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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원 Oct 04. 2020

운영 중심 회사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하기

모든 사용자 경험 개선이 기술에 기반하지는 않는다

나는 외부에서 우리 회사를 소개할 일이 있을 때, 기술 회사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업 분류상 정보통신업으로 분류되기도 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반은 개발자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우리는 운영 중심 회사이며, 결코 기술이 중심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밖에서는 기술 조직이라고 말을 하면서, 내부에서는 운영 중심 조직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우리 조직은 다른 일반 조직과 꽤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직의 기술을 통해서 개발한 서비스는 운영 조직이 없이 유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우리 운영 조직은 기술 개발에 앞서서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 어떻게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지, 어떤 기능이 필요할지 먼저 탐색하는 척후병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처럼 기술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 조직이 기술의 빈틈을 채우면서 성장하는 회사와는 조금 다른 구성을 갖는다.


많은 스타트업이 각자의 기술을 갖고 창업을 한다. 하지만, 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조직은 기술 중심의 회사와, 운영 중심의 회사, 그리고 운영 중심의 기술 회사로 분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가 운영 중심의 기술 회사이며, 운영 중심의 기술 회사에서 좋은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이 필요할까?


이 글은 UX 디자이너, UX 기획자가 혼용됩니다. 두 용어는 정확히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읽어볼 만합니다:

· 운영 중심 기술 스타트업 UX 기획자
· '운영' 업무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주니어
· 서비스 기획자 꿈나무




Airbnb를 둘러싼 다양한 사용자 경험


Lottie라는 개발 라이브러리가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기획자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 라이브러리는 Adobe After Effects에서 작성한 애니메이션을 안드로이드, iOS를 포함한 웹 환경에서 렌더링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라이브러리다. 사용자의 환경에서 직접 렌더링 되기 때문에 웹 페이지 상에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쉽게 만들어서 삽입할 수 있다.


Lottie를 통해서 그래픽 디자이너는 GIF가 지원하는 256색의 한계와 용량의 압박을 벗어나, 웹상에서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인터랙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개발자는 애니메이션을 일일이 구현하지 않아도, 그래픽 디자이너가 After Effects에서 추출한 파일만으로도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Lottie는 이러한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웹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 할 수 있게 해 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기술을 만든 회사가 다름 아닌 Airbnb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온라인을 통해서 공간을 빌릴 수 있는 그 Airbnb 맞다. Airbnb는 기술을 통해서 사용자에게 다양한 공간을 보여주고, 예약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기술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Lottie라는 기술까지 갖추고 있는 Airbnb를 기술 중심의 회사라고 정의하는 것이 괜찮을까?


Airbnb는 게스트 취향을 파악해서 좋은 숙소를 추천하거나, 호스트가 더 많은 게스트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을 자동을 제안해주는 등 다양한 기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Lottie라는 라이브러리를 만든 것처럼 웹사이트 내에 자연스러운 인터렉션을 추가하여 유려한 UI를 제공하기도 한다. Airbnb가 제공하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은 굉장히 긍정적인 것이어서, 사용자들은 이 경험에 매료되어 지속적으로 Airbnb를 찾는다. 이렇게만 보면 Airbnb는 정말로 기술 중심 회사처럼 보인다. 정말로 Airbnb의 UX 디자이너는 웹사이트 내에서의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질문 몇 가지로 Airbnb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들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경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 Airbnb 이용자가 생각하는 Airbnb의 사용자 경험 영역은 웹사이트에서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과정까지 일까, 아니면 Airbnb를 포함한 여행 일정 전체일까?
· Airbnb 이용자가 예약한 숙소에서 수십 마리의 바퀴벌레 시체를 보았다면, 이용자가 생각하는 Airbnb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 Airbnb 이용자가 방문한 숙소의 호스트가 지극히 친절했다면, 이 경험은 Airbnb 서비스에 대한 평가에 반영될까 아니면 호스트에 대한 평가에만 반영될까?


실제로 Airbnb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Airbnb에서 일하는 UX 디자이너들이 어떠한 것들에 집중하는지 잘 정리되어있다. Airbnb의 UX 디자이너는 기술을 통해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보다는, 운영을 통해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호스트가 자신의 숙소를 방문한 게스트를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을지를 연구하거나, 숙소 사진을 아름답게 하기 위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Airbnb UX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연구를 하는 이유는, 웹사이트 내에서 회원 가입 과정을 간소화하거나, 버튼 위치를 고려하는 것보다 호스트를 교육하거나, 게스트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탐색하는 행동들이 Airbnb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데 훨씬 더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때문일 것이다.



Airbnb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 기술적/기술외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탐색하는 Airbnb 디자인팀 / 그 과정에서 정량적 데이터 또한 놓치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배달의민족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을 꼽으라면,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앱이다. 기술 기반으로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매년 엄청난 숫자의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으며, 개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기로도 유명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우리 기술 좀 하는 회사야'라고 자신하는 기업은 다 갖고 있는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한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는 기술을 통해서 배달 음식점 큐레이션부터, 배달 주문, 결제까지 해결한 만큼 기술 조직으로 분류됨이 맞다. 배달의 민족 앱이 없는 배달의 민족이 상상되는가? 상상이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을 관통해서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 답을 알고 있다. 모든 가정에는 배달 가능한 음식점과 쿠폰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배달 책자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은 기술을 통해서 내가 시킨 밥이 도착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해주기도 하며, 배달 기사 분이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지도 위에 보여주기도, 만약 배달이 늦었다면 기술이 사람 대신 사과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다음에 다시 이용해달라며 쿠폰을 발행하기도 한다. 기술이 있기 전, 우리는 뻔한 답을 들을 줄 알면서도 전화를 했어야 했다.


"저 한 시간 전에 짜장면 주문했는데요..."

"방금 출발했어요!"


10년도 되지 않은 과거에는 가정마다 사무실마다 배달 책자를 갖고 있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통해서 책자를 펴보지 않아도 다양한 배달 음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다른 사람이 남긴 후기를 참고할 수도 있다. 기술을 통해서 이러한 경험을 만들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기술 기반 회사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의 UX를 기획하는 기획자는 배달의민족 앱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용자 경험을 만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추진하는 사업들을 보면, 배달의민족 UX 기획자들은 배달의민족 앱만 들여다봐서는 좋은 사용자 경험을 구축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아카데미'를 통해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음식과 음료 레시피를 공유해줄 뿐만 아니라, 마케팅, 상권에 대한 이해 등 소위 '비법'이라고 하는 것들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외식업 배달 기사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가 필요할 경우, 긴급 생활비와 치료비까지 지원해주는 기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생각하는 사용자 경험은 단순히 배달 음식 주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달 음식을 받고 섭취하는 과정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배달의민족 사용자 경험은 앱에서 주문하는 과정까지 일까, 아니면 음식을 받아서 섭취하기까지의 과정까지 일까?
·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식당이 많아지면, 배달의민족 사용자 경험은 긍정적으로 변화할까, 부정적으로 변화할까?
· 배달의민족에서 배달한 음식이 너무 늦게 배달되었다면, 사용자는 배달의민족 서비스와 음식점, 그리고 배달기사 중 누구에게 불만을 느낄까?


우아한형제들이 수익과 관계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소상공인 교육을 통해서 다양한 소상공인이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이용하여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는 것, 배달 온 음식이 예쁘게 포장되는 것, 음식이 퀄리티가 좋아지는 것 모두가 배달의민족 서비스 사용자 경험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그 경험의 누적이 매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주는 배민아카데미와, 배달기사의 의료복지를 책임지는 라이더 살핌기금



우리 조직에 맞는 사용자 경험 개선 방법 탐색하기


우리 조직이 기술을 다루고 있는 것은 맞는데, 우리 조직이 기술 중심 조직인지, 운영 중심 기술 조직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몇 가지 질문을 통해서 우리 조직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 우리 제품 혹은 서비스는 그 자체로 사용자가 이용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필요 없는가?
· 우리 제품 혹은 서비스는 그 자체로 사용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가?
· 우리 제품 혹은 서비스가 해외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회사는 해외 지사를 설립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이 모든 질문에 '예'라고 응답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기술을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운영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회사가 맞다. 기술로 모든 사용자 경험을 완성할 수 없거나, 매우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UX 기획자가 운영 중심 조직으로 돌아가는 기술 회사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서비스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우리 제품 혹은 서비스가 구성하고 있는 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개선 가능한 경험 모두를 확인해야 균형적인 서비스 사용자 경험을 기획할 수 있다.


UX 기획자는 오퍼레이터가 아니다. 하지만, 운영조직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술 회사에서 일하는 UX 기획자는 오퍼레이터보다 운영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다. 그래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어디서든 잘할 수 있는 UX 기획자를 목표로 한다면, 오퍼레이팅 조직이 어떻게 일하는지 자세히 알면 자세히 알고 있을수록 좋다.


운영 중심 조직으로 돌아가는 기술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기획자라면, 자신의 자리가 개발 조직과 가까운가, 운영 조직과 가까운가를 생각해보자. 만약 자신의 자리가 개발 조직과 가깝다면, 조직장에게 건의하여 운영 조직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운영 조직에 섞여 앉아 귀를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조직의 서비스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와이어프레임을 수정하거나, 버튼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것에서 벗어난 사용자 경험을 기획하고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때로 UX 기획자가 봐야 할 것은 모니터가 아닌, 밖에 있기도 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배울 때 자주 만날 수 있는, 아마존과 우버의 순환 구조. UX디자이너 또한 이러한 구조를 이해해야한다.




포켓서베이의 사용자 경험


우리 조직이 제공하는 포켓서베이 또한 기술 기반의 서비스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조직은 운영 중심으로 돌아간다. Airbnb와 배달의민족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우리 서비스 역시 유사한 이유로 단순히 웹사이트만 집중하는 것으로는 사용자 경험을 충분히 개선할 수 없는 구조를 갖는다.


포켓서베이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글 설문 도구처럼 설문지를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그 과정은 유사하지만, 제공하는 경험은 구글 설문 도구나 서베이몽키와는 조금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 조직의 성향이 구글이나 서베이몽키와는 다르기 때문인데, 구글과 서베이몽키는 설문조사 서비스를 기술 중심으로 풀고 있으나, 우리는 운영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사한 분야의 서비스라도, 조직이 갖고 있는 관점에 따라 기술 중심의 기술 조직과, 운영 중심이 기술 조직으로 갈리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 서비스를 운영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얻게 되었다. 이는 운영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우리 서비스가 갖고 있는 독특한 순환 모델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 포켓서베이 설문을 참여한 사람은 누구나 포켓서베이를 인지하게 된다.
· 포켓서베이를 인지한 고객은 잠재고객이 된다.
· 잠재고객이 설문조사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포켓서베이를 이용하게 된다.


포켓서베이 순환 구조. 설문 발송량이 증가하면, 참여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인지도 증가, 신규 고객의 유입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우리 조직의 디자이너는 운영 조직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한다. 우리 조직의 기획자는 모든 운영 업무를 단순히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닌,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에, 우리 서비스의 어디를 개선해야 할지 예측하고 질문하는 것이 아닌 직접 확인 가능한 형태를 갖는다. 이 덕분에 조직이 현재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신속하게 사용자 경험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설문을 받은 설문 참여자가 설문 제작자가 되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설문 참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서비스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것과, 잠재 고객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설문 참여자를 잠재 고객-언젠가 설문을 제작하고 배포할 사람-으로 분류하고, 설문 참여자에게 설문 제작자로서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소개한다. 우리는 설문 참여자가 리포트 보러 가기를 얼마나 눌러보는지 Google Analytics로 확인해서, 실제 이러한 사용자 경험 구성이 실제 고객 유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설문 참여자에게 인공지능 리포트 기능을 소개한다. 인공지능 리포트는 설문 제작자를 위한 기능이지만, 설문 참여자를 미래의 잠재고객(제작자)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교적 쉽게 운영할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설문조사'에 대한 개념과 방법론을 소개하거나, 주요 사례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포켓서베이 서비스로 다양한 설문이 제작되고 배포된다. 또한, 포켓서베이를 통해서 제작된 설문조사의 질이 높아지도록 유도하여 설문 참여 경험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포켓서베이 블로그는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 방법을 소개한다.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더 많은 고객이 더 많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연유로 조직의 성격에 따라, UX 디자이너가 신경 써야 하는 영역이 달라진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혹은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는, 기술 중심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다.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는 서비스 내의 사용자 경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사용자 경험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운영 중심 기술 회사의 UX 디자이너/기획자라면, 서비스와 제품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서비스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관계를 이해해야 하고, 서비스를 들여다보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들여봐야 한다. UI가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이 되서는 안된다. 사용자 경험을 개선을 위해서 UI 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흔히 좋은 UX 디자이너가 되려면 개발을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운영 중심 기술 조직의 경우, UX 디자이너는 개발도 이해해야 하지만, 운영도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즉, 운영 중심 기술 회사의 UX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이 작으면 작을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만약 모니터 앞에서만 일하는 것이 익숙하다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불편한다면 기술만 고려할 수 있는 회사를 알아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운영 중심 기술 회사에서 훌륭히 UX 디자인 업무를 수행해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딜 가도 환영받는 UX 디자이너 혹은 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 갖게 될 관점은 어디서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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