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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우 Nov 17. 2019

그네

스물 하고도 몇 해가 지난 두 발로


막차를 타고 온 참이야

별 하나 없는 길을 따라

줄곧 걸었어


숨이 가쁜 지가 한참이라

집으로 갈 수가 없어 걸음을 멈췄지


잠시 그네를 탔어


스물 하고도 몇 해가 지난 두 발로

바닥을 차 겨우 세상에 매달려


땅을 디딜 힘이 찰 때까지

온종일 흔들려 울음을 터트렸어


- 그네





#위로 #힐링 #시집 #담쟁이에게 보내는 시


가끔은 마음껏 솔직해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소리 내어 울지 않아도, 눈물을 쏟아내지 않아도, 나 정말 힘들다고 스스로에게 외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후련해지거든요.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든 아이든, 힘든 날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나 한 번쯤 마음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쉬어갈 필요가 있죠.


애들은 자는 밤, 놀이터를 찾아 보내는 짧은 시간은 더없이 차분해요. 그네에 올라타 끼익 끼익 몸을 의지하며, 하루 종일 아이들과 놀아주다 멈춰 휴식을 취하는 놀이터 곳곳을 눈에 담죠. 마음껏 속내를 털어놓고 투정 부릴 친구 하나 없지만, 나지막이 소리 내어 "힘들다" 말하면 가슴속에 단단히 뭉쳐있던 응어리가 톡 하고 조금 부스러지는 기분이 듭니다. 정말 힘들고 지칠 때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세요. 나 스스로에게라도 솔직한 시간.


나라도 들어줘야, 우리도 버틸 수 있어요.



- 담쟁이에게 보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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