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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말이야. 세상보다 아름다운 서점에 가 본 적이 있나? 있을 거야. 서점은 늘 세상보다 아름답거든. 세상이 거칠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야. 책들이 그만큼 예쁘고 아름답다는 이야기지. 책들의 주인이 뒤바뀌는 순간 아름다움도 길을 떠나는 거야. 세상에서 채집한 공기들이 말이 되어 이야기가 되어 사람이 내뱉는 숨이 되어 길을 떠나는 거지. 어떤 황제가 죽간을 모두 불태웠다는 전설이 있었고,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대. 벼린 대나무에 쓴 글들은 아름답게 벼려진 이야기가 아니라 거친 세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기억까지도 들어갈 틈이 있었을 거야.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고? 글세, 밤은 아름답고 엘라피츠제럴드의 위대한 아메리칸 송북의 시작인 콜 포터 송북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거의 30년을 이 레코드를 들었거든. 그런데 오늘 지금이 제일 좋게 들려. 이 오디오, 이 공간, 이 시간, 이 공기, 지금의 내가 좋다는 거. 시간의 망측함이 때론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무작정 시간에 기대는 건 반대지만… 째깍째깍 흐르는 시간을 물이 흐르는 소리로 여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