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마음이 되는 순간들

작고 소중한 브랜드 캄캄을 만들기 위해 홀로서기 중이다

by 그랑

스레드, 브런치,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 adhd는 언제 어른이 되나요?

일도 가정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잘 지키며 살아가는 성인의 삶은 현실적인가. 이건 농담도 비아냥도 아니다. 그렇게 한 번이라도 살아보고 싶다. 생각해 보면 직장을 다닐 때도 퇴근 시간에 일을 마무리한 적이 없다. 오늘의 일을 마무리하고 내일의 일을 남기는 일이 내겐 어렵다. 친구를 만나거나 무엇인가를 배우는 등 일 바깥에 여분의 시간을 마련하고 사는 것이 대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주말이면 가족을 챙기고 다양한 친목 활동에 시간을 쓰는 그러니까 일도 건강도 취미도 인간 관계도 균형 있게 유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나는 정말 너무 신기하다. 차가운 태도로 일은 적당히, 윤택한 삶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가진 동료 몇을 알지만 역시 가진 재산이 있거나 성품이나 환경이 상급일 때나 가능한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나는 돈도 여유도 못 가질 거 같은데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하며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하다가도 아직 어린아이 둘을 생각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주는 직장이나 일을 찾는 것이 성숙한 어른의 자세일 거라는 생각에 열두 번도 더 흔들린다. 마흔쯤 되면 인생을 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도 인간실격의 부정의 대사처럼 아빠를 붙잡고 “아버지, 난 아무것도 못됐어요.”하고 울고 싶어질 때가 많다. �� 2025. 09,20


� 한 adhd 여성의 참을 수 없는 괴리감

꾸준히 계정을 키워 뭐라도 해 볼 작정이면서도 글을 쓰다 보면 자꾸 염세주의나 허무주의가 불숙 튀어나와 버리는 것이다. 특히 에세이라는 장르는 어떻게든 쓰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이 기어이 드러나 버리기 때문에 특정 대상의 문제에 집중해 새로운 제안을 하려는 비즈니스 목적과는 영 맞지 않는 글쓰기 방식인 것이다. 조언과 충고 솔루션을 온몸으로 거부하면서도 그것이 너무나 필요해지는 매 순간이 되면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해져 버리는 나는 5분 전에도 스래드를 잠시 닫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더 완벽한 준비가 더 필요했다며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공백들을 나는 절대로 견딜 수 없을 거라는 불안과 강박이 올라오는 날은 청소와 정리를 하는 것으로 나를 다스리는 것이다. 책도 지식도 사람도 아니었고 언제나 내 안에 오래 묵혔다 답을 찾았는데 멀리 돌아가더라도 내겐 이게 가장 진실하고 옳은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견디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런 날은 정말 동료들이 필요한데 그럴 수가 없으니 스레드에 이렇게 내 생각들을 두서없이 쏟아내며 오늘도 포기하지 않는 하루를 기원하며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혹시 이 병든 토끼 선장과 같이 동료애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남겨 서로의 신호가 닿기를. 2025. 09.23


�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이럴일인가

나만 알고 좋아하던 소설 시 에세이를 쓰던 작가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올 정도로 유명해져 사람들이 알아봐 주면 흐뭇한데, 왠지 모르게 직접 유튜브 채널을 열어버리면 좀 어색하고 심지어는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글로 상상하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목소리와 외모를 마주했을 때는 특히 당황하게 되는데 또 유튜브가 재미있어 버리면 그 작가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게 되는 아이러니다. 나만 이렇게 까다롭지. � 2025. 09,23


� 나는 지금 뭘 쓰고 앉아 있나

글을 쓰는 사람은 써야만 했던 이유를 마음에 간직하는 게 더 낫다. 글이 말로 세상에 나와 버리면 동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마찬가지로 글로 먹고살고 싶은 사람은 SNS를 최대한 멀리하는 게 더 낫다. 좋아요 댓글 공유로 인정욕구를 해소해 주는 이곳은 지난한 문장 노동자의 갈증을 어느 정도 목을 축일 수 있지만 결국 내 글과 책을 노동으로 환산해 주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고 만다. 혹시 내가 쓰는 글의 성격이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있다면 그 원천은 소중하게 감취 두는 게 좋겠다. 오리지널은 내 컴퓨터에, sns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징징 대기도 하는 소통의 장으로. 스레드 하루 쉬면서 든 그냥 내 생각. 2025. 09.06



검은 마음이 되는 순간들



블로그도 해보지 않은 편집장 출신 에디터가 비밀 계정으로 SNS와 유튜브 계정을 키우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실험 중이다. 컴퓨터에 쌓여야 할 대본과 인터뷰 글들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순식간에 피드 속으로 휘발되는 SNS 글쓰기만 하고 있는 내가 한심해질 때면 모든 계정을 싹 닿고 꽁꽁 숨어 버리고 싶다. 오래 마음속에 품었던 작고 소중한 브랜드 캄캄 calmcalm을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도 검은 마음들을 이렇게 글로 써 내려가며 또 하루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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