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월문 이룰성 Jun 11. 2021

원룸 벽에 붙어 있는 글자 '왜?'

6년째 내가 살고 있는 원룸 벽에는

'왜?'라고 적힌 종이가 한 장 붙어있다.


가끔씩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나에게 묻곤 한다.


"저건 뭐예요? 왜? 저건 왜 붙여놓은 거예요?"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도  궁금하는 분이 계실지 모른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아, 매사에 의문을 가지려고 노력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붙여놨어요.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말을 하든 항상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요.

 그런데 항상 '매번' 의문을 가지며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는 건 사실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아무것도 안 적어놓는 것보다는 자주 의문을 갖게 되는 건 또 사실이에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인데, 너무나 진지하게 대답하는 내 말을 듣고는 괜스레 숙연해지거나 어색해지며 방 안의 공기의 온도가 조금 높아지고 습기가 들어차곤 한다.



나는 나에게 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너는 왜 이것을, 이 일을 하고 있어?'

'너는 왜 그것을, 그 일을 하지 못했어?'

'너는 왜 글을 써?

'너는 왜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 해?'

'너는 왜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

'너는 왜 매사에 의문을 가지려고 하는 거야?'


'너는 왜 절실함이 부족한지 알고 싶어.'

'너는 왜 게으른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너는 왜 더 큰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신을,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너를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어?'


'빨리 네가 가치 있고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스스로 알아채고 네 가치를 부여하고 그에 합당한 것을 보답으로 받으며 세상과 소통해 봐.'

 




"알았어...너무 그러지 마..천천히 해볼게."


'천천히?... 언제까지 천천히 할 건데?'


"그건 나도 몰라. 근데 포기는 절대 안 해. 내가 내 기준으로 성공하는 건 시간이 많이 들 지언정 '시간문제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