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Apr 08. 2024

남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자신을 숨기는 사람

가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못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뒷담화가 아니더라도 항상 그 사람의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이야기 또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나에게 한다.


그러면서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이런 일이 있더라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그 사람을 깐다거나 욕을 하는 뒷담화는 아닌 거 같으면서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애매하다.

그러면서 왜 그런 이야기를 나한테 하는지 의문이 생길 때도 있다.


근데 이상한 건 그 이야기가 나름 재미있다는 것이다.


물론 MSG를 좀 쳤을 것이고...


그런데 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나의 어떤 이야기도 다른 누군가에게 전파될 것이라는 것은 파악할 수 있다. 

거기에 MSG가 역시 쳐질 것이라는 것도 눈에 보인다.


이것도 페르소나라고 봐야 할까?


나는 그것보다는 자신을 숨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무엇이 그리 떳떳하지 못한 것일까?




자주는 아니고 아주 가끔 잊혀질 만하면 바에 들리는 U는 나름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쓰든 누군가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날도 역시 U는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주문을 한다.


"바스키아. 오늘도 시원하게 한잔 말아주면 좋겠어~"


"U. 잘 지내셨죠?"


"물론이지! 그나저나 내 친구가 참 걱정이야!"


"친구분이 혹시 다치시기라도 하신 건가요?"


내 얘기 좀 들어봐 봐!
몇 년간 좋다고 따라다닌 여자랑 결혼을 한 친구가 있거든.

그런데 충격적인 건 그렇게 좇아 다녀놓고 선 바람을 피우더군.
우연찮게 다른 여자랑 차를 타고 어디를 가는 걸 보게 돼었네.

그래서 그 녀석을 추궁했지.
바람피우는 게 맞더군.

더 충격적인 건 말이야.
아내가 먼저 바람을 폈다는 거야.

맞바람을 피고 있는 중인데 서로 알고 있다고 하더군.
곧 이혼하게 생겼으니 걱정이 된다는 말일세.


"음. 아내가 먼저 바람을 폈다면 이유가 있을 거 아닌가요?"


"그거야 나는 모르지. 부부사이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알게 뭐람!"


"친구분이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그냥 그렇게 놔두시는 아닌 거 같아요."


"바스키아.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중간에 중재자로 나서야 하는 거 아닌지 싶네요. 그런 상황이라면 이혼을 빨리 하는 게 서로가 더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서로 맞바람 놓고 있는 걸 보고만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서요."


"놔둬. 재미있는 상황이 아닌가? 뭐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나저나 한잔만 더 부탁하네."


그렇게 U는 그렇게 한잔을 부탁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웃고 있었다.



Perico Sambeat - I Cover The Waterfront (2011년 음반 Baladas)


나는 솔직히 그 친구분이 U의 친구가 맞을까 생각을 했었다.

남의 불행을 생각하고 담배를 피우며 웃는 U의 모습을 보고 그 순간에는 소름이 끼쳤기 때문이다.


U는 한 번도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준 적이 없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마치 이야기꾼처럼 재미나게 들려줬다.


처음에는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해서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이야기 이후 나는 결코 다른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들을 수 없었다.


바텐더를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 사람은 U가 유일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끔은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유 든 간에 본인 자신에게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길 바라며 건배!



스페인 출신의 색소폰 주자 Perico Sambeat을 알게 된 것은 2000년 초반 FSNT레이블의 음반들이 국내에 소개되면서였다.


특히 Brad Mehldau와 함께 했던 두 장의 <New York-Barcelona Crossing>나 Brad Mehldau, Mark Turner와 함께 했던 <Ademuz>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를 좋아하게 된 경우이다.


이 음반은 2011년에 발표된 음반으로 발라드를 연주한 작품이다.


그중에 'I Cover The Waterfront'은 특히 Billie Holiday, Frank Sinatra가 부르면서 많은 인기를 얻은 재즈 스탠더드 곡이기도 하다.


원래 이 곡은 영화화되기도 했던 Max Miller의 소설 'I Cover The Waterfront'에 영감을 받아 Johnny Green이 작곡한 곡으로 Edward Heyman이 가사를 붙인 곡이다.


Johnny Green은 그 유명한 'Body And Soul', 'Out Of Nowhere'같은 수많은 명곡을 남긴 작곡가이자 영화 음악감독,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Label: Nuba Records

Title: Baladas

Released: 2011


Perico Sambeat - Alto Saxophone, Soprano Saxophone

Bernardo Sassetti - Piano

Albert Sanz - Piano on #2, 4

Javier Colina - Bass

Borja Barrueta - Drums

이전 24화 억지보다는 자연스러움으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