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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의 저녁은 시끌벅적하거나 적막했다. 시끌벅적한 건 별로 문제가 아니었다. 지방의 공대 상대 출신의 직원들이 서로 시답잖은 주제를 주고받았다. 그게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문제는 적막함이었다. 지중해의 더위처럼 적절한 습도가 아닌 꽉 막힌 후덥지근함이 기숙사를 에워쌌다. 와중에 테니스 공치는 소리가 야간 조명 사이를 울려댔다. 아침저녁 두 끼의 식사를 준비하는 그 ‘냄새’도 한몫했다. 아, 지금도 그 머리 깊은 곳을 치는 듯한 특유의 향이 내 뇌에 새겨져 있다. 그 케이터링 업체의 모기업도 십여 년 후에 나는 다니게 되고, 다시 그 냄새를 맡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냄새 때문이었던지 나의 직장생활로는 최초로 타의에 의해 그 회사에서 쫓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