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시&노트

by 여상

[김밥]


당신의 수다스러운 이야기를

두부인 듯 자르고 나니

단면이 참 예뻤다


나이테 같기도 하고

맛깔난 소시지 같기도 하고, 김밥이던가


별 것도 아닌 별 같은 사연

밤이 새도록 종알거릴는지


쓱, 썰어보면 웃기는 만화같이

아이들 그림처럼 천진하고

전래 동화처럼 뻔하고 슬픈

깨알 같은 이야기들


정리할 수 없어서,

누군가 잘라 주어야 겨우 말이 될 법한

끄뜨머리가 어수선해서

스스로는 끝내지 못할 이야기


어깨 으쓱이는 자부심

윤기 반짝이는 눈빛

이것저것 속내로 채워

탄탄하게 말은 건 김밥이었던가


품위 있는 검은색 드레스 속에

제 맛대로인 기다란 사연들

중간에 잘라야 어여뻐지는

가끔 별들을 톡톡 뿌려 주면서




김밥04.PNG


note


김밥과 당신의 수다는...

맛있다.




#김밥 #수다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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