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예비확진자] Ep.10 닮은 사람

엄마아빠 그리고 나

by 드림캐쳐

어버이날

어머니와 아버지의 날.

어버이날 당일에 부모님과 함께하지 못한 지는 꽤 되었다.


어릴 때 내게 5월은 어린이날에 선물 받는 날이었고

어버이날엔 카네이션과 편지 한 통 드리면 되는 그런 달이었다.

성인이 되고선 5월은 빨간 날이 많아서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날이 많은 달이었다.

30대가 되고선 어느 날 문득,

'앞으로 부모님을 뵐 날이 몇 번이나 될까'라는 궁금증이 들었고 횟수로 세어본 적이 있다.

생일, 어버이날, 명절을 포함해 1년에 최소 5번 무리하면 6~7번.

이렇게 최대 30년을 잡아도 생각보다 적은 횟수에

엄마, 아빠를 보는 시간은 1분 1초가 귀하게 느껴졌다.



올해는 내가 고향을 내려가지 않고 부모님이 우리 집을 방문했다.

아빠는 은퇴 후 무기력증을 앓고 있고

엄마는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하며 활기차 보이지만

평생을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던 엄마의 얼굴에서 이제 나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작년 가을에 다친 곳이 올해 봄이 되어도 성하지 않은 모습을 보니 부모님의 나이 듦이 실감 나서

이번엔 무리한 여행 계획을 짜지 않았다.

그저 우리 집 근처를 구경하며 여유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그래서 거의 매일 혼자 걷던 거리를 이번 연휴엔 부모님과 함께 산책하며 소소한 대화를 나눴다.

집으로 돌아와선 챗gpt 사용법을 부모님께 알려드렸다.

엄마는 각종 정보를 손쉽게 찾아보며 재밌어했고

아빠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사진을 아빠가 좋아하는 화풍으로 바꾸는 것을 알려주니 즐거워했다.





베란다에서 집앞을 찍은 사진을 고흐풍으로 노부부가 산책하는 모습을 고흐풍으로 변환하고선 아빠가 본인들이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와 아빠는 그림 취향 뿐만 아니라 예쁘다고 느끼는 순간까지 같아서 신기했다.

엄마, 아빠의 말과 손짓, 발짓 속에서 가끔 내가 보였다.



부모님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날 밤

아빠와 단둘이 집 앞을 산책하다가


다음에 아빠가 태어나면 아주 부자로 태어날 테니 그때도 내 딸이 되어줘

라고 아빠가 말을 했다.


그래! 그때도 재밌게 놀자!!

라고 내가 대답했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물이 새어 나올까 봐 그땐 차마 말로 전하지 못한 내 마음을

어버이날 인사와 함께 카톡으로 보냈다.



엄마와 아빠는 서로가 좋아서 선택한 사람이지만

자식과 부모는 서로의 기호에 따른 선택이 아니다.


만약에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아빠를 내 아빠로 선택하고 싶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