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말이야, 난 실직하거나 실직을 피해 겨우 이직할 때마다 운동장을 달렸다. 그러니까 못된 사람들을 만났을 때마다 운동장을 달리면서 다른 세상으로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요즘이야 전문적으로 달리는 분들이 많아서 장비빨도 살리고 또 계획적인 체계로 달리지만 옛날엔 그냥
달렸다.
불합리로부터 내빼고 내빼고... 정면승부 따위는 없었다. 그냥
달렸다.
그렇게 도망쳐 달린다고 해서 인생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서
달렸다.
그래서 내겐 저 운동장이 너무 사랑스럽다. 내게 달릴 곳이 되어 준 운동장이니까. 사랑해, 운동장! 이번 명절에도 좀 달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