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뼈대를 만드는 가장 쉬운 커뮤니케이션 모델링
앞선 글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정의를 요약하고 시각화하는 것으로 끝맺었는데요. 기업과 고객의 가치 교환 과정은 다른 말로 하면, "소통"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마케팅의 시작점이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도식은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과도 닮아 있는데요. 간단히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대충 훑어 보듯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 2가지만 알아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이론이라고 해서 어렵다고 느껴지실 수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면... 그림만 봐도 이해하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내용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최초의 과학적, 분석적 모델입니다. 연구자인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과 워런 위버(Warren Weaver)은 수학자인데요. 정보 통신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연구하며 제시한 이론이라고 합니다. 현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이론적 기초를 제시한 모델로 인정 받고 있는데요. 의사소통 행위를 아래와 같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구조화한 최초의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도식만 보셔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텐데요. 해당 모델의 기본 구조는 크게 6가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보원은 메시지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송신기는 이걸 전기적 신호로 변환주는 과정으로 이를테면 전화기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채널은 송신기에서 변화해준 신호(signal)을 넘겨주는 전달 수단으로써 전선과도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호 전달에 왜곡을 주는 잡음원(Noise)까지 고려한 점이 이 모델의 특징입니다.
수신기는 채널을 통해 전달받은 신호를 다시 복호화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섀넌-위버 모델은 메시지를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가 하는 기술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의사소통의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는 못했는데요. 이는 후속 연구들을 통해 지속 보완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다음에 설명할 라스웰의 커뮤니케이션 모델입니다.
라스웰 (Harold Lasswell)은 정치학자로서,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적 과정 자체를 넘어서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에도 주목하였는데요. 사회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들 그러니까 정치, 언론, 상업 측면에서의 의사소통들을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포괄적인 모델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분석하는 유용한 모델이자 고전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라스웰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구조입니다. SMCRE 모델이라고도 하니 해당 언어를 고려하여 이 모델의 핵심을 풀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Who : Sender, 메시지 전달자
(2) What : Message,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3) Which Channel : Channel,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
(4) To Whom : Reciever, 메지를 전달받는 사람
(5) with What Effect : Effect,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이자 기대치
어쩌다 보니 대표적인 학술적인 이론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다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그저 우리가 대화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다 정리가 됩니다. 우선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요. 사실 이건 위 모델들처럼 일방향이나 선형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수신자가 발신자가 되고, 발신자가 수신자가 되고, 실시간으로 액티브하게 흘러가죠. 다음으로 그들이 주고 받는 내용이 있을 겁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은 해당 행위에 참여한 당사자와 주고 받는 내용, 그들이 놓여진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걸 저는 제 마음대로 아래와 같이 도식화해서 표현합니다. 햄버거처럼 생겼으니 커뮤니케이션 햄버거 모델 정도로 이름을 장난삼아 붙여 보고 싶네요. 누가 이런 모델로 이미 설명을 하셨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있으면 뭐 그 모델 이름으로 바꿔두겠습니다.
참여자간의 대화의 흐름을 순환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메시지와 채널을 단계적으로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Herbert Marshall McLuhan)처럼, 둘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도식화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메시지를 담는 통로이자 그릇처럼 채널과 메시지를 세트로 구성해두었습니다. 더불어 맥락을 명시해 두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대화의 내용, 심지어는 세부적인 표현 방법들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사소통의 결과로, 어느 일방향의 의도만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가치 교환이 이루어지는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모델로 하였습니다.
이 모델을 그대로 마케팅으로 끌고 오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비즈니스 활동이니 만큼 최초 전달자를 기업, 브랜드로 설정해 두겠습니다. 이렇게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관계자만 브랜드와 고객으로 치환해주면 끝입니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의도와 목적"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때 맥락을 고려해 메시지의 내용과 전달방식, 전달 경로를 전략적으로 결정합니다.
고객은 메시지를 받고 브랜드에 피드백을 주는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이 의사소통의 결과로서 최종적인 가치 교환이 완성됩니다.
일상에서의 가치 교환은 정보, 감정, 관계 그 자체의 강화 등이 상호 가치 교환의 대상이 될텐데요. 마케팅에서는 기업이 전달하는 가치(상품과 서비스 제안 등)와 고객이 호응하는 가치(매출, 수익, 고객 자산 등)이 됩니다. 이게 커뮤니케이션 모델로 대입해서 본 마케팅의 전부입니다.
여러분의 도메인이 무엇이든, 어떤 비즈니스를 하시든, 마케팅을 위 구조로 이해하시면 마케팅이 쉽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프레임웍을 따라 고민하고 답을 내리며 따라오시다 보면 마케팅의 구조가 상당 부분 체계적으로 정립이 될 겁니다.
Who : 메시지를 전달받을 고객에 대한 모든 것
Why :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무엇을 얻기를 원하는가?
What :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How :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what-to-say) 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인가(How-to-say)
Where : 이 메시지를 전달할 장소와 위치는 어디인가? 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어디서 이루어지는가?
When : 이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과 상황을 특정할 수 있는가? 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 이루어지는가?
앞으로 남은 장들은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될 겁니다. 각 요소에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할지, 요소별 세부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관점들과 질문들, 또 사례들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