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집중하여 먹고 살 길 찾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 상황이 조금이라도 개선이 되나 싶더니, 오히려 악화되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방침이 발표되고, 대면 강의는 모두 비대면 강의로 바뀌었다. 기사들을 찾아 읽어보니 코로나19 팬데믹은 엔데믹(풍토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이전엔 강의로 먹고살던 나는 어떻게 생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당혹스러운 점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 잡는 것도 힘들단 점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 일을 하면 되겠다'는 방향성이 명확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이런 걸 하면 되겠네' 같은 확신을 갖기 어려워졌다.
주변 프리랜서 중에서는 불안한 마음에 무작정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사람도 있고, 주식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수익이 된다고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쫓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기왕 이렇게 된 거 하고 싶은 일이나 해보자고 독립 출판이나 취미로 원데이 클래스를 듣기도 한다. 어떤 선택이든 분명 미래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하는 일들을 꿰어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나처럼 30대의 뒤늦은 진로 고민이 당황스럽고, 총체적 난국 상황에 물음표 백만 개로 지내고 있는 이가 있다면 이런 식으로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혼란스러울 땐 교과서적인 본질 회귀가 답을 찾는 열쇠가 된다. 직업이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가치 있는 일의 교집합이라고 한다. 좋아하고 잘하는데 가치가 없으면 쓸모없는 일이고, 가치가 있고 좋아하는 일인데 잘하지 못하면 피곤한 일이며, 잘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 일이다.
먹고살려고 일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뭐가 그렇게 중한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지금 시대에 무슨 천직을 찾느냐고. 돈은 되지만 좋아하지 않아서 그만두게 된다면 이런 진로 탐색을 또 해야 한다(!) 그리고 돈이 될까라는 걱정은 2단계 수요 파악 단계에서 해보자. 또, 교집합에 들어갈 것을 한 개의 직업으로 생각하기보다 어떤 '일의 집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 명사로 정리하기보다 가르치는 일, 만드는 일 이런 식으로 정리하는 게 좋겠다.
나의 경우,
잘하는 일: 기획, 파워포인트, 색 조합 만들기, 교안 만들기, SNS 운영
좋아하는 일: 아름다운 색 조합 찾기, 콘텐츠 제작하기, 유용한 정보 전달하기, SNS 운영
가치 있는 일: 가르치는 일,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 일
이에 따른 교집합은 크게 3가지가 나왔다.
PPT 콘텐츠 제작
파워포인트로 콘텐츠 제작 노하우 전수 (가르치는 일)
개인 브랜딩 노하우 전수
이 정리 과정은 '나만의 최고의 일자리 찾기'라고 볼 수 있다. 경쟁자를 고려하지 않고 나의 적성과 욕구를 고려하여 정리한 내용이므로,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는 '공급'에 해당한다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수요는 과연 어떨까?
다음으로, 수요 측면이라 할 수 있는 '트렌드'를 살펴보자. 코로나 이후로 어떻게 세상이 바뀔 것인지 예측하는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예측이 과연 맞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읽는 것도 좋다. 트렌드는 때로는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트렌드 예측 보고서 외에 정부에서 어느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가? 도 보는 게 좋다.
먼저, 네이버 지식 백과의 '포스트 코로나' 항목을 읽어보자.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58900&cid=43667&categoryId=43667
코로나를 실제로 경험하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일상 속에서 이 분야는 인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느끼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심리 상담, 환경 보호와 관련된 산업은 직감적으로 인기가 많아질 거라고 예측이 가능하다. 가족끼리 보내는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혼 상담도 늘고 있으며, 단절 상황이 늘어나면서 우울한 사람도 많다. 또, 비대면으로만 수업을 듣다 보니 교육 격차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아이들의 성적 격차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설루션 사업도 인기가 늘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또, 하루 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밥을 해 먹다 보니, 밀키 트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산업이 뭔지 유추가 가능하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유망기술 25가지를 읽어보자.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술과 함께하지 않는 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유망 기술이 내가 하는 일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유망기술이기 때문에 아직은 인간의 능력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도 유추가 가능하다. 나의 경우 하는 일이 교육업이라 교육 분야의 유망 기술을 살펴보았다.
교육: 실감형 교육을 위한 가상·혼합현실 기술, AI·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학습 기술, 온라인 수업용 대용량 통신기술
여기서 뽑아낼 수 있는 키워드는 크게 2가지였다. 맞춤형 교육과 실감형 교육이다. 이런 부분들을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기술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들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46877&cid=43667&categoryId=43667
셋째, 전문가의 연구 논문을 읽어본다. 연구하는 사람들 만큼 깊이 있게 사회 변화를 고민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최소한 보도자료의 '표'라도 읽어보면서 이렇게 바뀌겠구나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과 경제, 사회 미래 전망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기사)
http://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15
넷째, 일자리 관련 변화에 관한 기사를 읽는다. 긱 잡이 늘어난다고 한다.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증가한다는 소리다. 이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서 회사가 해주던 역할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회사에서 느끼던 소속감을 동네에서 느끼기도 하고 (당근 마켓 지역 커뮤니티),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느끼기도 한다. 회사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느라 썼던 시간을 다른 시간으로 쓸 수도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https://www.jobkorea.co.kr/goodjob/tip/view?News_No=18650
이런 식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다 보면, 1번에서 정한 나만의 최고의 일자리와 접목시킬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내가 하고 있는 일, 하려는 일을 BCG 매트릭스로 정리해보자.
나의 경우, 수요 부분을 정리하다 보니 파워포인트로 콘텐츠 제작 노하우 전수(가르치는 일)와 PPT 콘텐츠 제작은 캐시카우 사업으로, 개인 브랜딩 노하우 전수는 물음표 사업(신규 사업)으로 정리가 되었다.
첫 번째 단계에서 '나만의 최고의 일자리'를 정리했고, 2번에서는 '수요'를 분석했다. 어떤 분야든 대부분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나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만의 경쟁력은 '차별화'라고 말할 수도 있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니고 내가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
차별점은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 기법으로 찾는 것을 추천한다. 왜(WHY)로 시작하는 것이다.
1) 왜 이 일을 하는가? (가치관, 존재 이유)
2)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비즈니스 모델)
3) 무엇을 하는가? (결과로 나온 제품이나 서비스)
나는 신규 사업인 '개인 브랜딩 노하우 전수'를 왜 하려고 하고, 어떤 식으로 실현할 것인가를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1) 여성들(특히 경력 단절 여성)에게 경제적 자유를 주기 위해서
2) 기존 강의와 달리 개인 맞춤식 수업(1:1)을 진행한다
3) 브런치를 통해서 개인 브랜딩 노하우에 대해서 알린다, 맞춤형 강의 자료를 준비한다 등
이 과정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러웠던 머릿속 생각들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된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사업 계획서 초안이 될 것이다. (웃음) 무엇보다 내 자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해진다.
나는 지금 하는 일이 사라질까 두려워지면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자격증을 따곤 한다. 다들 알다시피 영어 공부는 만인의 새해 목표다. 또,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영상도 많이 찾아본다. 수익이 난다고 하는 사업도 당장은 수익이 날 수 있어도 기생충에 나왔던 대만 카스테라와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코로나로 하던 일거리가 줄어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하는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빨리 뭐라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시정지'가 아닐까 싶다. 내가 걸어온 길이 무엇인지 알아야 내가 걸어야 할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아래의 명언을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서 온다. - 비트겐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