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타이틀을 타고 난 게 아니었다. 활쏘기 말타기 칼싸움 그런 것 1등을 했었나 모르겠다. 바다수영 일인자도 당연히 아니었을 거다. 충무공은 통제(統制)였다. 그리고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발끝에 전해오는 느낌이 있다. 지금 이 차는 내 통제를 벗어나려고 한다. 매우 생동감 있지만 덜컥 온몸이 내려앉는다. 통제할 수 없는 슬픔처럼 ‘쿵’하면서 몸 내부에 급격한 저음을 소리 낸다. 마음 한 편에서는 어떻게든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시에 어떤 반항이 움을 튼다.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죽어도 좋다,라고. 죽진 않을 테니까.
중학교 시절, 학교 내 특활반에서 청도 유천이란 곳에 야유회를 갔다. 발을 디디고 강을 유영하던 나는,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는 구덩이에 발을 허우적댔다. 그때, 물을 삼키는 고통과 어떤 안온함이 들이닥쳤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었다. 순식간에 벗어나긴 했지만 그 ‘통제 불능’이 바로 죽음의 기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