘 했지만, 글쎄. 사무장은 변호사가 아니다. 요즘에는 변호사들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정보가 많다. 거기서 얻은 정보로는, 요즘에는 사무장이 있는 곳 보다 대표 변호사가 직접 연락을 받고 사건을 진행하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했다.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이혼전문, 형사전문, 가사전문 변호사가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내가 증거들을 정리하면서 변호사는 진짜 세상에서 가장 지저분한 일들을 포장해 처리해야만 하는, 감정적으로 힘들 직업임을 알게 되었다. 상간소에 관해 지금 완전 나는 준 전문가인데, 앞으로 만약 연애를 하게 된다면 반드시 등본을 떼오라고 해야지, 그런 생각도 했다. 진짜 억울하게 상간녀가 되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도 존재하니까. 물론 내가 상간소를 걸고 소장을 받을 대상은 제외.












많은 자료들을 보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변호사님들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리고 사무를 보시는 분들이 미혼이라면, 나만 이런 거 보내는 게 아닐 텐데. 과연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과연 결혼이라는 게 하고 싶어질까? 그리고 변호사는 무조건 MBTI가 T여야 한다. T가 아니라도, T인척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 법학과에 간다고 해서 다 변호사가 되는 게 아니고, 변호사 자격증이 있다 하더라도 멘탈이 정말 강하지 않으면 변호사로 먹고 살 수 없을 것 같다. 못 해, 절대.



우리 변호사님은, 무섭다. 나를 통제한다. 돈을 주고 선임한 것과 완전히 별개로, 우리 변호사님은 나를 완벽하게 조질 수 있다. 상황파악이 빠르고, 선 알려주시고 넘으면 혼난다. 한 번 말 한 거 또 말해야한다?.. 와, 묵념. 질문해야 하지 않을 질문이 튀어나오면 하, 하고 웃으시면서 예를 들어.. 라면서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할 말이 없게 하신다. 나 어디 가서 조져지는 사람 아닌데, 나를 이렇게 완벽히 조진다고? 이 실력으로 법정에서 자근자근 조져버릴 거 아닌가.. 너무 믿음직스럽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친절 쏘스윗)



그래서 내가 우리 변호사님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결정적으로 뭐였나면, 음. 내가 남편한테 맞았을 때 이뤄져야 할 처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었고, 나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만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보통의 변호사들은 무조건 방문 상담을 요청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분은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씀드리니 바로 OK, 그리고 30분의 무료 전화 상담을 아주 영양가 있게 해 주셨고, 이 분이 말씀했던 단 1가지의 단어를 경찰서에 이야기하니 5분만에 일이 진행되었다. 그게 끝이었다.














전화 한 통.

심지어 무료 상담 30분에 다 해결.



아하. 그러면 선임했을 경우 더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당한 돈을 받으셨다. 형사고소, 이혼소송, 그리고 상간소. 가압류. 피해자보호명령. 변호사가 베프인 지인은, 니가 거기에 부은 돈이 많으니까 잘 해주는 거야. 그니까, 믿지 마. 변호사는 다 돈무새야. 라고 했지만 글쎄 예민한 내가 느끼기에 꼭 그렇지만은 않은 거 같아. 에피소드가 몇 개 있거든. 그리고 내가 굳이 해야 하나? 싶은 걸 알아서 진행하셨는데, 결과는.. 진짜 꼭 필요한 거였다. 안 했으면 큰일날 뻔. 많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앞을 내다보고 계셨던 거다.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봤을 때. 어, 잘 하시는 분 맞아.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변호사님의 "저는 혜송씨 말도 안 믿어요" 라는 말씀이었다. 와, 대박. 내 변호사가 나를 믿지 않는대. 대박. 왜냐면, 우리 남편의 경우 남편의 말을 믿고 남편 시야로서 사건을 진행하면 그야말로 변호사가 재판가서 완전히 ㅈ된다. 실제로 그렇고. 우리 변호사님은 나를 안 믿는다. 자료 보내면 사무소 측에서 판단해 버릴 거 버리고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하셨다. "내 입장과 견해는, 일을 하는 데 방해 되니까 필요 없다"고 하셨다.










내가 이렇게 변호사님 몰래 브런치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사실 완전한 의미의 승소를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혜송 씨. 소송에 방해 돼요. 브런치 하지 마. 하시면 그 때부터는 못 하겠지. 나 변호사 님 말 들어야 하니까. 근데 딱히...? 내가 불륜사실 안 후, 상간녀 때문에 이렇게 처 맞았는데, 얘도 좀 맞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서울 가서 상간녀 좀 XXX도 되냐고 여쭤보니까, 대답은 "음.. XXXXX 거기까지 할게요" 였으니. 변호사 경력이 몇년 차인데. 어차피 하지 말라고 해도 할 인간은 하고, 뜯어 말려봤자 소용 없으니 답이 저렇게 나오는 것이겠지. 변호인으로서 역할은, 수임자가 말도 안 되는 질문.. 음. 어쨌든 물어 봤으니 선을 알려주는 것이니까.



전화를 걸면 꼭 회신을 해주시고, 궁금한 부분은 해소해 주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무실 직원분들은 전화통화만 해봐도 알 수 있다. 빠릿빠릿함을. 모든 구성원분들이 내가 챙기지 못한 부분까지 "나를 믿지 않고" 다시 꼬집고 뜯어 확인해 문서화한다. 돈 많이 버셨으면 좋겠다. 심리상담은 심리상담소에서 받고, 변호사님은 내 하소연 듣고 감정 들어주실 시간에 서면 하나 더 쓰셔야 하고, 재판 가셔야 하고, 사건 파악 해야하고, 신규 사건 상담 하셔야 하고, 뭐 그렇다. 그녀는 일을 해야 하고 내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니 내가 추스려야 한다.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걸 도와주시는 게 변호인인 것 같다.












변호사를 찾을 일이 없는 인생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만약 변호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분야에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이혼전문 변호사라고 해도 그 안에서 승소율이 중요한지, 위자료를 우선으로 하는 변호인인지, 최대한의 양육비를 얻는 것이 목표인지, 재산분할을 많이 가져오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인지.. 다들 전문 분야가 다르다는 것도 소송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급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소송은 길고 많은 재판들 중에서 나의 재판은 중요해야만 하니 반드시 시간을 충분히 두고 변호사를 알아보고,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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