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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nthia Nov 02. 2019

여행 준비하기

11월 포르투갈 여행 준비 기록

아무도 휴가를 갈 것 같지 않은 시기에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떠나기로 결정한 시기가 11월이다. 이것이 점점 쌓이고 쌓이다보니 딱 마음에 들어 계속 다니게 되었고 어느 순간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1년에 한번뿐인 장기휴가를 좀 더 특별한 여행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크다. 먹는 것, 보는 것, 즐기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여행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 여러 준비들을 하고 있다.


1. 스케치 도구 챙겨가기

초등학교 1학년 때 깨달았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비슷하게 잘 따라 그리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반면에 없는 것을 상상하면서 그리는 일은 잘 못한다. 그렇기에 미술을 전공할 생각은 꿈에서조차 하지 않았다. 그림을 곧잘 그리고 그림으로 상도 많이 탔지만, 그림이 일이 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간혹 조별과제 같은 걸 할때 뭔가를 그려내는 일로 유용하게 사용되었을 뿐. 


그림 그리기는 오랜 시간을 거쳐 꽤나 좋은 취미가 되어 있었다. 한동안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한시간씩 그림을 그린 시기도 있었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거기에 몰두해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친구들이 내 그림을 보고 묻곤 한다. 그림 어떻게 배웠어? 어떻게 이렇게 그릴 수 있어? 그럴때마다 대답한다. 그리는 것 자체는 스킬이고 하다보면 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관찰하는 습관이라고. 이번에도 여행을 떠나 잠시간 발을 딛고 있는 도시를 관찰하고, 스케치북 속으로 담아볼 예정이다. 


아이패드를 들고갈까 했는데 워낙 고가기도 하고 짐이 될거 같아 그냥 두고 가기로 했다. 여행은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격대 제품만 들고 가는 것이 좋다.


2. SHURE MV88+ 마이크로 도시의 소리 담아오기

이번에는 특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바로 도시의 소리를 담아오는 것. 미리 준비를 해 가야 좀 더 풍부하게 담아올 수 있을 것 같아. 포르투갈의 이곳저곳을 상상하며 대략적인 플랜을 짜고 있다.


강과 바다를 접한 도시이니 물가의 분위기.

파두 공연(공연에서 녹음이 허락된다는 전제 하에)

11월의 시린 바람.

광장에서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

와인을 시음하며 부딛히는 잔들 그리고 목으로 와인을 넘기는 소리.

공유오피스에서 업무에 몰두한 고요한 분위기.

마켓에서 장을 보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소리.

기차역 대합실에서 오고 가는 기차 소리와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

요트를 타고 석양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바람과 공기.

하염없이 걷는 포르투의 저녁과 밤거리.


등등 11월의 포르투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소리들을 담아올 예정이다.


3. 아침 조깅하기

어딜 가든 서양사람들은 조깅을 참 많이 하더라.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그 대열에 참여해 보고자 한다. 날은 꽤 쌀쌀할테지만 뛰다보면 땀이 절로 난다. 조깅에 적합한 옷과 신발들을 챙겨서 아침마다 시원한 공기로 온몸을 깨우고 싶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시즌이 다가와 조금 어려워지기 시작한 일이다.


4. 근교 도시 여행 계획하기

포르투갈의 서울과 부산에 해당하는 리스본과 포르투가 주요 허브지만,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는 근교도시 여행에 있다고 생각한다. 풍경만을 보기보다 이 공간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와 전통을 꼼꼼히 담아볼테다.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들은 대부분 이런 지점에서 오곤 했다. 이번에도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기 위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근교 도시 여행을 계획하고자 한다.


5. 드론 촬영하기

드론을 장만하여 2차례의 시험비행을 하였다. 한국에서는 드론을 날릴 만한 곳이 거의 없어 겨우겨우 찾아가며 진행했다. 그곳도 그곳의 법이 있을테니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항공촬영을 해보고자 한다. 


원래는 더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여기서 추가로 뭔가를 기획했다간 정말 큰일날 것 같다는 생각에 중단했다. 이만해도 거의 여행이 아니라 출장 수준이다. 이제 2주 남짓 남은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설렘과 동시에 긴장감이 든다. 누릴 수 있을만큼, 즐길 수 있을만큼 여행지의 모든 것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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