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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람이 드는 집

소소한 일상이 살고 특별한 추억이 머무는 집. 새바람주택에 어서 오세요.

by 새바람

아침 8시, 슬기가 눈을 뜬다. 창밖으로 보이는 군산 하늘이 오늘은 제법 흐리다. 한 겹 옷을 껴입고 1층으로 내려와 마당으로 나간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집주인마냥 마당 한켠을 차지하고 집사를 기다리는 동네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 세 마리가 차례로 식사를 시작하면 다음은 정원의 나무들에게도 물을 준다. 주방으로 돌아와 원두를 갈기 시작한다. 뜸을 들여 내린 커피를 들고 1층 거실 소파에 앉아 넓은 통창으로 마당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조금 더 늦은 시간에 서희가 일어난다. 어젯밤 친구들과 마신 와인병을 내놓고, 접시와 그릇을 닦아 정리해 둔다. 오늘 저녁 모임을 위해 냉장고 식재료를 확인하고, 메뉴를 고민한 다음, 장보기 목록을 적는다. 마당에 나가 고양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텃밭에서 잎채소를 조금 뜯어온다. 오늘 아침은 간단히 샐러드로 먹기로. 채소는 씻어서 물기가 빠지도록 받쳐두고, 슬기가 내려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슬기 옆으로 가서 가로로 눕는다.


새바람주택 입주 564일 차, 군산 신풍동의 평온한 아침이다.

DSCF2162.jpg 슬기와 서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녹색 소파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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