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못돼먹어서 기타 등등의 글들을 무시하고, 또 웬만한 커피를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그런 제가 오늘 잡지를 읽다가, 반백살의 제가 잡지 속 'My Unreal Moment'라는 기획의 몇 줄 되지 않는 한 꼭지를 읽다가 말 그대로 왈칵 눈물이 터져 나오고 다시 눈물을 삼키고... - 그건 저 문장 때문이었어요.
¿Cómo está su café, señor? 당신의 커피가 어떠신지요?
그리고, 다음의 문장...
그러자 정말이지 활짝 웃으셨습니다.
이야기인즉
김병기라는 분(프릳츠커피 대표님?)이 남미 엘살바도르에 있는 친구의 농장에 커피를 사러 가셨는데 아무래도 좋은 커피는 피커들이 커피체리를 잘 따서 좋은 커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셨대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 피커분들께 자신들이 딴 커피를 드리자. - 해서, 커피를 우리고 내려서 싣고 농장에 가서 피커분들께 커피를 드렸답니다. 그러고 나서 연습해 간 스페인어로 넌지시 물어봤다는 겁니다. '당신의 커피가 어떠신지요?'라고요. '그러자 정말이지 활짝 웃으셨습니다'.
지난 금요일, 오산에 일하러 갔다가 어떤 빵집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생크림을 얹고 그 위에 다시 과일을 얹은 저 빵(맨 아래 빵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우리는 고다치즈가 들어간 치아바타와 몽블랑을 먹었습니다.)을 사진 찍었습니다. 오늘 김병기 님의 글을 읽다가 이 사진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