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단계-준비) 초등시기 가장 중요한 '아이의 자존감 형성'의 기초 토양
진짜 공부 로드맵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글을 준비하면서 먼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이가 몇 살이건, 꼭 함께 나누고픈 부모의 마음에 대해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 글을 읽을 여러분과 함께, 저 역시 성장하는 부모가 되고 싶어서다.
무조건적 사랑, 하고 있나요?
‘내 뱃 속에서 낳은 자식이니까, 당연히 조건 없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런데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에게 ’조건부‘ 인정이나 칭찬을 건네는 경우를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아이와의 일화를 전해주실 때 시험이나 대회 등에서의 성과, 혹은 행동 교정에 대해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너가 좀 (시키는대로) 잘 해야 칭찬해주지.”
“이번 시험 90점 이상 나오면, 인정해줄게.”
“이쁜 짓을 해야지 예뻐해주지.”
“영어 레벨 테스트 통과하면, 이거 해줄게.”
“나중에 좋은 대학교 가면 빨간 스포츠카 사줄테니까, 넌 암말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어쩌다 한 번씩은, 그저 아무 조건없이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특별한 아이’라고 말하며 꼬옥 안아주면 좋겠다. 눈부시게 햇살이 좋은 날, 아이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내 배가 부른 날, 빗방울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예쁜 날, 동생 잘 보살펴줘 대견한 날, 마음은 늘 더 잘해주고 싶은데 부족한 엄마 같아서 미안해지는 날.
예린이가 엄마 아빠 딸이라서 정말 고마워.
넌 존재하는 것만으로
이미 소중하고 특별한 아이야.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가족 모두
너가 있어 정말 행복해.
아이를 어렵게 얻었다. 조산의 위험도 딛고, 열달을 꽉 채워 세상에 나와준 아이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해요. 그래서 유치원 생일 카드에 이렇게 썼다. ‘세상에 태어나 우리에게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가족 모두 네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유치원 선생님께서 그 편지를 소리내 읽어주셨는데, 5살밖에 안 된 아이가 그 말에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가정에서는 한둘(혹은 셋) 정도의 내 아이들만 보시겠지만, 수년간 수천명의 아이들을 지켜봐온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이란 존재는 참 묘하다.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실상은 모든 걸 다 꿰뚫고 있을 때가 많다. 누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지, 성+이름이 같이 호명될 때는 야단맞겠구나 직감한다거나, 어른들 말씀의 행간에 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 귀신같이 잘 알아챈다. 그러고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진심’ 뿐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 저희반 애들 무서워요. 안에서 또 뭐가 나올지 모르겠어요.”
ADHD, 틱, 인공와우, 성적 등 저마다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던 아이들, 이전 학년엔 유달리 수줍음 많고 발표하기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친구들 앞에서 용기있게 노래, 발표, 춤, 창작 그림책 스토리텔링까지 자기 안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그 어떤 조건을 더 덧붙이지 않아도, 이미 아이들은 완성되지 않은 지금 모습 자체가 더 귀하고 빛나니까.
그런 의미에서 조건부 인정(‘너가 잘해야 … 해 주지’)는 어른의 자기 만족이나 수월한 양육을 위한 것일 뿐, 진정한 사랑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무조건적 사랑은 아이가 세상을 헤쳐나가며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준다.
by 백다은
백다은 선생님이 추천하는 활동
집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고 교감하며 들려주시면 됩니다. 눈물을 참고 읽어주실 자신이 있으시다면, 화면을 잠깐씩 멈추고 직접 들려주세요.
다음으로 미루지 마시고, 지금 바로 아이에게 진심이 담긴 명화 편지를 직접 읽어 선물하세요.
백다은
초등학교 교사, EBS 공채 강사 (국어, 수학, 사회, 영어), 재능방송 미래직업 관찰예능 우리아이 JOB 생각 MC (with 가수 별), 플레이런 TV 다같이 도레미 MC, KBS〈명견만리〉, EBS 생방송〈부모〉, YTN〈수다학〉, EBS〈다큐 프라임〉 ‘글로벌 인재 전쟁’, tvN〈창조클럽 199〉방송에서 강연, 수업 시연,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전국 학교, 도서관, 기업체, 교육부 주최 토크 콘서트 등에서 미래 교육의 나아갈 방향과 아이들의 진로와 교육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초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와 초중등 진로교사 연수를 맡고 있다.
쓴 책 : 『내 꿈은 달라』 『꿈씨앗 파노라마』 『백다은의 교육상상』 『두근두근 N잡 대모험』 『2024 미래교육 트렌드(10월 출간 예정)』
“우주 최고의 선생님” “심장이 둑흔둑흔, 학교 갈 때마다 너무 좋아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주말에도 학교에 가고 싶어요.” “내일은 또 ‘몰’해주실까 설레어서 밤에 잠이 안 와요.” “사랑하는 선생님, 지금까지 만난 모든 분들 중 가장 즐겁고 창의적으로 수업해주신 분이에요.” (교원평가 중)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만을 꿈꾸다 마침내 맞이한 스무 살의 봄, ‘이름 앞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는 어른들 말씀만 믿었지만, 교육 대학교의 특성상 고등학교 생활의 연장선 같았다.
어릴 적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것을 잊지 않고 작곡과 작사에 도전해 본 것, 온라인 카페에서 우연히 공고를 보고 처음으로 써 본 연극 시놉시스가 대학로 극단 공모에 입선한 일, 비록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지만 타 대학 친구들과 글로벌 탐방 대원이 되기 위한 공모전을 준비했던 일, 유럽 15개국 배낭여행 등 다양한 경험 등 신기하게도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던 일들조차 연결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국어, 음악, 사회, 영어 등 전 교과를 지도하고, EBS 공채 강사가 되어 방송, 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학생들과 만나고, 출판사에서 육아서부터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아이들에게 사회 시간에 가르쳐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직접 도전해 최우수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남편과 함께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IT 기반의 사회 문제 해결 공모전에 참가해 1,865개 팀 중 최종 결승에 진출해 다양한 분야의 사회 혁신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스스로 모든 것이 되는 법을 익혀 풍성하고 깊이있는 진로 교육과 미래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된 데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스무살의 봄에 꿈꾸었던 것처럼, 초등학교 교사라는 본업을 두고 어린이책 작가, MC 방송 진행자, 강연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교육과 또 다시 연결되어 수업 속에 녹아들었다. ‘선생님의 세상이 넓으면 아이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것, 데려다줄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