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실 것 같아서요."라고 말하던 순간 경비 아저씨는 나의 롤 모델이 되었다. 우리 아파트는 일주일에 한 번만 분리수거를 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분리수거 전 날 밤 미리 다 준비를 해놓으셨다. "오 벌써 준비를 다 하셨네요?" "아침에 출근하는 데 분리수거까지 하려면 마음이 불편하잖아요~ 이렇게 미리 준비하면 홀가분하지 않을까 해서 오늘 해놨죠."
아니 경비 아저씨~ 우리들의 홀가분한 기분을 위해서 이렇게 애써주시다니요. 아니다. 애쓴 게 아닌 걸까? 그 말을 하는 내내 경비 아저씨는 맑고 가볍고 홀가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추워졌던 날 밤에 바람을 맞으면서 수고를 해주셨구나.
나만 홀가분하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홀가분하도록 돕는 사람, 타인의 마음까지 넉넉히 헤아려 수고해 주는 사람. 나만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보살펴주는 경비 아저씨의 말을 내 마음에 옮겨 심는다. 덕분에 나도 마음에 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