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따분한 일상도 써보면 새롭다> 12회 연재를 마칩니다. 최근 회사 일이 바빠서 아슬아슬하게 마감했던 편들도 있던 탓에, 제대로 올리지 못할까 봐 매주 불안했는데요. 벌써 마지막입니다.
사실 이번 매거진을 연재하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짧은 팁이라도,내가 감히 글쓰기에 대해 써도 될까? 지인들은 궁금할 수 있지만 과연 독자님들도 궁금할까? 하는 생각들로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을 때 느꼈던 점을 위주로 작성했어요. 이제 막 글을 써보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요.그래서 기술적인 것보다 동기부여와 조금이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었는데, 생각보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위클리 매거진을 연재하면서 넘치는 행운도 찾아왔습니다. 연재 3주 차부터 몇몇 출판사에서
연락이오더군요. 네. 맞아요. 출간 계약을 했습니다. 한 군데도 아닌 두 군데와 말이죠.역시 전 간절하지 않을 때 일이 풀리는 사람인가 봅니다.
한 출판사편집자님과 만났을 때는, 글에 대한 얘기보다 사주 보러 다닌 일에 대해 신나게 떠들기도 했어요. 헤어질 때는마포에 있는 점집 번호까지 알려드리면서요.그분은 제가 사주카페 회장인 줄 아셨을 거예요;; 그 외에도 어리바리하고 엉뚱한 짓을 많이 해서 흑역사가 좀 생겼네요(미팅 후 계약은 물 건너갔다고 믿었어요). 그럼에도 저와 계약해주신 마음 좋은 두 곳의 출판사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 공간이 브런치라 하는 말은 아니고요. 브런치 덕분에 꾸준히 글을 쓰게 되고 좋은 기회도 잡았네요.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요즘 참 이상하게도 책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글을 쓰려는 사람은 늘어난 것 같아요.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이제 일부가 독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누구나 다양한 방식으로 쓰고 공개하고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이런 환경에 브런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기와 플랫폼을 잘 만난 수혜자인 것 같아요. 만약 과거처럼 등단과 투고를 통해서만 작가가 될 수 있었다면, 제 글은 평생 외장하드에 꼭꼭 숨어 있었겠죠.)
글쓰기는 흩어져 있는 나란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조각이 많아서 맞추는 게 쉽지 않지만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 드러나는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럼 그때부터는 어제와 다른 내가 보이기 시작해요. 분명 똑같이 살고 있는데 말이죠.
그러니 아직도 쓸까 말까 하는 분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쓰셨으면 좋겠습니다.모두의 인생은 꽤 쓸만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