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부여된|재미 찾기 프로젝트

노란 감정 속의 초보 프리랜서 02. 동기 부여된(Motivated)

by 쏘스유


이번 글의 중심 감정 '동기 부여된(Motivated)'



프리랜서가 된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전보다 늘었다. 그와 동시에, 나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날도 늘었다. '쏘스유하우스(@sourceyou_house)'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직접 만든 브런치 사진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 과정이 재미있어서 맛은 물론, 멋까지 신경 써서 식사를 준비한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며 새롭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아무리 요리를 맛있게 만들어도, 플레이팅이 부족하면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브런치의 레시피를 연구하는 만큼, 멋지게 플레이팅 하는 방법도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고 있다.


요리는 인생을 닮았다. 요리가 '삶'이라면, 플레이팅은 '재미'가 아닐까? 재미가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지만, 재미가 없는 삶은 아무래도 허전하다. 내가 요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때 플레이팅을 얕잡아 봤듯, 과거에는 재미라는 가치를 무시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할 때, 나의 판단 기준 중에 재미는 없었다. "그거 하면 성적이 올라?", "그거 하면 취업이 잘돼?", "그거 하면 수입이 증가해?" 이런 질문들로 가득한 성장 과정에는 재미가 조금이라도 끼어들 틈이 없었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서적의 장르는 자기 계발서라고 한다. 오프라인 공간인 서점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인 유튜브에도 자기 계발과 관련된 영상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자기 계발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루는 채널들의 인기도 높다. 인스타그램에서 자기 계발 키워드를 검색하면, 무려 144만 건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자기 계발과 관련된 강연, 세미나, 커뮤니티, 모임 등 그 종류도 다채롭다. 나 역시 올해 30대를 위한 주말 독서모임을 운영했다. 공지를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4월부터 8월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독서모임을 진행했는데, 함께 한 모임원들 모두 자기 계발에 집중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거나 앞으로 원하는 분야와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발서를 선택한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의 현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지만,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책, 영상, 강연 등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다. 나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이 방법을 추구했고, 실제로 효과를 본 적도 많다. 변화할 때 스스로를 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듯,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분명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환경을 만들기에 앞서, 더욱 중요한 점이 있다. 동기에 '나'라는 존재가 빠져있으면,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자기 계발서 효과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부터 장르 자체를 비난하는 사람까지,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생각도 다양하다. 한때 나 역시 자기 계발서 무용론을 주장한 적도 있다. 마음속에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껏 기대를 품고 책을 읽었지만, 실제로 그만큼의 변화가 따라오지 않을 때에는 자기 계발서에 대한 실망을 느꼈다. 의욕으로 한껏 부풀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때마다 허탈함과 자괴감을 느꼈다.


하지만 무언가를 비난할 때에는 그에 앞서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자문해야 한다. '나는 책 속의 내용을 하나라도 실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는가.' 그리고 더욱 중요한 물음이 한 가지 더 있다. '내가 구축한 동기에 재미를 느끼나?'



재미없는 동기는 유통기한이 짧다.
그 동기는 외부에서 찾아왔을 확률이 높다.


스스로를 보채고 다그치며 살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해야만 옳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나 자신도 정확하게 알지 못했으니, 아마 그것은 외부로부터 온 동기일 것이다. 외적인 동기부여는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흐려진 마음의 틈으로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에게 재미라는 가치가 다가와서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마침내 재미와 손을 잡았다. 메말랐던 삶이 촉촉해졌다. 무채색이었던 인생이 총천연색으로 바뀌었다. 재미 덕분에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동기부여의 핵심은 재미였다. "A day without laughter is a day wasted."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은 웃음 없이 보낸 하루는 낭비한 하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음속 동기부여를 찾는 과정에서, 소홀하게 여기고 우선순위에서 뒤로 보냈던 재미가 결국은 정답이었다. 프리랜서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대부분 이 재미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나처럼 회사라는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가 그곳에서 뛰쳐나오기까지 한 프리랜서라면, 더욱 재미의 매력을 느꼈을 확률이 높다.


재미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의미한다. 재미라는 감정은 보통 내적인 동기에서 유발한다. 이 기분과 느낌을 더욱 자주 즐기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쏟게 된다. 그 시간이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재미를 얻기 위해 투입한 시간인만큼, 수익과의 연결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단계가 되면, 머리에서 변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언어가 먼저 입 밖으로 나온다. 재미 역시 생각을 앞선다.



재미와 친해지는 세 가지 방법
첫 번째 '간절함', 두 번째 '상상', 세 번째 '도움'


내가 재미를 만난 방법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간절함'이다. 고난 속에서 핀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도 있다. 나 역시 외적인 동기로 선택한 삶을 살며, 오랜 세월 동안 참을 수 없는 갑갑함을 느꼈다. 회사 생활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면, 나는 분명 지금 이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 속에서는 내가 인생에서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자율성과 성장성을 얻기 어려웠다. 억지로 버텨내는 동안,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점점 거세졌다. 답답한 마음을 풀 곳도 없고 용기도 없어서,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해소했다. 글과 관련된 활동은 나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활력이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약 9년 동안 꾸준히 지속하니, 점차 실력이 쌓이고 재미가 느껴졌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였다. 결국 잠을 줄이고, 책과 글을 즐겼다. 아마 회사를 다니지 않고 처음부터 글만 썼다면, 지금처럼 절실하지는 않을 것 같다. 회사 '덕분에'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만나는 두 번째 방법은 '상상'이다. 30년을 넘게 살다 보니, 모든 분야에 고수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재미와 만나기 위해서는 그런 고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잠시 거두는 것이 좋다. 그 대신 나에게 시선을 꽂고,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어떤 상상이 떠다니고 있는지 관찰하고 그 상상 속에 마음껏 올라타 본다.


눈을 감고 상상의 세계로 떠난다. 나는 종종 내가 쓴 글로 유명해진 모습을 상상한다. 나에게는 아끼는 구두가 있다. 신랑에게 프러포즈 선물로 받은 구두다. 구두 전체가 찬란한 은빛으로 반짝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나는 그 구두를 결혼식 당일 빼고는 한 번도 신지 않았다. 상상 속의 나는 바로 그 구두를 신고, 저자 강연회와 사인회를 하고 있다. 또각또각, 걸음마다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다. 또 다른 상상 속의 나는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있다. 올해 스위스로 신혼여행을 떠나며,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매력에 반했다. 일등석은 얼마나 더 멋질까? 그때부터 눈을 감고 매일 상상했다. 여러 나라들로부터 초청받는 작가가 되어서,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방문해야지.


매일 나는 신발장에 놓인 구두를 보고, 항공사 홈페이지의 일등석 비행기 사진을 들여다보며 상상 속의 나를 마주한다. 재미있는 상상을 할 때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상상 속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게 되고, 글을 한 줄이라도 더 쓰게 된다. 상상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돈도 들지 않으니 마음껏 해도 좋다.


가장 힘주어 말하고 싶은 마지막 방법은 '도움'이다.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닌,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는 동기부여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머무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홀로 외롭게 고군분투하며 온라인 세상을 유랑했을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과 생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프리랜서 감정 처방전> 브런치 북을 통해, 단 한 명의 프리랜서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힘들어도 매일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여행 블로그 역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다. 인스타툰을 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의 결혼생활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리며, 공감과 감동을 소소하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행복할 것이라는 용기도 주고 싶다.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는 구독자들의 댓글이나 반응을 볼 때면 즐겁고 뿌듯하다. 나의 사명이 이뤄질 때, 행복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을 확신한다.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예민하게 나를 관찰하고 생각을 더욱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프리랜서인데 마음속 동기가 약해져서 고민이라면, '간절함, 상상, 도움' 세 가지 방법을 통해 먼저 재미와 다시 손을 잡아보는 것이 좋다. 무엇이든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목적에 대한 간절한 마음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종종 흐려지기도 한다. 의지가 무너졌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내가 요가를 지속하는 이유는 재미있는 덕분이지, 스마트워치의 칭찬 때문이 아니다. 골프를 배우다가 그만둔 것은 SNS에 인증사진을 올리는 것보다 내 운동 취향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의 중심은 나에게 있다. 나는 어떤 것을 할 때 입꼬리가 씰룩씰룩 움직이는가. 어떤 것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게 빠져들었나. 내가 재미를 느끼는 순간들을 떠올린다. 재미는 나를 새로운 직업인으로 재탄생시켰고, 인생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한껏 동기 부여된 날들이다. 나는 오늘도 더욱 재미있게 살기 위해, 시간을 내어 재미 찾기 프로젝트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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