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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아버지께

by 현진현
자전거.jpg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아버지께 드릴 염소탕을 사러 가신다.


옛날 아버지 자전거는 좌석이 세 개 있었다. 운전자를 위한 좌석이 있고 뒷바퀴 위 뒷좌석이 있고 또 하나는 핸들과 운전자 사이 프레임에 자그마한 내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두세 살 어릴 적이었지만 나는 그때를 기억한다. 아버지와 아버지 앞의 나 그리고 뒷좌석에 묶인 빈 냄비, 그렇게 셋이 염소탕을 사러 간다. 맑은 일요일 아침이었다.

냄비의 색깔이 떠오른다. 착각이 아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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