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도 쪼꼬라는 애견 한 마리를 키우고 계신데, 사람이 식탁에 앉아 밥만 먹기 시작하면 자기도 달라고 그렇게 졸라댄다. 얼마나 간절한지 엄마는 마음이 약해 매번 아빠 몰래 쪼꼬에게 식탁의 음식을 나눠주곤 하신다.
그런데 쿠키는 좀 다르다. 식탐이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가 바닥에 앉아 낮은 식탁에서 밥을 먹어도 함부로 발을 식탁에 올리거나 먹을 것 좀 달라고 졸라대지 않는다. 대신 우리 옆에 앉아 있거나 누워서 밥 먹는 것을 기다리곤 한다.
그런 쿠키를 보면 참 착해서 기특하기도 하면서 달라고 못하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 쿠키는 당근, 고구마, 옥수수 등 이런 야채들을 참 좋아한다. 특히 씹을 수 있고 식감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반찬이 식탁 위에 차려질 때면 우리 부부는 조금씩 떼서 쿠키에게 주곤 한다.
가끔은 그냥 안 주고 이것도 주인과의 교감과 놀이를 생각하면서 기다리기 훈련을 시켜본다.
그렇게 조금의 음식을 떼어주곤 "앉아", "엎드려", "기다려~"라고 쿠키에게 말한다.
그럼 쿠키는 우리가 "먹어"라는 말이 있기까지 기다린다.
우리가 마음이 약해서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보진 못했지만 최대 2분까지는 기다렸다가 먹게는 해봤다.
쿠키는 음식 앞에서 침을 흘리거나 흥분하지도 않고 엎드려 기다리는 것을 보아 나름 기다리기를 잘하는 아이인 것 같다.
웃긴 얘기가 하나가 있다.
산책을 다녀온 어느 날이었다.
쿠키는 산책을 다녀오면 발을 닦아야 하는 줄 알기에 곧장 발 닦는 의자로 달려간다.
그러곤 우리는 쿠키를 들어 올려 의자에 앉힌다음에 물티슈로 발을 닦아주고 내려준다.
그런데 언제 한 번은 이렇게 쿠키를 의자에 올려두고 우리 부부는 서로 발을 닦아주겠지 하고 신경을 안 쓴 거다. 그렇게 할 일을 하고 있다가 잠시 물 마시려고 하는데 아니 산책 갔다 온 지 30분이 넘었는데도 의자 위에 앉아 있는 쿠키를 보게 된 것이다.. 주인이 안 나타나면 끙끙대던지 내려달라고 짖던지.. 그런 행동 하나 없이 마냥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참 댕청하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얼른 발을 닦아주고 미안하다 하며 푹 안아주었던 적이 한 번 있었다. :)
쿠키는 먹을 거 앞에서도 잘 기다리고
의자 위에서도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참 기다리기 잘하는 아이인 것 같다.
신앙도 어찌 보면 기다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것 같다.
기도의 응답을 기다릴 필요가 있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기다릴 필요가 있고
믿지 않는 가족과 영혼들을 위해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같이 신앙하는 성도들 간에도 믿음이 연약한 자를 세워주며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
신앙은 기다림이다.
기다림 속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고,
기다림 속에서 우리 삶이 성장되어지는 것이며,
기다림 끝에 기쁨의 열매와 승리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키처럼.. 나도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시37:7)
나의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그 말씀을 바라는도다(시130:5)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바라나이다(시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