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10년 차 직장인의 MBA를 간 이유
"왜 굳이 MBA? 지금 경력도 이미 10년 넘었는데? ROI는 어려울걸"
마음속에서만 만지작 거리던 나의 고민 MBA를 10년째 묵혀두었던 어느 날.
이제 드디어 도전하고자 친한 선배한테 나의 계획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자마자 받은 첫 반응이었다.
물론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MBA를 가는 시기는 3년 차 즈음 사회생활 초창기에 커리어 점프를 위해 가거나 업종변경 (보통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같은 업종)을 위해 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Return on Investment, 즉 투자 대비 수익을 위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연봉을 염두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투자를 하려면 당연히 그만한 이익이 있는지 Post MBA에 대한 계획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당시에 이미 한 업종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었기에 그리고 내가 속한 업종은 다른 인더스트리에 비교해 보았을 때도 나쁘지 않은 곳이었으므로 선배 말대로라면 굳이 갈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MBA를 비롯한 석사 박람회에 영락없이 참석버튼을 눌렀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다.
1. 자기 계발 노력에 대한 뚜렷한 결과
비용 때문에 포기하려고 했던 MBA 대신 다른 일반석사과정이나 단기 코스도 여러 군데 알아보았다.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자격증 과정들도 알아보았다. 취미로 배울만한 과정들도 많이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업경영의 전반적인 내용을 두루 다루는 동시에 제일 실용적이면서도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은 MBA였다. 비록 1-2년 동안 고생하더라도 시간이 흘러 노력 끝에 졸업식날 학위를 받고 나면 뿌듯함이 있을 것 같았다.
2. 업종전환의 기회와 사업경영에 대한 비전
줄곧 한 가지 업종에만 있어왔기에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나는 나에게 맞는 길 위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내가 겪지 못했던 다른 업종들에서는 비즈니스를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또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으로써 앞으로 내가 직접 나의 브랜드로 훗날 사업을 하게 될 경우 어떤 상황에 마주하게 될지, 케이스 스터디로써 다른 업종들이 갖는 문제들도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해결방법에 있어서도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3. 커리어를 바라보는 더 넓은 관점
커리어의 성장, 경력개발에 항상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정답이 없는 이 길에 대해 나름대로의 길을 찾고자 여러 네트워킹 이벤트에도 참여해보았다. 하지만 항상 단발성으로 그치고 마는 시간들에서 왠지 모를 허전함이 있었고, 나처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오픈마인드로 만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 흥미가 생기기도 하고 단순히 몰랐기 때문에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보게 될 거란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이미 MBA를 다녀온 선배들과의 대화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긍정적인 피드백 또한 계속해서 이 과정에 대한 미련을 자극했다. 매년 입학설명회마다 의지에 불타올라서 브로셔들을 한 아름 들고 왔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면서 미루다 보니 그때 받은 브로셔들은 전부 구석에 처박혀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먼지가 쌓인 채 있는 책들과 브로셔들을 보니 마치 나의 꿈이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로 있는 것 같다.
최소 1년 동안 그 시간만큼은 나의 인생을 길게 봤을 때 나 스스로에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니까,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게 맞다고 느꼈다. 어차피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진 않겠지만 그렇기에 인생은 재미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