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아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기 냄새의 진실
신생아 시절 키 50센티미터, 발바닥 길이가 겨우 7-8센티미터에 불과했던 작은 아가가 어느덧 다섯 살 꼬마 사람이 된 꼬망. 어린이집 실내화를 준비할 즈음에서야 자로 발 크기를 재었다. 그전까지는 그저 형이 신었던 신발 그대로를 물려받아 신었기에 사이즈를 제대로 확인한 적이 거의 없었다고 이제와 고백한다.
(이렇게 첫아이, 둘째 아이 육아가 다르다!) 꼬망도 형에게 물려받은 신발이 편해서 그런지 오히려 새 신발을 사 주면 그걸 더 어색해하고 싫어했다. 새 상품의 다소 딱딱한 촉감 때문인 지 사용감 있는, 그러니까 길들여진 신발을 더 좋아했다. 언젠가 한 번은 새 신발을 처음 신고 어린이집에 등원해서 산책하러 나가던 날, 익숙하지 않은 발놀림 때문이었는지 맨땅의 둔턱에 걸려 넘어져 입술을 다쳐 왔다.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엎어져 입술이 퉁퉁 부르트고 말았다. 그날 이후 아이는 새 신발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 신발 때문이라며. 나름 별빛 반짝이던 위풍당당한 브랜드의 신발은 미안하지만 아이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어린이집 실내화가 필요해 사이즈를 재어 보니 16.5센티미터. 길이가 너무 애매하다. 160은 너무 딱 맞아 엄지발가락이 아프다 하고, 170은 조금 커서 덜걱거리기까지 한다. 혹시나 몰라 신발장 안을 살펴보니 형아 꼬꼬마 시절에 신었던 게 있어 신겨보았다. 그럭저럭 맞는 것 같아 그 실내화를 그대로 어린이집에 보내주었다. 며칠간 신발을 잘 신던 아이가 어느 날, “엄마 신발 옆에가 찢어졌어.”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픽업 시간에 신발을 살펴보니 옆볼 부분이 살짝 찢어져 있었다. 길들여진 신발이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대신, 유효기간이 그리 길게 허락되진 않았나 보다. 그깟, 얼마나 한다고 그걸 아꼈을까 되레 마음이 쓰여 새 신발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작은 신발은 아이 발 성장에도 좋지 않으니, 문구점에 들러 결국 새 하얀 170센티미터 하나를 골라 들었다. 살짝 큰 감이 있어 신지 않는 운동화 밑창을 두 개 깔아놓고 양말을 신은 아이에게 신겨보았다. 전에 있던 덜걱거림은 사라지고 딱 맞다. 아이도 마음에 딱 들었는지 새 실내화를 신고서 온 거실을 뛰어다녔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양말을 휙 벗어젖히고는 말한다.
엄마, 나 발에 땀이 났어. 여기 봐봐.
-응, 그러네~ 양말이 다 젖었네!
어 맞아. 엄마, 꼬이 꼬이 해
-뭐라고? 꼬이 꼬이?!
응! 꼬이 꼬이 꼬꼬이 냄새가 나~
배를 부여잡고 한바탕 깔깔깔 웃어댔다. 혀 짧은 아이 발음 그대로를 따라 해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다. 아~ 고린내가 난다는 이야기구나. 아이 발에서 나는 땀 냄새, 쉰내가 이리도 귀여울 수 있을까. 엄마 아니면 못 알아들을 냄새를 표현하는 아이의 말 한마디에 꺼이꺼이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것도 꼬망의 다섯 살 한 때구나 싶다. 오늘 친구들과 선생님과 신나게 뛰어놀며 격정적으로 하루를 보낸 너의 고되고도 즐거운 노동에 바치는 헌사일까. 꼬이 꼬이 꼬꼬이. 맨살 냄새만 났다면 하루가 신나지 않았다는 반증 아닐까. 하긴 품 안에 쏙 들어오던 신생아 아기 시절에도 아기 냄새가 때론 ‘꼬이 꼬이 꼬꼬이’ 할 때가 있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얼굴이라도 긁힐까 싶어 손에 씌워 놓은 손싸개를 벗어놓으면 손바닥 손금 사이로 땀이 맺힌 너의 작은 손, 베개 머리맡에 내내 누워 있다 보니 눌린 뒤통수에서 나는 시큼한 땀내, 특히 더운 여름날엔 그 작고 여릿한 귓바퀴 안에서도 고릿한 내음이 구수하게 났었지. 쌕쌕 깊은 꿀잠에 빠진 아이의 얼굴 한번 바라보고, 아이의 맨발을 만져본다. 향긋한 바디샴푸로 목욕을 했어도 왠지 모를 시큼한 냄새가 밴 듯한 아이의 발가락에 자동적으로 코를 갖다 댄다. (엄마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 가지 중의 하나임을 인정!) 흠흠-
오늘 하루도 쑥쑥 크느라 애썼어!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밤. 흠흠- 오늘도 이렇게 무탈하게 건강하게 너의 하루가 간다.
단 한 번, 네버랜드
소소하고 사사롭게
너의 말이 다가온 날들을 기억하며......
#아기 냄새의 진실 #꼬이꼬이꼬꼬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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