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빱꼬치 주렁주렁 열려써!

불두화 꽃이 피었습니다

by greensian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다. 저거!
- 수국?
응. 동그란 수국 꽃.
꼭 하얀 주먹밥 같아.
나무에 주먹빱꼬치(주먹밥꽃이)
주렁주렁 열려써!



불과 며칠 전까지도 이런 대화를 나누고 웃음이 터졌더랬다. 옹골차게 탐스러운 나무수국. 본래 이름은 부처님의 꼬불꼬불한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 또는 불당화라고 한다. 찾아보니 밥꽃, 밥티꽃, 사발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눈덩이 같다고 해서 영어 이름은 스노우 볼 트리(snowball tree).


어느새 밥 꽃이 흩어져 땅 위에 눈이 내렸다. 초여름이 코앞에 왔던 어느 날, 다섯 살 윤의 말.



아기에서 다섯 살 사람으로 무럭 자라난 둘째, 꼬망이 본 나무 수국은 이렇다.



아빠 공, 아니 아빠 똥그라미,
형아 똥그라미, 엄마 똥그라미야!



제 눈에 탐스러운 크기 별로 나름 구분을 짓는가 싶다가도, 다음 날이면 마음이 바뀌었다.




아빠 구름꽃, 아빠 구름밥꽃이야.
비행기 타면 또 볼 수 있겠네!



송글송글 하얀 주먹밥 꽃 달린 나무도 좋고, 구름밥 꽃 둥둥 떠다니는 하늘도 좋고. 아이들이 건넨 말 한마디에 혼자만의 판타지 한 챕터가 열린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보는 언니 옆에서 따분해진 앨리스가 눈앞에 휙 지나가는 분홍 눈의 하얀 토끼를 따라가듯.




단 한 번, 네버랜드

소소하고 사사롭게
너의 말이 다가온 날들을 기억하며......

#주먹밥 꽃 #주렁주렁 #2015 #윤’s 어록
#아빠 동그라미 #구름밥꽃 #2019 #꼬망 어록
#너의 다섯 살 #시절일기
#닮은 듯 다른 형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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