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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Mar 23. 2024

Interlude: 보내지 못한 편지

망각

Dear...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 보곤 했습니다.

만일 이 세상에 저라는 존재가 없다면 어떤 감정일까라는 멍청한 생각말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데 감정을 느낄 수는 없을 테니까요.
어쨌든 그렇다면 세상이란 존재도 무의미하겠지요.

하지만 세상은 무심하게도 저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아니, 애초에 기억조차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여전히 세상은 그 누구에게도 무심하게 존재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어리석은 위안과 평안함을 저 스스로 얻고 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스스로 하고 있는지는 묻진 말아 주세요.
저도 알지 못하니까요.

랠프 월도 에머슨의 '너 자신을 누구에겐가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라'라는 명언이 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약한 제 자신을 마주 보게 되네요.

그럼에도 깊은 잠에 들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를 시작하겠죠.
마치 망각의 시간을 걸었던 것처럼...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던 잠 못 이루던 새벽으로 가는 길목에서
From...



Pablo Ziegler - Oblivion (2018년 음반 Solo)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Pablo Ziegler 하면 많은 탱고팬들에게는 Ástor Piazzolla의 정규 멤버로 더 기억될 것이다.

1978년부터 1989년까지 그와 오랜 기간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Ástor Piazzolla가 건강상 문제로 은퇴하지 않았으면 더 오래 하면서 멋진 연주를 보여주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자신의 솔로 활동을 통해서 탱고라는 음악에 대한 깊은 내공을 보여주며 그래미상을 수상하기까지 했으니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매력적인 연주와 작곡, Ástor Piazzolla와 활동하면서 체득한 모든 음악적 역량을 자신의 음악 영역 안으로 갈무리하며 여전히 자신의 음악적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자신의 오리지널과 Juan Carlos Cobián 같은 자국의 탱고 뮤지션의 작품들을 솔로로 펼쳐내고 있는 이 작품에서 Ástor Piazzolla의 'Oblivion'은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인 연주를 펼친다.



Label: Steinway & Sons

Title: Sole

Released: 2018


Pablo Ziegler -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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