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United States vs. Billie Holiday
몇 년 전 국내 뭐 프리미엄 자동차 광고에서 캠페인 같은 대규모 콘서트에 참여하면서 그 광고를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R&B 가수인 Andra Day, 안드라 데이를 기억하실 수 있다.
그녀의 곡 중 City Burns라는 곡은 또 국내 화장품 광고에도 삽입되기도 했는데 오늘 소개할 영화는 그런 그녀가 주연으로 한 2021년 영화 <The United States vs. Billie Holiday>이다.
원제는 저렇고 국내에서는 그냥 <빌리 홀리데이>로 소개가 되었는데 원제가 참 의미 심장하다.
미합중국과 빌리 홀리데이의 대결이라...
그래서 원래 제목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부분을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영화를 보면 빌리 홀리데이의 활동과 몇몇 활동 비화를 담고 있지만 실상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종차별과 관련된 내용들이 상당하다.
아무래도 그녀의 어린 시절인 20년대가 잠깐 나오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던 30년대 후반에서 그녀의 사망 시점 이전인 57년 사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도 묘한데 바로 그녀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인 Strange Fruit가 그 시발점이 된다.
이 곡의 유래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Abel Meeropol, 에이블 미러폴이라는 시인이 쓴 시가 근간이 되는데 이 시인은 아예 여기에 곡을 붙이게 된다.
이상한 열매라는 것은 당시 인종차별로 백인에 의해 흑인들이 린치와 구타를 당하고 죽임을 당해 나무에 목이 매달리는 일들이 빈번했다고 하는데 멀리서 보면 그것이 바람에 흔들리는 이상한 열매처럼 보인다는 것을 굉장히 섬뜩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 곡의 인기로 백인들의 반발과 고발, 음모등이 난무하면서 FBI는 그녀를 마약과 관련해서 체포하려고 하려고 기를 쓴다.
이때 지미 플레처라는 흑인 FBI 요원이 빌리에게 접근한다.
좋아하는 척하고 그녀를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 빌리의 뒤통수를 한 방 치고 그녀는 1년간 감옥에 투옥이 된다.
하지만 나날이 갈수록 인기를 얻게 되는 그녀는 카네기 홀에서도 성대한 공연을 치른다.
빌리의 뒤통수를 세게 쳤던 지미.
하지만 지금 하는 일에 회의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백인들이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빌리의 공연을 찾아가는 지미와 빌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근데 이거 불륜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빌리를 위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결국에는 지미 곁을 떠나는 빌리.
이걸 애절한 사랑, 슬픈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불륜을 끝내겠다는 빌리의 의지로 생각해야 하나?
어질어질한데 어쨌든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마약에 이미 찌들었던 빌리는 결국 병원 신세를 진다.
끈덕지게 어떻게 해서든 빌리를 무너트리려는 FBI.
잘 알려진 대로 그녀는 그렇게 1957년 7월 17일 향년 4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실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 좀 난감하다.
뭔가 당시의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빌리 홀리데이의 문란한 사생활까지도 적나라하게 표현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사실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문란한 사생활과 마약에 찌든 빌리 홀리데이의 문제인가 - 마약 문제로 귀결 - 아니면 당시의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인가?
기억에 남는 건 안드라 데이의 멋진 연기와 노래뿐이라는 것도 좀 거시기하다.
난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곡으로 Lady Sings The Blues를 꼽는다.
창녀였던 엄마 따라 창녀 생활을 하다가 노래로 인기를 얻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지만 인종차별과 마약이라는 벽에 고통을 받는 빌리 홀리데이의 삶.
그럼에도 노래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56년 음반인 <Lady Sings The Blues>에는 Strange Fruit도 수록되어 있다.
2015년 그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 중 하나가 바로 José James, 호세 제임스의 음반 <Yesterday I Had The Blues: The Music Of Billie Holiday>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곡이자 그녀를 대표하는 곡인 Strange Fruit를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영화에서 그녀는 마약으로 두 번이나 감옥을 갔다 오게 되면서 뉴욕시의 클럽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카바레 카드라고 클럽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허락하는 허가증이 있었는데 위 사유로 발급이 되지 않자 좌절하던 그녀는 당시 Clef Records의 주인장 또만 그랜츠, Norman Granz를 만나면서 재기에 성공한다.
우리가 그녀의 명반이라 일컫는 많은 작품들이 이 시기에 나왔으니 참 아니러니 하다.
Label: Clef Records
Title: Lady Sings The Blues
Released: 1956
Billie Holiday - Vocals
Paul Quinichette - Tenor Saxophone
Charlie Shavers - Trumpet
Tony Scott - Clarinet
Kenny Burrell - Guitars
Wynton Kelly - Piano
Aaron Bell - Bass
Lenny McBrowne - Drums
Label: BlueNote
Title: Yesterday I Had The Blues: The Music Of Billie Holiday
Released: 2015
José James - Vocals, Clap, Cho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