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론에서 연애를 배우다
여러분의 남자친구 참 여러분 맘 같지 않죠.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생활 습관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오늘은 술자리에서 연락 안 되는 남친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연애 초반에야 그냥 간단히 말로 '술자리에서 연락 잘해줘'하면 알아서 잘 따라주던 남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여러분의 남자친구가 그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꾸만 술자리에서 연락이 안 돼서 당신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구요? 또 술 먹고 뻗었다고 변명하는 그에게 뭐라 잔소리하기도 애매해져 간다구요?
그런 그에게 아무리 '연락 꼭 해줘', '2차 갈 때 틈틈이 하면 되잖아' 말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그렇게 살 던 사람의 생활 습관을 바꾼다는 건 간단히 말로 전달한다고 해서 뚝딱하고 고쳐지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한 두 번 대화로 해결이 안되면, 여자 입장에서는 점점 더 언성이 세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너 또 연락 안 했네?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이 정도도 못하면서 무슨 술을 마신다는 거야?'
이러한 언행에 남자는 '응 미안해. 신경 쓸게'라고 말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를 못 믿어서 그런가. 어련히 잘 처신하고 들어가는데, 요즘 왜 이렇게 간섭이 심해졌지? 너무 집착하는 거 아냐?' 때로는 수치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가르치려 들지? 연락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자기 방식만 정답이고 나는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요.
집착하는 거 아니야! 기본 예의인 걸! 하고 소리치고 싶겠지만, 파국의 길로 가고 싶지 않다면 조금만 참아주세요. 그가 술자리에서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요구(틈틈이 연락을 달라는)를 생각나게 하려면, 화를 낸다던지, 강압적인 요구는 아니 되올시다.
강한 작용은 - 강한 반작용을 만들어 냅니다. 당신의 강한 요구는 오히려 그를 더 방어적으로 만들 뿐이죠. 저항이 생기지 않도록 약하고 부드러운 푸쉬로 그의 변화를 서서히 이끌어 내야 합니다. 우회적으로 상대방을 꼬집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에 최적화된 것이 바로 '간접적 비판'입니다.
<간접적으로 비판하기 - 미안한 마음이 들게끔 하기>
더 대놓고 말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게끔 하기'입니다. 자신의 연락을 기다리다 지쳐 불안해하고 있을 애처로운 여자친구에게 한 번 더 신경쓰게 만드는 것이죠. 당신의 남자친구는 어느새 가여운 그녀를 자꾸만 신경 쓰게 되고 어느새 '나 이차 가요'라는 톡을 남기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술 약속이 있다는 남자친구가 약속 장소로 가기 전에 이렇게 톡이나 통화를 해 보세요.
'자기가 12시 넘었는데 연락이 안되면 무슨 일 있는 건가 해서 잠이 잘 안 와 ㅜ ㅜ
걱정 안 해야지 하면서도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드네..
저번에도 연락 안 돼서 밤새 한 숨도 못 잤어, 오늘 집에 들어갈 때라도 들어간다고 톡 남겨줄 수 없을까?'
물론 한 번 이렇게 한다고 해서 모든 게 바뀌지는 않겠죠. 하지만 그의 생활습관을 고쳐서 여러분과 맞춰보고 싶다면 천천히, 꾸준히 시도해보세요.
이는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도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찰스 슈왑은 어느 날 정오 그가 경영하는 제철공장을 돌아보고 있던 중
종업원 몇 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들의 머리 바로 위에 ‘금연’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슈왑이 팻말을 손으로 가리키며 “당신들은 글씨도 못 읽나?” 하고 말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는 그들에게 다가가 자신의 담배를 한 개비씩 나누어 주고
“밖에 나가 피워주면 참 고맙겠네. 여보게들” 하고 말했다.
그들이 규칙을 어긴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오히려 조그만 선물까지 해준 슈왑을 종업원들은 존경하게 되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중에서
'당신들은 글씨도 못 읽나?' 소리쳤다면 종업원들 역시 큰 저항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 사장을 싫어하게 되고 '왜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 안되지?' 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 있죠.
'여기 적힌 글씨가 안 보이나? 글을 읽었으면 지켜야 되지 않겠어?' 좀 더 젠틀하게 지적했다면 어떨까요? 그들은 아마 수치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화를 내든, 지적을 하든 결국 똑같습니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들고, 이는 아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없죠.
수치심은 모든 의욕과 자율성을 떨어트립니다. 여러분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