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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에게 이렇게 살라고 한 적 없는 거다

by 잠바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이대로 괜찮은가? 한 번쯤 해봤을 질문이다. 직장을 갖고 저축을 하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투자를 하고 언제일지 모를 때를 위해 부를 축적해 나가려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보통의 삶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다.


나는 어째서 이것을 보통의 삶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을까. 언제쯤이었나 모르게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직장을 얻길 바랐다.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오늘의 내 글을 한 문장이라도 더 다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30대 초반이었다.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문장 자체가 나를 뒤흔든 건, 한 번 더 뒤틀어 생각해 본 질문 때문이다. 과거의 내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 지금의 나는 그 누구도 이렇게 살라고 한 적 없는 거다.


아무도 이렇게 살라고 한 적이 없는 지금의 내 삶. 옳은지 틀린 지는 몰라도 무의식이든 자의식이든 내가 만든 지금의 모습이다. 머리가 아프다. 팽팽 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햐 하는가에는 답을 내릴 수가 없다. 다만 내 모습은 내 책임이라는 것뿐이다.


이럴 때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정곡을 찔렸다. 그는 시대를 뛰어넘어 나라는 사람이 21세기에 이런 고민으로 살아갈 것을 알았던 것처럼.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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